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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정보[파우더]

일곱번째 날

작성자신호간|작성시간17.03.06|조회수164 목록 댓글 2

이날은 알파인 레이싱 시합 하는 날. 토욜은 회전경기 일욜은 대회전. U10, U12, U14 이렇게 세 그룹으로 시합.

근처 레이싱 팀들이 주로 왔네요. 전엔 좀 멀리 Mt. Baker나 오레곤, 아이다호에서도 왔는데, 이날은 대부분 ARC, TAS, CMAC, SPAC.

나처럼 울팀에서만 코치하고 시합도 울산에서만 참가하면 다른 산 코치들은 두세번 정도밖에 안보니 잘 모르는데, 다른 코치들은 시합 때마다 이렇게 시합 장소에서 만나고 코스 설치하고 팀 돌보느라 고생하니 다른 산 코치들과도 잘 아는. 

점심도 코치들은 자기가 맡은 곳에서 점심 식사시간 전에 미리 샌드위치로 때우죠. 점심 시간엔 선수나 다른 스탭들이 점심 먹을 동안 코치들은 오후에 있을 두번째 런을 위해 코스 세팅과 정설 등을 다시해야 하거든요. 

코스 셋업하는 코치들은 7시 정도부터 와서 셋업하고 다른 코치들은 8시정도 까지 도착. 선수 등록은 8시 45분에 마감하고 베이스에 집결후 코스 오픈하기 전 출발선에 대기. 9시 쪼끔 넘어서 코스 오픈하고 코치들이 선수들 인솔해서 인스펙션 시작. 폴 번호를 하나씩 불러가며 슬리핑. 기문 위치에 따라 라인 잡는 것 설명하고 피치가 급격히 변하는 곳에서 점프-오프하는 요령과 라인 잡는 것 설명하고 두개의 헤어핀과 특징적인 곳 직전 기문 번호를 외우게 함. 인스펙션 끝나고 바로 염색시작. 여기선 그냥 염색 라인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선 유도선? 뭐라고 하나요? 알파인 레이싱 시합하면 파라색 물감을 설면에 뿌려서 선수들이 헷갈리지 않게 하는 거. 

그리고, 코스를 두개를 설치해서 하나는 여자 아이들 다른 하나는 남자 아이들이 사용. 대개 두가지 방식의 순서로 순번을 정하는데, 여자 아이들 먼저 다 끝내고 그다음 남자 아이들. 또는 U10 여자아이 먼저 그다음 U10 남자아이들, U12 여자 U12 남자. 이날은 첫번째 방법. 의외로 날씨가 춥지 않고, 바람도 안불고, 시계도 좋아서 레이싱하기에 정말 좋은 날. 그래서인지 일정대로 시합 진행이 되니 코치들이 다들 왠일이냐를 외침. 대개 예상 시간보다 더 걸리는 편인데 제때 딱 끝남. 여자 아이들 끝나고 남자 아이들 이어서 바로 시작. 시합 장 바로 옆에는 좀 큰 애들 GS 기문 훈련 중. 둘째가 보더니 자기는 저렇게 빠르게 가는게 좋다고...ㅋ. GS 시합 뛰고 싶다고. 시합 때 오래 기다리는거 춥고 지루하다고 그만둘 땐 언제고 이제 좀 커서 그런지 SL은 자기 취향이 아니고, 저렇게 속도 맘껏 내고 나르는 GS가 좋다는디. 일욜엔 다른 일이 있어 GS 시합 등록을 안했음. 둘째는 예전부터 급경사에서 거의 직활강으로 쏘고 왠만한 곳에서 그냥 점프하는 좀 겁대가리 상실한 놈이라 한번 시켜봤는데, 그땐 싫다고 안한다더니 옆에서 좀 큰 애들이 속도 엄청 내고 중간엔 급격히 경사가 쎄지는 구간에선 막 점프하며 나르니 지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 하기사 그 유명한 테드도 열두살인가 열세살에 레이싱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여자 아이들 시합하는 동안, 남자 아이들 데리고 프리스킹. 요즘 눈이 대박 마이 와서 다들 파우더 스킹하러 갔는데, 시합 사면 반대쪽 끝은 정설하지 않아 아이들이 시합 연습이고 뭐고 다들 거기 가자고 난리. 가서 신나게 파우더 스킹...ㅋ.

점심 불이나케 먹고 오후 시합 시작. 나이별 오전과 역순으로 시작. 중간에 눈이 좀 오고 바람이 불어 시계가 좀 않좋았지만 다시 좋아짐. 오후에 기온이 올라가니 중간중간 정설을 해도 눈이 금방 파임. 회전 경기를 하면 으례 이런 일이 생겨서 조금만 기문에서 벗어나도 범프나 눈 덩이들이 쌓여있어 거기 지나다 스키가 박혀 넘어지는 경우 종종 있음. 즉, 기문 가까운 쪽은 얼음판이고 좀 멀어지면 범프나 눈 덩이들. 정설을 매번 할 수 없고 오전엔 그래도 좀 잘 해주는데 오후되면 피곤해지니 잘 안함. 

