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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씨 작성시간26.05.16 new
눈 먼 새/ 안필령
소나기 한바탕 지나가자
스텐 양동이에 무지개가 걸려있다
탄성을 지르며 소원을 지그시 입에 무는 데
아들은 말한다
빛이 물방울에서 꺾인 현상이라고
무지개에 소원을 빈다고
그리운 이가 돌아오거나
지친 육신이 건너오는 다리가 되는 것도
복권이 당첨되는 일도
돈다발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세계를 손안에 들고 다니는 아이들
옥토끼도 계수나무도 없다는 걸 먼저 아는
소원을 잃어버린 눈 먼 새들
그들은 빛을 보면서도
빛을 믿지 않는다
나눔 앞에서 어느 순간
벙어리 되고 부러진 손발이 되지만
부모들의 기도는
우주를 지나
염천에도
꽃을 피우고 무지개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