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평이 갈리기는 하지만 저는 호의적으로 들었습니다.
듣기 전부터 기대치를 크게 둔 연주는 아니었습니다.
1. 박현정 전 대표 건도 있고 언론 공격도 있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연주가 잘 될까? 라는 걱정.
2. 모차르트, 브루크너 둘 다 서울시향이 공연해서 크게 재미를 못 본 레파토리이다. 2009년에 정명훈/서울시향 브루크너 모차르트(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7번/브루크너 교향곡 9번) 연주를 들었었는데 이 때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3. 작년 1월에 한스 그라프 말러 10번 연주 들었을 때 생각보다 앙상블이 잘 안맞았다. (2010년에 드 프리스트랑 초연했을 때랑 비교 하면 이 때가 더 낫긴 했습니다.)
이 세가지 이유 때문에 기대치가 큰편은 아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네요.
정명훈 선생님 공연이 아닌데도 야스퍼 드 발, 페뤼숑이 등장한건 의외였습니다. 객원 공연할 때 본 기억이 안났는데.
미요- 천지창조
편성이 무척이나 특이한 곡입니다. 현악기 1대씩+ 목관악기 1대씩(클라리넷은 2대였던걸로 기억합니다)+섹소폰+ 타악기+ 트럼본+트럼펫+호른 조합이었습니다. 뭔가 실내악 스럽기도 하고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이야기'도 떠오르는 편성입니다.
곡은 꽤 재밌습니다. 재즈 분위기도 나고 스트라빈스키 중기 음악 스러운 느낌도 드네요. '병사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듣는 곡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첫 곡이 제일 만족스러웠네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오케스트라는 '반주'에 충실했다는 느낌입니다. 현은 포근했고 관도 잘 받쳐줫습니다.
피아니스트 연주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프레이즈도 길게 잡고 페달도 많이 쓰는 스타일로 연주하는데 저는 모차르트를 이런식으로 연주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21번은 피레스/아바도/유럽챔버 연주를 가장 좋아합니다.)
우치다, 피레스 여사님 처럼 또랑또랑한 모차르트를 좋아하는지라.
이 분은 모차르트 보다는 슈만, 드뷔시 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모차르트 협주곡 보다는 슈만 협주곡이 더 괜찮았을거 같네요. 아님 차라리 풀랑쪽이 나았을 수도 있었을거 같네요.
앵콜로는 모차르트 '환상곡'했는데 개성적인 연주였습니다.
브루크너 교향곡 9번
확실히 서울 시향 합주력은 좋아졌습니다. 현도 단단하고 관들도 큰 실수없이 진했하였으니까요.
6년전에 브루크너 연주할 때만 하더라도 바그너 튜바가 삑사리 나거나 호른이 불안정한 현상이 항상 생겼는데 이번에는 안심하고 들었네요.
현악 사운드가 만족스러웠습니다. 페뤼숑 팀파니는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다만 해석이 무난했다고 보는데 이게 호불호가 갈리는 원인 같네요. 딱히 오르간 사운드를 지향한건 아닌거 같고 잘 흘러가는 것에 촛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오케스트라가 브루크너 연주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적이 없어서(서울시향, 부천필 둘다) '앙상블만 안무너져도 평타는 쳤다' 라는 생각으로 들으러 갔는데 선방했다는 느낌입니다.
무색무취한 해석이라 호불호가 갈릴만 했는데 저는 '흔들리지 않는 앙상블로 브루크너를 연주했다'는 것 만으로도 좋게 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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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을아침 작성시간 15.02.01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을 때는
더블베이스님의 이 글이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Karajan 작성시간 15.02.01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사람마다 같은 공연장 안에 있어도 저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당연하죠.
한두 달 전 예당에서 서울시향 특별 기획 연주회를 봤었지만 정규 연주회가 아닌 탓에 제대로 된 연주회를 들어본 기억이 최근에는 거의 없네요. 예전처럼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사는 것 같아서 저를 돌볼 시간이 너무 없었던 것 같아요. -
작성자뤼야 작성시간 15.02.01 더블베이스님 공연평 잘 봤어요~ 못가서 아쉬운 공연인데 더 아쉽지만^^ 글로라도 접하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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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랑이 내게 이야기하는 것 작성시간 15.02.02 더블베이스님,귀한 리뷰 감사해요.중요한 감상 포인트를 선물 받았어요.^^*연주감상은 제2의 연주회라고 생각해서 저는 연주회만큼이나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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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pure 작성시간 15.02.02 올려주신 리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특히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못지 않게 다리우스 미요의 <천지창조>도 꽤나 궁금했는데 같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구 저도 피레스의 모짜르트 연주곡을 좋아하는지라 이 글을 읽고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