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dy Jones
June 18, 2025 1:10 pm GMT+9
플로리안 비르츠는 아르네 슬롯 감독이 구상 중인 리버풀 비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가 될 수도 있는 금액으로 합류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당연히 팀의 중심이 된다. 독일 출신의 플레이 메이커 비르츠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의 정확한 포지션이 어디일지, 그리고 그가 리버풀 스쿼드 내 다른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이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은 남아있다.
비르츠는 이번 주 금요일 리버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레버쿠젠 시절 사비 알론소 감독 아래에서 주로 좌측 10번 미드필더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폴스 나인이나 좌측 윙에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이는 즉, 그가 슬롯 감독에게 다양한 전술적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비르츠 영입으로 리버풀의 영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본머스의 왼쪽 풀백 밀로시 케르케즈의 합류도 향후 예정되어 있다. 즉, 이번 이적 시장이 끝날 때 즈음에야 남겨진 전술적 퍼즐 조각이 몇 개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슬롯 감독이 비르츠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기존 선수들에 대한 영향 정도는 현 시점에서 대략적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No. 10
기본적으로 비르츠는 10번이다. 그러니 논리적으로 그는 그렇게 뛰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 10번 자리에 업그레이드된 선수를 집어 넣는 식일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난 시즌 해당 역할을 맡았던 도미닉 소보슬라이는 비르츠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선수다. 즉, 전술적인 차이가 만들어질 수 있다.
소보슬라이는 지난 시즌 팀 압박의 선봉장으로서 오프 더 볼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었으며, 상대 수비 라인 뒤로 침투하면서 팀의 창의적인 플레이에까지 기여했다.
그러나 그는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실제로 슬롯 감독은 시즌 초반 그에게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시즌을 통틀어 49경기 8골 9도움이라는 나쁘지 않은 스탯을 남겼지만, 이는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비르츠는 소보슬라이보다 더 나은 공격적 성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허나 소보슬라이의 스탯은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맡은 역할에 의해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모하메드 살라는 지난 시즌 자신의 오프 더 볼 활동량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팀의 10번은 살라의 뒷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더 많은 뜀박질을 해야 했다.
비르츠가 이와 같은 역할을 기꺼이 수행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오히려 문제는, 그에게 그러한 역할을 맡기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이다.
비르츠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 이후 팀의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리버풀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 이는 곧 그가 수비적인 책임에 너무 얽메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간을 찾고 팀의 템포를 조율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함을 뜻한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A를 통틀어 맨체스터 시티의 제레미 도쿠를 제외하면, 비르츠보다 공격 파이널 써드 지역에서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는 없었다. 비르츠는 90분당 32.4회의 파이널 써드 패스를 시도했다.
제레미 프림퐁이 코너 브래들리를 제치고 오른쪽 풀백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리버풀의 오른쪽에는 살라, 비르츠, 프림퐁이라는 삼각 편대가 만들어진다. 이들은 모두 공격 파이널 써드 지역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이다. 이는 상대 수비에게 매우 위협적인 조합이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조합은 전환 상황에서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와 이브라히마 코나테의 수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비르츠는 레버쿠젠에서 좌측 10번으로 뛰면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통해 오른발로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슬롯 감독은 지난 9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었을 당시처럼 9번과 10번의 포지션을 스위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살라의 뒷공간을 커버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기 때문에, 흐라벤베르흐의 수비적 부하는 계속해서 늘어날지도 모른다.
이에 비르츠를 10번 포지션으로 고정한다면, 소보슬라이는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백업 혹은 로테이션 멤버로 8번 포지션에 기용될 수도 있다. 다만 소보슬라이가 그 포지션에 얼마나 적합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는 해당 포지션으로 자주 뛰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37R 브라이튼 전에서 보여준 그의 퍼포먼스는 고무적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미드필더는 커티스 존스일 것이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존스는 슬롯의 4인 미드필더 로테이션 중 네 번째 옵션으로 밀려났다. 그는 기본적으로 세 미드필더 포지션 모두에서 2순위로 출장하는 선수였지만, 슬롯이 진심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소보슬라이가 그의 8번 미드필더 경쟁자라면,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한편, 하비 엘리엇은 시즌 막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이야기들을 했으며, 비르츠 영입은 그의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든다. 컵 대회에서의 선발 혹은 간헐적인 교체 출전만을 허용받았던 엘리엇으로서는, 비르츠의 영입이 더 제한적인 기회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슬롯이 소보슬라이의 피지컬적 장점을 높이 평가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소보슬라이와 엘리엇은 전혀 다른 유형이다. 비르츠는 두 선수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하이브리드형 선수로 볼 수 있다. 그는 소보슬라이보다 기술적이고 창의적이며, 엘리엇보다는 뛰어난 피지컬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No. 9?
