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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세계불교

[2021년 5월호] 세가지 전통의 불교 / 김형근

작성자파란연꽃|작성시간21.06.15|조회수176 목록 댓글 1

 

< 미국불교사 >

 

 

 


미국역사와 함께 보는 미국불교사 (41)

 


이 글은 1997년부터 약 20년에 걸쳐 미주현대불교에 번역 연재되었던 미국불교사에 관한 중요한 책들인‘백조가 호수에 온 이야기 How the swans came to the lake(한국어로는 이야기 미국불교사로 출판', '미국이 만난 불교 The American Encounter with Buddhism', '미국 불교 Buddhism in America'를 토대로 하여 이 책들을 다시 인용하여 재구성하여 쓴 글이다.
전체적인 방향은 아래와 같은 관점에 방점을 두고 기술할 것이다.
미국에 도래하는 불교는 뉴잉글랜드의 초월주의자들이 동양의 대안적 영성을 찾아 나섰던 이래로 150년간 지속되었던 구도역정의 종착지였다. 유럽계 지식인 미국인들의 내밀한 관심사로부터 이른바 하나의 대중운동으로 변화했다.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사회의 흐름에 대한 반발과 그 대안으로 불교가 당시의 미국사회의 젊은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글 | 김형근

 

 

세가지 전통의 불교

 

 

테라와다, 마하야나, 금강승 지도표기

 

미국에서 발행하면서 미주한국불교의 역사를 기록하고 미국불교 현장을 직접 찿아가 보도하는 미주현대불교는 현재 미국불교가 전 세계의 불교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미국불교사에 대한 소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본지는 그 동안 2017년 2월부터 5년 여 동안 ‘미국역사와 함께 보는 미국불교사’를 연재해왔으며, 그 시작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1893년의 시카고 종교회의가 아니라 1844년이라고 본다. 이외에도 서부에서는 중국인 이민자들에 의해 1850년대에 불교신앙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관점과 더불어 어떤 종교사이던지 그 종교사를 잘 이해하려면 그 시대적 배경을 잘 알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미국불교사 장면에 상응하는 미국 역사에 관한  시대상황과 미국불교사 연표를 함께  소개해 왔다. 
이 미국불교사 내용은 본지에서 번역하여 발행한 미국불교사에 관한 세 권의 책-- ‘이야기 미국불교사’, ‘미국과 불교의 만남’, ‘미국불교’를 토대로 시대순으로 소개하면서 1990년대 까지 소개하였다. 여기에 미주한국불교사도 소개했는데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본지 소장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여 소개하였다. 올 12월호에는 1990년대의 미주한국불교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번 호 부터는 시대순이 아니라 주제 별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석가모니의 입멸 후에도 하나의 상가로 유지되던 불교는 서방 교단과 동방 교단간의 계율 문제로 인해 제2차 결집이 일어났다. 초기 상가의 계율대로 생활하던 서방 교단측에서는 느슨하게 변해버린 동방 교단을 문제삼았고 서방과 동방 교단의 장로들이 모인 결과 서방 교단의 방식이 옳다고 결론을 낸다. 그러나 이후에도 동방 교단에선 이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비구들이 존재했고 결국 이들은 별도로 갈라져 나갔다. 이렇게 불복하여 갈라져 나간 동방 교단이 대중부로 불리게 되고 기존의 서방 교단은 상좌부(Sthaviravada)로 불리게 된다. 이 때가 석가모니의 입멸 후 100여년 후이다.
이후 인도를 통일한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 대왕의 주도로 기원전 250년경에 제 3차 결집이 일어나고 이때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대한 고승들의 일종의 해설서인 논장이 추가되며 경,율,론 삼장이 완성된다. 아소카 왕은 이 결집 이후 불교 전도사 포교사들을 사방으로 파견하는데 그 중 아소카 왕의 아들인 마힌다 장로가 이 제3차 결집의 결과물을 가지고 스리랑카로 갔다. 이들은 '분별설부(Vibhajjavada)라 불렸으며, 이 스리랑카의 분별설부가 현재의 상좌부(Theravada, 테라와다)이다. 이후 이슬람의 인도 침략으로 인도 대륙에선 1200년대부터는 어느 부파 할 것 없이 불교가 아예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스리랑카만이 상좌부(Sthaviravada)의 명맥을 잇게 되었다. 현대에는 주로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기 때문에 동북아에 주로 분포하는 마하야나 불교를 북방 불교라고도 부르는 것처럼 테라와다 불교는 남방 불교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티벳 불교를 금강승 불교라고 한다.
불교의 큰 세력인 마하야나, 테라와다. 금강승(바즈라야나) 불교가 다 있는 지역은 유럽, 미국과 인도 보드가야 지역이다. 이 중에서 미국은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하여 뉴욕 등 동부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 시카고 지역의 중부등 여러 지역에 이 세 그룹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한때 이를 대승불교, 소승불교, 라마불교라고도 표현하기도 했다. 이 말들이 현재에도 혼용되어 사용하고 있어서 혼란이 되고 있다. 테라와다를 '소승 불교'(Hīnayāna, 히나야나)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였으나 현대에는 소승이라는 말 자체가 대승 불교가 자신과 대비되는 의미로 기존의 부파 불교를 소승이라 부른 것이라 모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여 1950년 세계불교도우의회(World Fellowship of Buddhists)에서 소승 불교 또는 히나야나라는 말은 현존하는 어느 불교 종파에 대해서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하였다. 대승 불교 측에서 임의로 붙인 표현이 바로 소승이다. 자기들은 수많은 중생을 구제하니 큰 수레(대승)고, 저쪽은 개인의 해탈만을 중시하니 작은 수레(소승)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탄허 스님은 당시에 사용하던 대승, 소승 이런 구분을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불교는 일승(一乘)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어쨌든 상좌부와 대중부로 갈리면서 생긴 갈등은 현재에도 존재한다. 테라와다 스님들은 마하야나 가사 색을 인정하지 않으며, 마하야나 스님들이 계율을 잘 지키지 않는 우파사카 즉 거사로 보고, 티베트 라마는 비구(샨스크리트어로 빅슈)로 인정하는 경향이 농후하다고 한다.

