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그를 꾀어내어 빈들로 나가 사랑을 속삭여 주리라.” (호세아 2,16)
그날 나는 님의 꾀임을 받고 집을 나선 것이 분명했다.
릴롱궤에서 7시간을 자동차로 달려왔으니 몸이 많이 피곤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내가 손수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7시간은 결코 짧은 여행이 아니다.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하루 종일 청쾌한 날씨에 빛이 유난히 강한 하루였기에
내가 날마다 산책하는 우리 집 근처의 언덕길을 따라 걸으면서 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참 좋아한다.
특히 일출과 일몰의 광경을 찍을 때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낄 정도로 특별한 열정을 갖고 있다.
나는 사진 찍는 법을 특별히 배운 적은 없지만 내가 찍은 사진들이 마음에 든다.
프로 수준은 못되지만 내가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이것 역시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선물임에 틀림없다.
내가 사는 솨미나드는 일출과 일몰을 다 볼 수 있는 축복받은 곳이다.
내가 맡은 일들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바로 해가 지는 무렵이다.
허긴 카롱가에서는 저녁 5시면 상점들도 모두 닫기 때문에 시내에 있을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저녁에 문화생활이나 초대가 있는 것도 아니니 늦어도 5시 반이면 집에 도착한다.
도착하면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고 걷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어두워지면 우선 모기가 있어 위험하니 해가 있는 동안 걷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을 위해 모기 쫒는 약을 온몸에 뿌리고 카메라와 핸드폰만 들고 나선다.
아프리카의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강한 빛에 의해 더 강렬한 색깔을 내는 나무들과 꽃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즐거움이 대단하다.
고층 건물들이 없으니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는데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위에 이따금씩 보이는 초가집 한두 채 정도가 전부이다.
모든 불편함과 어려움을 잊게 해주는 아프리카의 대자연과 선한 사람들,
아마도 이 기쁨 때문에 이곳에서 살 수 있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와 쉬지 않고 밖으로 나온 나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하늘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눈으로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뛰어 넘은 영적인 체험이 되었다.
수시로 변하는 하늘의 색깔과 그 빛에 반사된 나무와 풀잎들의 색상이 너무도 신비로워
나의 입에서는 감탄과 환호가 절로 터져 나왔다.
이 순간은 창조주께서 오직 나만을 위해 연출하시는 최고의 무대처럼 느껴졌다.
‘아, 주님께서 나를 이 빈들로 꾀어내시어 사랑을 속삭여주시는구나!“
이 빈들이라 함은, 이 아프리카 땅, 말라위, 카롱가, 쇠미나드가 바로 그 빈들인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주님의 사랑의 속삭임을 듣게 될 것이고 그분을 만날 것이다.
그 어떠한 역경이나 시련, 좌절과 외로움도 하느님 사랑이라면 견디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분은 나를 불러내시어 이토록 아름다운 빛으로 위로를 보내주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잠시 깊은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면서 이런 기도를 드렸다.
“주님은 나의 사랑, 나의 노래, 나의 빛, 나의 길, 나의 생명, 나의 전부 이십니다”
이미 밖은 어둠에 쌓였지만 이제는 그 빛이 나의 마음에 가득히 채워졌다.
나는 님을 만나기 위해 내일도 그 빈들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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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3.03 아기사슴님, 감사해요. 답글을 통해서 늘 힘을 보태주셔서.... 내가 올리는 글과 사진들은 보고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라도 전달이 될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앞에놓고도 읽지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지금 이상태로 좋은것 같아요. 이다음에 자서전이 나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될 것이니까요. -
답댓글 작성자아기사슴 작성시간 11.03.04 아쉽지만 교수님의 뜻이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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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랑나비 작성시간 11.03.04 아름다운 정경을 그대로 사진을 보는듯이 느끼게 해주심을 감사해요
우리의 몸짓 생각 ..모든것 그분의 이끄심이라는것을 저도 함께 느끼네요 그 아름다움과 성령으로 가득채워 주심은 우리
에게 희망을 주시고 용기를 주시는것이지요 -
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3.04 노랑나비님, 님의 답글에서 항상 사랑의 힘을 느끼게하니 고마워요. 나혼자 보기에는 너무도 황홀해서
사진을 찍어서 함께 나누는 거에요. 이곳에 오면 볼 수 있을거에요. 6월이 많이 기대됩니다. -
작성자펠라 작성시간 11.03.06 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있을까요?
아프리카의 하늘은 정말 말로표현하기 힘들정도로 가슴이 뭉클해지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