다시 퍼즐 조각으로 돌아가 보자. 만약 다윈 누녜스가 떠나고 새로운 스트라이커가 오지 않는다면, 비르츠가 폴스 나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진다.
슬롯은 지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 센터 포워드를 기용했지만, 간헐적으로 4-2-4 시스템도 활용한 바 있다. 이 체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두 명이 전방에서 함께 뛰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맨시티를 2-0으로 꺾은 12월의 리그 경기였다. 당시 존스와 소보슬라이가 최전방을 맡았다.
슬롯은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맞대결 이후, 파리가 전형적인 9번 없이 플레이한 것에 대해 극찬한 바 있으며, 결과적으로 PSG는 해당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 되었다.
루이스 디아스가 리버풀에서 최전방을 맡았던 경기들에서도 유사한 전략이 나타났다. 그는 깊숙이 내려와 공간을 활용했고, 소보슬라이와 함께 역할을 분담했다. 특히 12월 토트넘을 상대로 6-3 승리를 챙긴 경기에서 이 시스템은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때부터 디아스는 모든 선수들이 핏을 갖춘 상황에서도 슬롯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옵션으로 부상했고, 이는 슬롯이 생각하는 9번 역할에 변화가 있음을 암시했다.
물론 비르츠는 자신의 앞에 9번 센터 포워드가 없는 환경에 적응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축구 지능, 의사 결정력, 빠른 판단력을 고려하면, 그가 양 윙어들이 인사이드 컷인 하는 움직임에 맞춰 정확히 패스를 넣는 데에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만약 비르츠가 해당 포지션을 굳힌다면, 디오구 조타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디아스는 다시 레프트 윙 자리에서 코디 각포와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슬롯이 소보슬라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중대한 전술 변화 없이 가고자 한다면, 4-2-4 시스템이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리버풀은 중원에 기술적으로 뛰어난 미드필더들을 스퀘어 형태로 배치할 수 있다.
결국 슬롯은 비르츠에게 최대한의 자유도를 부여해 그로 하여금 경기를 지배하게 만드는 방향성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폴스 나인, 혹은 소보슬라이와 함께 듀얼 10번으로 기용하는 것은 그에게 자유도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레프트 윙
지난 시즌 슬롯 감독은 레프트 윙 포지션에 루이스 디아스와 코디 각포를 번갈아 기용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 두 선수 모두 이적설에 휘말려 있다. 디아스는 바르셀로나와 사우디 클럽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각포는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되는 중이다.
시즌 초반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던 슬롯은, 조타의 부상 이후 디아스를 중앙으로 옮겼고, 이로 인해 각포가 레프트 윙에서 빛을 발할 기회를 얻었다. 각포는 뛰어난 활약으로 시즌 18골을 기록하며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디아스는 여러 측면에서 슬롯이 선호하는 9번 옵션이 되었다.
두 선수가 모두 잔류한다면, 슬롯은 좌측에서 이들을 계속 로테이션하며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새로운 9번 자원이 합류할 경우, 비르츠가 좌측면에서 시작해 안쪽으로 파고들고, 좌측 풀백이 폭넓게 오버래핑하는 구조도 고려가 가능하다. 아마도 케르케즈가 그 풀백이 될 것이다.
허나 지난 시즌 리버풀이 가져간 공격 전술의 핵심은 좌우 와이드 포워드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조타와 누녜스 모두 중앙에서 일관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이는 디아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팀의 창의성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할 비르츠를 측면으로 배치하는 것은 논리적인 당위성이 조금 부족하다. 물론 살라의 경우에는 측면에서도 상대 수비에게 여러모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며 기록적인 시즌을 보내긴 했지만 말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르츠는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면서 동시에 골문에 위협을 가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답처럼 보인다. 그것이 9번이든 10번이든 말이다.
(Top photos: Getty Images)
원문 출처
https://www.nytimes.com/athletic/6431727/2025/06/18/florian-wirtz-liverpool-team-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