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작품에 대한 수용에는 매번 상이한 악센트들이 가세하는데, 그 악센트들 중에는 단연 두 가지 양극적 강세가 두드러진다.
하나는 예술작품의 제의적 가치 Kultwert 이고, 다른 하나는 예술작품의 전시적 가치 Ausstellungswert 이다. '
- 발터 벤야민의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중에서 5장 첫 문단.
이 두 가치는 예술작품을 만든 작가의 관점에 따라 제의로 나타나기도 하고 전시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니면 정도의 차이에 따라 두 양극의 어느 중간에 위치하기도 할 것이다.
제의적 가치란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숭고한 대상을 향한 것이다. 그 대상은 절대적 신일 수도 있지만 지역의 안녕을 바라는 종족 신일 수도 있고 좋은 날씨를 바라는 태양일 수도 있고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후손을 걱정하는 조상일 수도 있다. 작가는 숭고한 대상을 향해 탁월하고 고귀하다고 여겨지는 물건을 현시함으로써 숭배 혹은 존경을 드러낸다.
전시적 가치란 작가에게 있어서 일반 대중을 향한 것이다. 그의 예술적 가치를 먼저 알아보는 애호가가 일차적 대상이긴 하겠지만 그의 예술작품을 통해서 깨달음, 영감, 배움, 계몽 등을 인지할 가능성이 높은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을 대부분 포함한다.
그러므로 '제의적 가치는 하늘을 향한 전시이고 전시적 가치는 땅을 향한 전시'이다. 시기적으로 과거에는 주로 제의적 가치에 의해 예술작품이 만들어 졌다면 현대로 올 수록 전시적 가치에 의해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경향을 지닌다.
사진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출현하면서, 현대로 오면서 영화 등이 출현하면서 촉발시킨, 기술적으로 양적으로 대량복제가 흔해진 이 시대에 고귀하고 유일한 '아우라'의 느낌이 희석되어지는 '지금-여기'의 상황에서 벤야민의 언술은 예술은 무엇이며 작품은 무엇이며 감상은 무엇이고 심지어 소비는 어떤 것인지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든다.
아무 생각없이 소비할 수도 있고 이성과 직관을 바탕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바라보고 있는 작품을 바라보는 나'를 의식할 수 있다면 그는 어제와의 나와는 다른, 조금 더 나아간 자아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 발제를 대신하며.
[2019년 1월 독서토론회]
도서: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저자: 발터 벤야민
역자: 심철민
출판사: 도서출판b
발행일: 2017.4
토론일시: 1.20(일) 4pm~6:30pm
토론장소: 도곡동 북카페 마이북 (매봉역 4번출구 5분, 강남구 논현로 24길 41, 도곡동 456-7)
(회비는 따로 없고 차값은 각자 부담.
토론이 끝나고 피자,파스타,샐러드가 맛있는 근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식사 뒤풀이, 참석은 자유.
신년기념으로 와인도 준비중~
토론용 텍스트는 도서출판b의 것으로 하였으나 다른 번역자의 것도 있으니 기존에 소지한 것으로 갖고 오셔도 좋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rhone 작성시간 19.01.21 철학 중 일부인 미학은 어렵긴 합니다만
예술 소비자로서 미학에 접근하므로 더 풍요로운 예술 소비자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주제와 멀어지는 소재로 대화를 수분 이상 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하네요.
이분 삼십초 이내로 견해를 얘기하고 이분 삼십초 이내로 반론을 얘기하는 형식을 권유하는 바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율리시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1.21 좋은 의견 고마워요. 토론에서의 시간관리는 손석희 앵커에게도 늘 숙제일 겁니다. 잘 유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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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rhone 작성시간 19.01.21 율리시즈 다음 모임도 기대가 됩니다.
위대한 저서들의 소개가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되어있을까요?
율리시즈 선생님께 늘 고맙지요~ -
작성자Horst 작성시간 19.01.23 다음에는 같은 책인가요? 다른 책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