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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제 정신이 아니야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1.12.05|조회수73 목록 댓글 4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말해온다면 아마도 나는 많이 불쾌할 것이다.

“돌았어” “ 미쳤군” “제 정신이 아니야” 모두가 부정적인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나는 요하네스버그 성당,내가 아끼는 한 자매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아니 들은 것이 아니라 메일을 통해서 내게 알려왔다. 내가 내정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결코 불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로 그 말이 맞기 때문이다.

 

그 자매는 이번에 내가 요하네스버그에서 물건들을 구입할 때 나를 많이 도와준 자매다.

작지만 날랜 몸짓으로 이곳저곳을 운전해가면서 내가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짧은 시간에 많은 물건들을 구입할 수가 있었다.

내가 사들이는 물건들의 양이나 종류를 바라보면서 같이간 두자매가 놀래버린 것이다.

어느 이삿짐보다 더 많은 그 물건들을 구입해서 말라위에서 데려온 운송자를 만나 트럭에 옮겨 싣는

복잡한 과정등을 다 해내는 내 모습이 여자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 말이 맞다. 나는 더 이상 여자이기를 포기한 사람처럼 요즘 살고 있다.

 

그 트럭이 요하네스버그에서 떠나 짐바브에와 모잠비크 두 나라를 거쳐 말라위에 도착한 것이 2 주 후에 일이었다. 말라위에 도착한 트럭을 다시 다른 트럭으로 옮겨서 카롱가로 가져 오는데도 일주일 이 걸렸다.

결국 3주 만에 내가 요하네스버그에서 구입한 많은 물건들이 카롱가에 도착했다.

10톤 짜리 트럭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얼마나 많은 수고 끝에 얻어지는 열매인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베아트리스 수녀님, 피터 수사님과 직원들이 놀라며 혀를 찼다, 아니, 어떻게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이 많은 물건들을 사갖고 무사히 들여올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과연 내 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생각을 했을까? 나도 놀랍다.

 

아프리카, 그것도 말라위 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건축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요즘 단단히 훈련을 받고 있다. 8월에 시작하면 12월 25일까지는 문제없이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한

건축가의 약속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건축자재들이 벽돌만 빼놓고는 모두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니까 시간과 경비가 엄청 든다.

휘발유의 부족으로 건축자재 운송에 차질이 생기고 경비도 30%가 올라간 상태다.

나는 건축가의 안목을 믿을 수가 없어 내가 원하는 자재들을 내가 원하는 색상으로 구입하기 위해 많은 곳을 다니며 엄청 발품을 팔았다.그래서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기다리는데도 일이 진전되지 않고 있어 나의 속이 타들어간다

 

아프리카사람들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시간 밖에 없으니 시간에 대한 관념이 없다. 마냥 느긋하다.

기계가 없으니 모든 것이 다 손으로 만들어져야하고 일하는 방식도 참으로 원시적이다.

나는 날마다 현장에 나가 건축가에게 인부를 더 써서라도 일을 진전시키라고 독촉을 해댄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아닌, 그들의 잠자는 의식을 일깨우는 힘찬 외침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알고 보니 인력은 많지만 전문적인 기술자 부족으로 일이 그렇게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앞으로 남은 날자는 3주뿐이지만 하루하루 그들과 고된 전쟁을 치뤄서라도 계획된 날짜에 입주를 하고 싶다.

멀쩡한 정신으로서는 해낼 수없는 이 많은 일들이 나를 "슈퍼 우먼"으로 만들든지, 아니면 정말 '정신 나간 여자"로

추락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하네스버그의 믿음이 좋은,사랑스런  그 자매는 내게 이런 메일을 보내왔다.

 

“말라위로 떠나신 후, 교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모두 혀를 내두르며 ”여장부“라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하였습니다. 어느 아낙네가 도저히 감당 감당해 낼 수없는 일의 범위, 빡빡한 스케쥴, 솟구치는 아이디어.....

교수님이 확실히 제 정신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성령의 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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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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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1.12.05 보통 사람은 할수 없는 일을 하는 우리의 선교사 ! 성령의 힘으로 그분과 함께 사는 우리 아녜스님을 이제야 알아 보셨네요
    그 편안함을 다 두고 주님뜻을 따라 그 오지에 갈때 척 알아봐야 하는데...하하 ! 못하는 것이 없고 얼마나 통이큰 여장부 인것을 이제야 아셨나요 ...하지만 그 누구도 따라갈수 없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인 여자중의 여자 인것도 아시지요?
    나는 오늘 그대의 글을 읽고 그대와 같이 불쾌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랑스러운 그대를 사람들이 이제야 아는것이 통쾌하네 그려! 너무 서둘지 말고 또 자기답게 근사하게 잘 지어야지 않겠어요? 돈에 맞추어 하지말고요 그런데 무엇보다 건강해치면 않됩니다요
  • 작성자Lucy714 | 작성시간 11.12.05 쟈기가 좋아서하는 일은 기뻐하며, 정신을 빼앗기 마런이지요...!!!
    성령이 함께하시니^^ 건강도 지켜주시겠지만 ^^ 노랑나비의 걱정^^ 공감합니다^*^
    주님, 당신의 일꾼...!!! 힘 주시고 ^^ 무더위도 꺾어 주시고 ^^건강 주소서...!!!
  • 작성자아기사슴 | 작성시간 11.12.19 무슨일이든지 미쳐야 그일에 성공한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주님의 일에 온정신을 다하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그 힘든일들을 즐겁게 해 치우시지요. 감히 어느누구도 상상하기 힘든일을 말입니다. 항상 주님의 풍성한 은총으로 충만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또한 존경합니다.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1.12.27 오늘도 수퍼우먼처럼 여기 저기 필요로 하는곳에서 몸을 바치시고 계시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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