 

맨하탄 봉축행사에 모든 불교인들이 모여 불교기 들고 거리행진
UN VESAK행사에서 한국스님들이 예불문과 반야심경 봉독을 하고있다. 뒷줄 맨 오른쪽 반기문 총장


미국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기념하는 봉축행사에 남방, 북방, 금강승 등 모든 종파가 모여 합동행사도 하지만 북방과 남방불교의 문화적 차이와 갈등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불교의 4대명절로 부처님 탄생일, 출가일, 성도절, 열반절이고 각각의 성격에 맞는 행사를 한다. 그러나 남방불교는 웨삭(Vesak)이라고 하여 음력으로 5월 보름에 탄생, 성도, 열반을 함께 기념행사를 한다. 이를 기념하여 뉴욕의 유엔에서 1999년 제54차 UN총회에서 매년 5월 보름 웨삭데이로 공식 채택한 이후 매년 UN본부와 전 세계 UN사무소 등에서 개최돼 온 기념행사다. 이 행사는 스리랑카 주도로 시작되었는데 태국, 한국, 미얀마 등 여러 나라가 돌아가면서 주최국으로 행사를 하고 있다.
이 웨삭 행사를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재임기간 중 2016년 5월은 백악관에서 웨삭기념행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년도였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주요종교들이 백악관에서 기념행사를 하였지만 불교 기념행사는 한 적이 없었다. 백악관에서 웨삭행사를 하기 위해 미국에 있는 창가학회를 비롯하여 인도, 태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한국 등 여러 불교국가의 사찰과 불교단체들이 힘을 합해 노력을 하였다. 이 행사를 하게 되면 각국 나라의 스님들과 신도들, 그리고 워싱톤에 있는 각국 아시아 나라 주미 대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당시에 백악관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중국, 한국, 일본, 태국, 미얀마 등 여러 나라들의 대사관에게 이 행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여러 나라 대사관중에서도 백악관이 가장 신경썼던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었다고 당시 이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던 지금은 입적한 성원스님이 여러 차례 말했다. 한국 대사관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국가 대사관은 대부분 찬성하였지만 백악관이 가장 신경을 썼던 중국대사관은 웨삭은 중국 전통에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고, 일본은 전통적으로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것이 일본의 정책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 행사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것은 북방불교와 남방불교 세력의 미국내에서 간접적인 문화적인 충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불교의 토대는 아시아 불교의 다양한 국가적, 지역적, 종파적전통들에 기초하고 있다. 아시아에는 매우 많은 불교 형태가 있지만, 세 개의 큰 전통들이 수백 년 동안 불교사상과 수행을 형성해왔다. 서양에서도 이와 견줄 만한 발달상이 발견되는데, 그것은 예수의 가르침이 기독교에서 일반적으로 정교회(Orthodox), 가톨릭, 프로테스탄트(개신교) 전통들로 표현되는 것이다. 미국 불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역사와 지리 속에서 이 세 가지 불교 전통들이 가지고 있는 주도적인 원칙들과 전반적인 위상을 개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 전통은 종종 삼승三乘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승(乘,yana)이란 윤회에서 열반으로 사람들을 운반해주는 탈것이라는 뜻이다. 이 승은 사람들을 강의 한쪽 언덕에서 다른 쪽 언덕으로, 즉 고로부터 해탈로 운반해주는 뗏목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삼승의 불교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의 여러 다른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 세 전통 모두 현재 미국에서 번성하고 있지만, 아시아로부터 전승된 민족적, 종파적 차이뿐 아니라 개종 불교도와 이민자를 분리시키는 경향으로 인하여 그들 서로간의 교류는 제한되어 있다. 많은 미국 불교도들은 미국에 이러한 많은 다양한 전통들이 존재함으로써 이 모든 전통들이 상호 이해를 증진할 수 있고, 또 미국인과 미국사회의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불교가 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기대한다.

