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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두 번째 우기를 맞는다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1.11.28|조회수76 목록 댓글 7

오늘 하루 종일 구름이 끼고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 4개 월 만에 처음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흥분해서 밖으로 뛰어나갔던것을 기억 한다.

올해는 조금 일찍 시작된 우기다. 7개 월 만에 처음 들어보는 빗소리가 참으로 정겹게 느껴지니,

내가 진정 아프리카 삶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다.사람들과 나무들과 동물들이 얼마나 기다리던 단비인가!

이제부터 5개월 정도는 이렇게 강한 비가 내려 그동안의 목마름을 다 해갈 시킬 것이다.

 

살이 익어가는 듯한 섭씨 50도의 불 볕 더위에서 활동을 하자면,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듯,

심장은 빠르게 뛰고 머리는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몽롱해진다.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니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목이 탄다. 카롱가의 이런 더위가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이다.

가장 더운 달이 비오기 전인 10월과 11월인데, 그래도 10월 한 달을 한국과 독일에서 보냈으니

이번에는 한 달 정도만 고생하고 우기를 맞는 셈이다.

 

그러나 말이 한 달이지, 낮과 밤을 더위에 시달리며 살아가야할 때는 일 년같이 느껴진다.

아프리카의 우기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밤에만 주로 비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낮에 올 때 도 있지만 거의 밤에 비가 내리고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비추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그래서 활동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어 좋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강한 비가 쏟아지면 양철 지붕위에서는 전쟁이라도 난 듯 요란하다.

게다가 번개로 인한 정전까지 되면 그런 밤은 참으로 길고도 외로운 밤이 된다.

이런 밤이 내가 견디기 힘든 순간 들이다.

 

비가 내리고 나니 대지의 열기를 빼앗아가 정말 다시 숨을 쉴 수 있어 좋긴 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건축 중인 뮤직센터가 마음에 걸린다. 아직 지붕이 안 올라갔는데

비가 오면 차질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벽돌로 담을 쌓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물이 차있으면 진행이 늦어질 것이다. 또 우물 파는 것도 이번 주에 계속 되어야

 2개를 더 완공시킬 텐데, 우기가 일주일만 더 늦게 시작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의 이기심이 발동을 한다. 농사를 짓는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귀한 빗방울인데,

나는 나의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만을 염려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하느님은 가장 적당한 때에 비도 주시고, 태양도 주시는 좋은 아버지이신데,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 나의 계획도 내려놓아야 한다.

하느님을 향한 온전한 의탁만이 우리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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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Lucy714 | 작성시간 11.12.13 * 시온에 사는 내 백성들아 두려워 하지 말라, 그날. 그들이 지워 준 짐이 너의 어깨에서 벗겨지고
    그들이 씌워 준 멍애가 너의 목에서 풀리리라, * [이사 10 , 24~ ] 만군의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네스님...!! 주님께서 내 ," 너와 함께 있다 " 하십니다 ^*~~
  • 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2.01 루시아 자매님, 아멘입니다. 오직 그분만 함께 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 은혜로운 대림절이 되시길....
  • 작성자아기사슴 | 작성시간 11.11.29 목마른 대지에 비를 주시니 모든 생물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인간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1.11.29 펠라자매님의 성가 가사가 다시 우리삶에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시네요 하느님만이 우리에게 희망과 새로운 힘을 주시지요
    임마누엘 하느님!!!당신이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심을 깨닫게 하소서 순간 순간.....
  • 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2.01 노랑 나비여, 주함께 계시니 나 두려울 것 없노라, 그래요, 오직 순간,순간 주님의 현존만이 나에게 힘을 줍니다.요즘 너무도 일이 많아서 그대들이 더 많이 보고싶군요. "곁에 있으면 얼마나 잘 도와줄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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