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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하트 오브 더 씨 (In the Heart of the Sea, 2015)

작성자Karajan|작성시간15.12.14|조회수223 목록 댓글 4


하트 오브 더 씨 (In the Heart of the Sea, 2015)

 

감독/ 론 하워드 (Ron Howard)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Chris Hemsworth),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벤 위쇼 (Ben Whishaw), 브렌든 글리슨 (Brendan Gleeson), 벤자민 워커 (Benjamin Walker)

음악/ 로퀘 바뇨스 (Roque Banos)

 

 

거장 론 하워드 감독의 손끝을 통해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 "모비 딕 (Moby Dick)"이 그야말로 멋진 비주얼로 승화됐다. 언젠간 이런 영화가 나올 거라 생각해왔는데 드디어 훌륭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한 장면 한 장면의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잘 표현돼 너무도 기쁜 마음을 안고 이 영화의 탄생을 반겨본다.

 

영화 토르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헵스워스의 오웬(일등 항해사) 역은 이 영화를 통해 가장 적합한 캐스팅이었다. 그의 힘 있는 연기와 숙련된 고래잡이로의 변신은 관객들에게 강한 몰입 감을 선사했고 그 외 모든 배역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들의 생명력 넘치는 훌륭한 인물묘사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대단히 실감나는 CG이다. 드넓은 망망대해와 포경선, 폭풍우와 싸우는 혈투, 그리고 흰 고래들을 형상화한 모든 장면들은 그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훌륭했다. 이 모든 요소들이 배우들의 깊은 연기와 잘 버무려져 속수무책으로 영화 속에 빠져들게 했다.

 

하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로퀘 바뇨스의 영화음악이다. 포경선 에식스 호가 모비 딕의 공격을 받고 불에 타 침몰했을 때 아무런 희망도 없는, 그야말로 절망의 순간 속에서 흘러나온 하프와 첼로의 선율은 숨 막히는 죽음의 기운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하프의 간헐적인 사운드는 말러 교향곡 9’ 1악장의 도입부를 형상화한 것이 거의 분명했고, 이는 곧 이들의 절망과 죽음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영화의 스토리는 비주얼이나 서사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적 고뇌나 상황의 내적 갈등에 대한 묘사는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를 수는 없을 것이니 일단 모비 딕에 대한 이야기를 훌륭하게 영화화한 그들의 노고와 정성에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할 인간의 깊은 내면과 심리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곱씹어 생각해볼 계기를 가져보게 되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우리는 저마다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뱃사람들이고 그 망망대해 안에서 우리는 아무런 보잘 것도 없는 티끌에 불과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삶이란 그리 무겁고 힘들게만 받아들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삶 속에서 끊임없이 정답을 찾아 헤매는 우리지만 결국 선택하고 걸어가는 그 길만이 정답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영화 속 허먼의 대사처럼 원치 않은 곳으로 떠날 용기가 아닐까...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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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pure | 작성시간 15.12.16 올려주신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영상미 덕분에 몰입감은 최고였으나 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인물들의 모습은 평면적이지 않나 싶었어요. 몇몇 장면은 눈부실정도로 아름다워서 음악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언급해주신 말러 9번 1악장, 조금도 떠오르지 않아서 다시 봐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됩니다.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라이프 오브 파이>를 떠오르게 되는데, 비슷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라이프 오브 파이>의 밝은 느낌과는 달리 <하트 오브 더 씨>는 무겁고 어두워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곱씹게 되더군요.
  • 답댓글 작성자Karaja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16 그때 흘렀던 음악은 말러 9번 1악장 도입부의 하프 선율을 들어보시면 아마도 상기되실 겁니다.
  • 작성자pure | 작성시간 15.12.16 한편 이 영화는 모더니티의 이면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포경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커지는 인간의 탐욕,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자연생태계 파괴와 빈부격차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모더니티가 낳은 새로운 인간유형, 즉 원치않는 곳으로 떠날 용기를 가진 '근대적 인간'의 탄생을 바다를 배경으로 그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답댓글 작성자Karaja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16 네, 그 당시의 사회상을 영화 속에도 담아내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더군요.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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