 


테라와다 불교

 

LA- 태국사찰


삼승의 전통 가운데 테라와다Theravada는 가장 전통적이고 정통적이다. ‘상좌부上座部’를 뜻하는 테라와다는 여러 세기 전 초기불교의 여러 학파들 중 하나였다. 서기 2세기 무렵에 비판자들은 이 초기불교 학파를 일괄적으로 히나야나Hinayana, 즉 소승小乘이라고 폄하하여 부르게 되었다. 이 경멸적인 용어는 초기불교 학파들의 전통주의를 또 하나의 거대한 전통이자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정신을 가졌던 마하야나Mahayana, 즉 대승大乘과 대조시켜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로 소승의 교단들은 테라와다를 제외하고 모두 소멸했다. 테라와다 교단과 대승 전통 사이의 오래된 긴장관계는 근래 수 세기 동안 줄어들었지만, 두 전통 간의 대조적인 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불교 전통에서 서로 다른 종교적 주안점을 부각하는 것은 중요한 방식이다.
테라와다 불교는 2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언어인 빠알리어로 쓰인 불교정전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고대 인도의 또 다른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초기 고문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빠알리어 정전을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가장 근접한 문헌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번역을 할 때 불교 개념들은 이 두 언어 중 하나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두 언어가 서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르마dharma’는 빠알리어 ‘담마dhamma’로, ‘니르바나nirvana’는 빠알리어 ‘닙바나nibbana’로 표기된다. 오랜 세월 동안 테라와다교단의 남녀 승려들은 역사적 붓다인 석가모니의 삶을 엄밀하게 본받으면서, 빠알리어 정전에 보존된 대로 다르마와 계율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 그들은 팔정도와 승가 계율이 엄격한 권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규율에서 일탈하면 그것은 미혹이자 해탈도의 장애라고 간주되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테라와다 경전에는 다르마, 계율, 우주론, 인간 심리에 관한 다량의 정교한 성찰이 담겨있지만, 수백 년 전의 전통에서 형성된 승가의 길은 비교적 직접적이고도 단순했다. 승가에서 가족생활, 음행,세속적 집착은 해탈의 장애물로 간주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승가공동체 내부에서는 깨달음에 대한 일련의 단계가 인정되었다. 도를 얻은 ‘예류預流’와 한 번의 재생만을 남겨둔 깨달음 단계인 ‘일래一來’가 있었다. 그러나 이 전통의 중심에 있으면서 가장 존경받는 수행자는 아라한, 즉 ‘응공應供’이었는데, 응공이란 망상과 이기적인집착이 소멸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서 인천의 공양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아라한은 이생에서 아무런 집착도 없으며 더 이상 재생하지도 않는다. 테라와다의 승가불교는 오늘날에도 어느 정도는 이와 동일한 개념들을 지향하고 있다.
테라와다 불교에서 상가란 승가 공동체를 말하며, 재가자는 상보적이면서도 다소 부차적인 역할을 한다. 재가불교는 주로 의례, 신앙 활동, 그리고 종종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는 단기 수계에 열중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신행활동은 모두 공덕을 쌓아가는 행위라고 이해된다. 승가와 재가 사이의 관계에는 그 자체의 설득력 있는 논리가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승려가 되어 해탈을 추구하며 나아간다면, 이것은 과거 생의 선업 때문에 그런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가정과 가족의 평범한 목표를 추구해간다면 그것도 역시 업의 결과다. 공덕을 쌓는 것은 니르바나라는 고원한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더 나은 재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중요한 종교활동이다. 어떤 의미에서 테라와다 전통은 성직 엘리트주의의 특징이 있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 테라와다 불교의 재가신도들은 신앙심이 돈독하고 매우 영적이면서도 수녀, 사제, 목사가 지는 성직 의무는 없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기독교인들과 비교될 수 있다.
옛날 소승 교파들에서 유래한 요소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 테라와다 전통은 스리랑카, 태국, 버마, 캄보디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대다수 나라에서 주도적인 불교 형태다. 이 불교 국가들은 모두 의례적 생활, 미적인 정서, 제도적 방식등에서 강한 가족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국가들의 전통은 서로 다르다. 테라와다 불교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촌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그 지역의 정령신앙을 흡수해왔고, 또한 그 지역의 정치와 역사에 의해 재편되어왔기 때문이다. 테라와다 전통에서는 비구니 계보가 전쟁의 와중에서 소멸되면서 10세기부터 여성 승단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몇몇 나라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조직된 여성들이 승가 수행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 계보들이 재정립될 수 있을지의 여부 및 그 방법에 대한 문제들은 오늘날 테라와다 불교계의 주요한 논쟁거리다.
테라와다 불교는 미국에서 매우 밝은 미래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전통은 아시아계 미국인 이민 공동체의 주요한 불교 형태일 뿐 아니라 테라와다 전통들에서 유래한 명상기법들은 개종 불교도 공동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재가자 수행의 형태 중 하나이기때문이다.


