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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예수님, 부활절을 한 달 앞당겨도 될까요?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1.03.23|조회수91 목록 댓글 6

예수님의 대답도 듣기도 전에 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부활절 음악회를 3월 26일로 정해놓고 음악부 학생들과 맹연습을 하는가하면,

한 술 더 떠서 오늘은 루수빌로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서 부활절 파티를 열어주었다.

계란 100개를 물들이고 달콤한 쵸콜렛 우유 90잔을 만들어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얼굴들을 보았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 25,40) 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예수님께서 나의 스케쥴을 알고계시니 주님의 부활을 앞당겨 축하함을 용서해주시리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제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나는 매년 부활절이 되면 계란을 물들이고

쵸콜렛을 사서 제자들과 함께 부활절을 축하했었다. 작년에 쓰고 남은 물감이 있어서

이삿짐 속에 넣어 왔지만, 내가 아프리카에서까지 부활계란을 물들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습관(전통)은 무서운 것이다. 내가 독일에서 교육을 받았고

오랜 세월을 유럽에서 보낸 탓인지,나의 생활패턴은 그리 쉽게 포기 되질 않는다.

아니 그것은 습관이나 전통이라기보다는 “열정”으로 풀이해야 할 것이다.

 

나에게는 끊임없이 솟아나는 힘이 있다.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나 70을 바라보는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내 안에서는 크고 작은 소망의 파도가 일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나면

나는 그것을 향해 힘을 모은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위험이나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그것을 향해 내어 던진다. 나의 모든 소망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루수빌로의 고아들의 엄마가 된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그것은 물질 적인 지원은 물론이지만 정서적으로

아이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사실 고아들의 삶이 늘 활력에 차있고 즐거운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대상(친부모)이 없기 때문에 늘 허전함을 느낀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도

허전하지만 먹을 것이 부족하니 육체적으로도 허기를 느끼고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책이나 연필을 주면 오히려 비스켓을 달라고 말할 정도이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특별한 기쁨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부활절 계란을

물들일 생각을 했고 비싼 쵸콜렛 우유를 만들어 먹일 생각을 했던 것이다.

사실 음악회 준비에  온힘을 다 빼앗겨서 시간과 체력이 달리지만, 하고 싶은 일은 해야하니까....

 

계란 바구니와 쵸콜렛이 든 통을 들고 오는 나를 본 피터 선교사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 당신은 아이들이 본적도 없고 먹어본 적도 없는 것들로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군요.

변화가 없고 침체된 고아들의 삶에 “무지개”역할을 해주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나는 매번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 너희들은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아주 소중한 아이들이란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좋은 것들을 너희들에게 주라고 보내셨으니 감사하자,

감사하면 더 많은 축복을 보내주실 것이다“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환한 미소로 응답하며 마음을 연다.

그리고는 내 가슴을 파고들면서 서로 안기려 경쟁을 벌인다.

나는 그들을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면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 바로 이거야, 왜 내가 이곳에 와야 했는지.... 이보다 더 멋진 노후가 어디 있어?

비록 예수님의 부활 스케쥴을 내 스케쥴에 맞추는 과오를 범하고 있지만, 용서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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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milejina | 작성시간 11.03.23 ㅠㅠ 아침부터 눈물이..... 감동이 드문 세상에서 이렇게 큰 감동을 누리는 삶을 사시니 말씀대로 누구보다도 축복된 삶이예요. 아 !!!! 나도 그러고싶어라. 그래서 절로 감사가 나오는......* ^ ^ *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1.03.23 오늘도 사도행전을 공부하는 시간에 그대의 정열과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살아가는 멋진 삶을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 들어오니 그대의 사랑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네요....바로 그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사도 아녜스!!!!
    정말 부럽고 그 은총에 순명하는 그대가 부럽네요 주신 그 많은 재주와 열정이 사랑의 삶이....어서 오셔요~~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1.03.23 모든일을 무리없이 척척 해내시는걸 보면 교수님은 정말로 수퍼 원더우먼입니다!!
  •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3.24 사랑하는이들이여! 고맙고 고맙네요. 그대들의 사랑과 기도없이 내가 무슨 힘으로 이곳에서 버틸 수 있겠어요?
    일을 할 때는 잘 몰라요. 헌데 해놓고나면 나자신도 그 엄청난 일들을 어떻게 해냈지? 하고 놀랍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의 도우심이며 그분의 사랑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자주 감사의 눈물을 훌려요.
    아, 그대들을 포옹할 날이 얼마남지 않았네요. 빨리 달려갈께요. 사랑합니다!!!
  • 작성자Lucy714 | 작성시간 11.03.30 * 사랑, 짱..!!! 아네스님,^*~ 그사랑의 힘이 저에게도 전해옵니다. 사랑의 老 엄마..!! ^*^
    " 낙심하지 말고 계속 좋은 일을 합시다,포기하지 않으면 제때에 수확을 거두게 될것입니다." [갈라6,9] 오늘 이 말씀에 머물렀는데..!! 수확을 거두셨네요..^^ 부활을 앞당긴 기쁨을...^*^만날 날까지 영육의 건강을 주소서..! 주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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