방학과 함께 가져온
큰녀석의 중1성적표
"엄마...이미 끝난일이니까 뭐라하지마.
나도 내성적에 조금 놀라서 방학때 공부하려고 생각하고있거든"
지도 생각이 있어 저렇게 말하거니 하고 별말 없이 넘어갔다.
예습도 복습도 학원도 안다니고 시험본(그러나 학교수업시간엔 집중했다는 녀석)
녀석의 성적은 나도 좀 의외였다.
이녀석이 6학년 마지막 시험 올백맞은 그녀석이 맞나 싶을정도로...
뭐니뭐니해도 수학은 개념과 정의를 잘 알고 있어야할 것 같아서
교과서를 가지고 다시 1학기 과정을 짚어보는게 좋겠다했다.
그러나 역시나 방학후 열흘이 지나도록 자기가 먼저 뭘 하는법은 없었다.
맨날 눈만뜨면 녀석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어제 드디어 크게 일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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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엄마가 그놈의 공부때문에 그러는걸 지켜보던 작은아들이
옆에 누워 나를 토닥여주면서 어서 자란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시를 써놓았다.
우리와 개
우리는 학교라는 끈에 묶여
지식이라는 사료를 먹는다.
지식의 살이 찌면
시험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학교의 재산을 위해 우리는 팔린다.
(우리덕에 학교가 유명해진다라고 사족까지 붙여놓았다)
엄마
등에는 가족을 업고
손으로는 집을 든다.
몸으로는 세상이라는 적을 막는다.
큰 어깨가 점점 줄어들면
엄마의 몸은 초록색이되며 땅으로 돌아간다.
(초록색이 된다는건 무덤을 말한다 라고 붙여놓고...)
녀석의 시는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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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호면당 작성시간 11.07.27 大器는 晩成이요, 伏久者는 飛必高라 하였소.
오래 엎드려 있던 새가 날 때 높이 오르는 법! -
작성자텃밭지기 작성시간 11.07.28 완전 시인입니다. 작은 아들 속에 할머니 10명 정도 들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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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옥씨기 작성시간 11.07.28 방학때 공부하려하고있다니 그것마저 부럽소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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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랑잠 작성시간 11.07.28 발레 공부도 공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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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버들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7.29 하려하고있다고 했지 하고있다고 하지 않았소. ㅎㅎ 위로가 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