마하야나(북방불교,대승불교) 

마하야나불교는 붓다의 가르침을 해석할 때 독특하게 역점을 둔 일련의 내용들로서 서기 100년경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수백 년 동안 전통 불교도들과 마하야나불교도들은 인도아대륙의 사원들에 함께 공부와 수행을 해왔다. 이윽고 그들 사이에 벌어진 격차는 주로 지리적산물이었다. 대승불교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혁신들이 나중에 중국,베트남, 일본, 한국에서 지배적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전통이 대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까닭은 그 지지자들이 상좌부의 정통적인 주장을 너무 편협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승이 별개의 전통으로서 발전하게 된 것은 인도 대승불교도들이 당시 인도의 지배적인 전통이었던 힌두교로부터 철학과 신앙 관습을 빌려와서 다르마 안에 포함시킨 것이 계기가 되었다. 대승불교는 인도아대륙 밖으로 확산되면서 북아시아와 동아시아 문명에서 발견되는 도교, 유교, 신도, 그리고 다른 토착 전통의 요소들을 더 많이 편입했다. 개종 불교도, 이민 불교도, 구세대 민족 불교도를 포함해서 많은 미국 불교도들은 대승불교 전통에 속해 있다.
아라한과 보살은 상좌부 불교와 대승불교를 구별하는 주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기원후 수 세기가 지나자, 인도에서 일부 불교도들은 다르마와 계율의 이상적 수행자였던 아라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남녀 승려들의 개인적 해탈 추구를 근원적으로 이기적인 것으로 보았다. 대승불교사상가들은 이와는 다른 이상, 즉 불성을 열망하는 보살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불성이란 모든 존재들에 대한 자비심이 동반된 지혜, 즉 최고의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보살에 대한 강조로 인해 보살 서원이 나오게 되었다. 이것은 승가든, 재가든 수행자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그날까지 자신의 궁극적인 해탈을 미루겠다는 서원이다. 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볼 때, 이로 인하여 문수, 아발로키테슈와라, 관음 같은 우주적 보살의 등장이 촉진되었다. 이들은 모든 중생들에게 지혜, 자비, 해탈을 가르치기 위해 수많은 생을 윤회하면서 니르바나에 들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보살의 이상은 대승불교의 사상과 수행에서 중심적이며 대승불교의 도상과 예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래사


