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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나의 집으로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1.01.24|조회수70 목록 댓글 6

 

한 달 동안의 독일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 왔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은 그냥 인사로 어디서 사는지 서로 묻는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산다고 말하면 사람들의 표정이 확실히 달라진다.

그 표정을 읽어보면: “ 아니, 어떻게 그런 곳에서 살 수 있지?‘”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기에 거기까지 갔을까?.....” 이렇게 나누어진다.

내가 왜 아프리카에서 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집은 아프리카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를 꺼려하는 가난한 대륙으로 이사를 왔다.

그곳에서 3개월을 살고 나니 이제는 정말 나의 정든 집이 되어서 그립기까지 했다.

집만 그리웠던 것이 아니라 나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 사람들까지 그리워했으니

나에게 진정 커다란 변화가 온 것이 틀림없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로 2시간 반이면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 도착 한다.

그곳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새로 개관되는 유스센터에 들어갈 물건들을 구입해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났다.

자동차로 7시간을 더 가야 카롱가에 도착하는 먼 거리다. 처음에 갔을 때는 7시간이 하루같이 느껴졌는데,

세 번 째 가는 이번 고향(?) 길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이미 이 길도 정이 들어 있음일 것이다.

이번 여행이 더욱 편했던 것은 세금 관계로 3개월을 기다려온 나의 자동차가 풀려 나와 앞으로

나와 함께 일할 운전기사가 나를 데리러 릴롱궤까지 와줬기 때문이었다.

 

말라위에는 좋은 차가 없다고 일본에서 중고차를 사갖고 오라는 선교사님들의 권고로 나는 지난 해 7월,

4륜구동의 좋은 중고차를 일본에 계신 목사님의 도움으로 구입해서 탄자니아로 보냈었다.

9월말에 다레살람에 도착한 차를 찾아 와서 세금면제를 신청하고 3개월을 기다렸지만,

도저히 통과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내가 말라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자동차가 나와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루수빌로 관계자들과 의논한 끝에 그들이 요구하는 거액의 세금 2 만 불을 지급하고 차를 찾으라고

독일에서 메일을 보냈다.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큰 금액이라 3개월 동안 불편함을 참으면서 기다렸는데,

이제는 끝이 안보이니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가 릴롱궤에 도착하니 엄청난 희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속을 썩이던 자동차 문제가 세금면제로 판정이 나서 2 만불을 다시 돌려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 11월에 음악부를 다녀간 관세청장이 약속한 <다음 주>가 결국 <다음 해>로 지연된 셈이다.

정말 말라위는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 2 만불을 언제 돌려받을지는 하느님밖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기다릴 수 있다.

지금까지 훈련받은 나의 인내심이 그 어떤 것도 참아내는 힘을 발휘 할 것이다.

하느님은 진정 우리 편이시다. 지금 말라위에는 450대의 자동차가 세금면제를 받으려고 신청을 한 상태라는데,

그중에서 선택된 것은 그 돈이 세금이 아닌,하느님의 사업에 쓰여지길 바라고 계심이이라.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니, 집을 향한 나의 마음과 발걸음이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새해 시작부터 이렇게 확실하게 함께 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오후 다섯 시 루수빌로에 도착한 나를 모두가 나와서 환영해 주었다.

직원들, 학생들과 어린아이들까지 나와서 노래와 춤으로 나를 맞아 주니 정말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이제 아그네스는 루수빌로에 <희망>과 <활력>을 주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 자신이 우리들에게는 <선물>입니다”라고 루수빌로 공동체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이곳에 머물러야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더 이상의 좋은 표현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그들에게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축복>입니다”라고 대답 했다.

 

솨미나드에 있는 나의 집에 돌아오니 비키 아줌마와 프랑크 아저씨가 두 팔을 들며 달려나와서

“그동안 너무 심심했고 너무 보고 싶었다“며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이들에게도 너무도 긴 한 달이었다. 그렇게 메말랐던 정원이 초록빛으로 변해있었다.

정원사 가운다 아저씨는 텃밭을 만들어놓고 한국에서 가져온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하며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이제 시작하면 한 달 후에는 상추쌈을 먹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나는 집으로 돌아 왔다. 이곳이 언제나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나의 고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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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Lucy714 | 작성시간 11.01.24 루수빌로 공동체의 큰 선물, 아네스님..!! 아프리카人의 감동이 찡~ 하게 전해 옵니다. 1달 후엔 한국의 식탁이 그들을 감동으로 이끌것이고...^*^ 심한 기온 차에 건강 조심조심..!! 샬~~~~롬!!! ^*~
  • 작성자요셉 | 작성시간 11.01.24 교수님의 글을 읽는 것이 제게는 축복입니다.
    자동차가 해결되었다니 감사한 일입니다.
    느리지만 아름답게 변해가는 말라위의 작은 마을의 이야기로
    매일 행복합니다.
    교수님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전 기도합니다.
    말라위에서 교수님을 생각하면서 가슴 뿌듯헤 할 영혼들의 마음이 읽혀지네요...
    공동체에서 한달뒤 고추장과 된장이 조화를 이룬 쌈장을 맛볼 얼굴들도요...
    God Bless you!
  • 작성자아기사슴 | 작성시간 11.01.25 새해 벽두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더 많은곳을 다니실려면 자동차가 꼭 필요하실텐데 세금 면제로 세관을 통과했다니 참으로 함께 기뻐합니다. 돈은 언젠가는 나오겠지요? 좋은 일만 계속 되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건강도 챙기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1.01.26 루스빌로 사람들과 선생님!
    서로에게 선물인 셈이겠죠?
    아프리카에선 그렇게 속 썩히는일들이 나는 거의 잊혀지고있을쯤 해결되더라고요.
    그만큼 기다림의 기쁨을 주기 위한것일까요?! ㅎ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1.02.08 주님 감사 감사 드립니다 자동차를 찾게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 드립니다 모든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주님 사랑을 함께 나누는아녜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시는 우리 주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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