다르마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바뀐 점은 그 영향력이 지대했던 새로운 철학 학파들에서 표출되기도 했다. 대승불교도들은 윤회와 열반의 대비를 부정하면서, 이 둘을 뚜렷하게 구별되는 존재양태가 아니라 상호 침투적이라고 보았다. 실재에 대한 이와 같은 통합적 관점을 그들은 불이不二에 의거해서 표현했다. 열반도 없고 윤회도 없으며, 이승도 없고 저승도 없으며, 이런 모든 구분은 개념, 생각, 허망한 분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 불이를 공(空, shunyata 혹은 emptiness)에 의거하여 표현했다. 공이란 우주만물이 고정성과 영원성이 없다는 사상이다. 그렇지만 공은 또한 허망한 분별을 넘어서서 ‘우주적 지혜와 자비’라는 더없이 행복한 명료함을 뜻하기도 한다. 넓은 의미에서 볼 때 대승불교는 보편 구제성을 지니고 있다. 몇몇 학파에서는 모든 중생들이 불심佛心을 자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만물은 궁극적으로 불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독교 용어와 유비해본다면, 마하야나불교철학자들은 매우 세련된 변증법을 사용하여 마치 하늘이 땅이고, 영원이 현재이고, 신의 영광이 모든 창조물 안에서 시현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해석을 바꾼 결과, 북방불교도들은 완전한 해탈의 성취보다는 불심 혹은 불성의 깨달음을 말하는 경향이있다.
마하야나불교의 세계관은 『금강경』, 『반야심경』, 『화엄경』, 정토삼부경(『대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아미타경』)과 같은 새로운 경전들에 잘 표현되어 있었다. 불성이 보편적이라는 대승불교의 견해를 고려해보건대, 이 경전들 중 이를테면 『법화경』 등에 나오는 가르침은 석가모니 붓다에서 기인한다고 쉽사리 간주되었다. 그러나 마하야나불교의 문헌에는 많은 붓다와 보살이 존재한다. 아미타불과 미륵불 같은 불보살은 구세주들로 간주되며 신앙불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불보살들은 지혜롭고 자비로운 스승이자 총명한 전도자들이다. 마하햐나경전들은 시간과 공간이 광활하고, 우주적 불보살들의 에너지가 스며있으며, 많은 불국佛國과 불토佛土로 분할된 우주를 즐겁게 묘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확장된 우주관에서 마하야나불교는 초기불교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존재의 상호의존성(緣起)에 관한 사상들을 부각시키기도 했지만, 그것을 새롭게 변용하기도 했다. 옛 불교학파들에서 삼사라(윤회 혹은 생사)의 상호의존적 성격은 무상, 집착, 고와 불가피하게 결부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하야나불교의 불이사상에 비추어볼 때, 상호의존성은 상호연관성 혹은 상호관계성으로, 그렇기 때문에 (고통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고, 보다 더 긍정적으로 해석되었다. 북방불교도들은 누가 혹은 무엇이 우주를 창조했는지에 대한 사변적인 문제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연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덕적 목적에 의해 추동되면서 끝없이 흘러가는 인과관계로 발전시켜 나갔다.
북방불교도들은 모든 존재의 상호의존성을 종종 인드라망에 비유한다. 인드라는 고대 인도의 신이었으며, 그의 망網은 상호 연관된우주를 상징하고 있는데, 여기서 생명의 각 지점은 불성이라는 보석이다. 이 보석은 언제 어느 부위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깨달음의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잠재적 깨달음의 그물코다. 불교수행의 요체는 이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많은 미국 불교도들은 이제 모든 존재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대승불교사상을 환경과 사회문제에도 적용해가면서 이러한 사유 속에서 현대과학의 생태와 천체물리이론들을 영성적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마하야나불교는 미국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마하야나의 전통 안에는 서로 구별되는 많은 계보, 종파, 운동이 존재하는데, 그 중 몇 가지는 미국 불교의 토착화를 일궈내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대승불교에는 많은 철학적 체계와 지역 전통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승려와 재가자로 이루어진 불교는 수행과 사상 면에서 절충적인 경향이 있어서 여러 요소들을 끌어들이게 되는데, 이것은 나중에 일본과 한국에서 종파적 운동들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 결과 미국에서 전개되는 중국 불교는 주로 중국인 이민자와 민족 공동체 사이에서 번창하고 있는데, 그 양상이 다양하고 복잡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영향은 베트남계 미국 불교 공동체에서도 역시 강하게 드러난다.
한국과 일본의 불교는 원래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은 자국의 토착전통으로 부터 많은 요소들을 흡수하며, 중국 불교의 요소들을 특정 종파와 운동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었다.
미국에서 한국 불교의 재가신행은 주로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들의 불교사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반면, 승가 전통은 개종 불교도 공동체 내 여러 개의 번창하는 센터에 확립되었다.
일본의 세 가지 대승불교 전통은 미국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 전통들은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이 장에서는 간단히 소개하고 뒷장에서 추가적으로 설명해야 하겠다. 대체로 세 전통은 모두 13세기 무렵 일본 불교에서 서로 별개의 형태로, 그리고 승가 공동체의 부패에 대한 항거로 등장했다. 이 중 두 전통의 창시자들인 신란과 니치렌은 불교수행의 신앙적 요소들을 강조했다. 그들은 그것이 다르마가 타락한 시대에 재가 수행자에게 맞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세번째 전통의 창시자인 도겐은 승가 공동체 안에서 행해지던 명상수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

 

뉴욕 파덴파드마 삼예링


금강승 불교

금강승(Vajrayana) 불교는 북방불교가 확장된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금강승은 탄트라라고 불리는 문헌들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탄트라 불교라고도 불린다. 금강승은 북인도에서 일어났으며, 중국과 일본의 불교사에도 절충적으로 혼합됨으로써 중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금강승은 중앙아시아의 티베트와 그 주변 지역들에서 크게 발전했는데, 수백 년 전 그 지역들의 토착적 샤머니즘 신앙들과도 융합되었다. 금강승 불교는 오랫동안 학자들과 다른 관측자들에 의해 타락한 다르마라고 무시당해왔다. 그러나 지난 몇십 년 동안 금강승은 붓다의 가르침이 독특한 환경에서 발전하여 찬란히 표출된 것이라는 인식이 일어났다. 금강승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크게 뒤바뀐 까닭은 미국 내의 티베트인 뿐 아니라 미국인 학자들의 연구 덕택일 것이다.
금강승은 더 오래된 소승불교 학파들의 가르침과 명상기법들, 대승불교 우주론, 그리고 힌두교의 의례형식을 이끌어왔다. ‘바즈라Vajra’라는 말은 “다이아몬드” 혹은 “금강석”을 의미하며, 우주의 본질인 밝고 텅 빈 상태를 분명하고도 변함없이 경험하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금강승 수행자들은 금강승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형태의 다르마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금강승을 열심히 수행할 경우 단 한 번의 삶에서 완전한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30년이 지나면서 이 전통은 미국의 불교 공동체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고, 바즈라야나, 탄트라, 티베트 불교라는 말들은 종종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금강승에서 명상수행자는 자신의 몸과 말과 마음에다 깨달은 존재들의 몸과 말과 마음을 불어넣기 위해 다음과 같은 관상(觀想,visualization)을 이용하기도 한다. 의례적 손 모양새를 가리키는 무드라(수인手印)의 경우 수행자가 관상하는 특정 불보살의 덕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고, 염송하는 음절이나 어구를 가리키는 만트라(진언眞言)는 언어를 해탈도와 연결하는 데 활용되며, 만다라는 우주의 힘을 신성한 존재들의 형태로 상징화한 표상으로서 관상의 보조도구로 사용된다. 초기 탄트라에서는 성性적인 수행도 역시 신체를 영적변화에 활용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오늘날의 티베트 불교에서 이런 식의 수행은 주로 예술과 도상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남성상은 자비, 그리고 여성상은 지혜를 상징한다. 성적 합일을 이루어 서로 결합하는 것을 얍윰(yab-yum)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글자 그대로 ‘아버지-어머니’를 의미하고, 둘 사이의 통합을 상징하며, 이러한 통합이 우주의 본질이라고 이해된다.

 

뉴욕 카규툼텐쵸링사원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들은 라마, 즉 스승이라고 불린다. 오랜 기간의 공부를 끝마친 사람들에게는 종종 린포체, 즉 ‘귀중한 사람’이라는 존칭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 린포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툴쿠라고 간주되기도 하는데, 이 말은 특출하면서도 고도로 성숙한 라마의 환생이라는 뜻이다. 티베트 불교의 주요한 기관들은 사캬Sakya, 겔룩파Gelugpa, 카규Kagyu, 닝마Nyingma라는 네 유파 혹은 종단에 소속되어 있다. 이 종단들에는 많은 계파와 하위계파들이 있는데, 모두 영웅적인 창시자들과 스승들의 모범에 의해 생겨난특유의 전통과 수행법을 가지고 있다. 각 계파는 서로 다른 붓다, 보살, 악귀를 막아주는 보호자, 수호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도들은 선禪과 비슷하면서도 보다 엄격한 명상기법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큰 인상印相’이라는 뜻을 지닌 마하무드라Mahamudra인데, 이것은 카규파 사이에서 최고의 수행방식이라고 간주된다. 닝마 전통에도 이와 비슷한 “위대한 완성”이라는 뜻을 지닌 족첸Dzogchen 수행이 있는데, 족첸은 그 수행자들 사이에서 석가모니 붓다의 결정적이고 비밀스런 가르침이라고 간주된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정식 승가기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결혼한 승려의 전통도 활발하고 영향력이 있다. 티베트에서 이러한 기관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의 힘은 20세기 중엽에 들어서도 막강했다.
이런 전통과 기관은 서로 공유하고 있는 국가 역사 속에 그 기원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티베트인들은 또한 다수의 국가적 인물들을 공유하고 있다. 서사시와 노래를 통해서 찬양되는 위대한 전사이자 왕이며 다르마 영웅이기도 한 게사르 오브 링Gesar of Ling, 그리고 티베트의 악마들을 조복하여 불교에 귀의시켰다고 전해지며“연꽃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을 지닌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가 바로 그들이다. 티베트인들은 파드마삼바바를 제2의 붓다로 여긴다. 겔룩파 종단의 수장인 달라이 라마는 17세기 이래로 티베트의 국가원수이기도 하다. 이 모든 전통은 1950년대에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하고 나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나, 오히려 이로 인하여 티베트의 다르마는 빠르게 서양으로 전승되었다. 티베트인들이 망명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미국에 적응해가는 과정에도 독특한 모양새를 지니게 해주었다.
삼승(소승, 대승, 금강승)의 전통으로 표출된 붓다의 가르침은 지난 1~2세기 동안 유럽 제국주의로부터 산업화, 도시화, 세속화, 1•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발전상에 대응하여 더욱더 변용되었다. 이러한 변용 및 다른 발전상들이 나라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 다른 아시아 불교의 풍경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근대화가 아시아 불교에 가져다준 전반적인 충격은 서양에서 일어난, 보다 더 익숙한 결과들과도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중세 아시아에서 번창했던 강대한 승가 전통은 수백 년이 흘러가면서 그 영향력이 감소했다. 아시아 국가들에서 민주주의가 부상하면서 재가불교가 촉진되는 추세가 일기도 했다. 많은 나라에서, 특히 일본에서 새로운 종교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는데, 이러한 운동은 과거의 영향이 크지만 그 분위기와 주안점은 두드러지게 현대적이다. 이러한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불교용어와 많은 전통들은 불가분하게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대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우처럼 말이다. 미국에서 불교사상과 수행의 미국화가 일어났지만 이러한 용어들은 오늘날 미국 불교의 풍경을 논의할 때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백악관 법회 청원 서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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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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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금바위 | 작성시간 21.12.23 소승 대승 금강승 불교 기사 잘 읽었읍니다
    금타불법을 공부하였읍으로
    8세기 무상선법과
    20세기 보리방편문선법과
    21세기 아미타불 정토만다라선법
    체계를 2005년부터 한분 금타 불법으로 완성 하게 되었음으로
    한국불교이지만 화엄종으로서
    한국적 금강승의 불법을 갖추고
    미국 사회에서 미국의 다양한 중생들의
    각종 STRESS를 즉석에서 없애 주는
    요익중생 실천으로
    일대인의 자재경 만덕을
    정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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