둘째가 잘 내려가다 급사면 시작되고 얼마안지나 깊게 파인 곳을 피하려다 눈덩이 쌓인 곳에 스키가 박히며 바인딩이 풀리며 자빠짐. 쩝. 무지 실망하는 거 달래주고 좋아하는 칩과 음료수 사줌. 남자 아이들 시합하는 동안 여자 아이들 기문은 벌써 철거?, 영어로는 tear down이라고. 시합 끝나면 코치들이 코스 철거를 하는데, 이날은 큰놈이 울 산에서 보조강사 프로그램이 끝날 때 맞춰 데리러 가야해서 그냥 나옴.  울 산에 도착해서 큰 놈 만나고 정상 눈이 정말 좋은 파우더라고 빨리 가자고 난리. 정상 체어는 대개 늦어도 3시면 닫는데, 이날은 4시까지 엶. 좋은 거 하나는 어려서부터 산에서 스키타서 어디든 잘 내려감. 평상시 막아 놓는 절벽 점프 구간도 열어놨다고 거기 가자고. 적설량이 좋고 랜딩이 좋으니 3-5미터 정도의 점프하는 절벽 구간이 있는데 열어 놨음. 큰놈은 뛰어봤는데 좋았다고 먼저 뛰라고... 에혀. 눈이 좋은 듯 해서 뛰었음. 두번째는 파우더를 길게 탈 수 있는 구간으로 갔는데, 벌써 얼기 시작해서 스키가 눈 아래로 잘 안빠짐. 그냥 Packed 파우더. 트리런 지역으로 들어가서 신나게 꾸불꾸불 트리런을 함. 울 동네 트리런은 큰 나무들이 좀 빽빽한 편이어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부딪힘. 중간에 3미터 정도 점프할만 한 절벽이 두어개 나오는데, 둘째가 점프 나는 그냥 수직하강. 여긴 눈이 그렇게 푹신하지 않아 무릎 보호 차원에서. 수직하강은 그냥 절벽에 스키를 붙혀 수직으로 다운힐하다 경사가 완만해지는 것. 둘째와 나만 한번 더 타기로 하고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연속 점프하는 곳으로 감. 지형상 자연 점프대가 연속해서 여러개 있는 곳이 있는데, 첫 두개는 리프트 바로 아래와 근처라 거기서 좀 높게 뛰어주면 리프트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환호. 첫번재는 립이 없어져서 살짝 점프 두번째는 립이 제대로 팝업하고 공중에 한참 뜬 느낌인데 랜딩이 높은 곳이라 겁이 안남. 세번째는 사람들과 부딪힐 수 있어서 가능한 자제하고 네번째 점프오프했다가 팝업. 그리고 트리런으로.

언제까지 이런 점프와 범프, 그리고 트리런 스킹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관리 잘 해서 오래 타길 바람. 

전날 테니스 시합 갔는데, 거기 90대 할아버지 봄... 우와. 연세가 있으시니 잘 뛰진 못해도 공은 받아치심. 그 따님이 울 테니스 시합 멤버인데, 그 따님도 할머니. 

그리고, 이날은 스파게티 피드 Day라고 일년에 한번 패트롤 펀딩 및 파티. 여긴 패트롤도 풀 타임도 있지만, 주말에만 하는 파트 타임들이 많아서 유지비용을 이런 모금행사로 함. 패트롤들이 재료 다 준비하고 직접 요리를 해서 파는데, 어른은 6불 아이들은 3불. 가격도 무지 싸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동반 모임을 하는데, 아직 한번도 못 가봄. 울 애들이 집에 가자고. 거기 가믄 이쁜 강사 언니들 뿐만 아니라 튼튼하면서도 이쁜 패트롤 언니들도 많은데...흑.

애들이 그냥 뭐 좀 먹고 가자해서 한쪽 식당 주방에선 패트롤들이 스파게티 준비하고 우린 그냥 그날 팔다 남은 피짜 두쪽, 둘째는 칩두봉지와 음료수 나는 동네 브루어리 맥주 한잔. 여긴 좋은게 동네 브루어리가 많아서 정말 다양한 맥주를 맛 볼 수 있음. 심지어 울 집 바로 앞 쇼핑몰에도 브루어리가 있음. 그래서, 스키장 식당이나 바에 주말마다 맥주 종류를 바꾸어 놓을 정도인데 뭘 먹었었는지 기억하기 힘듦. 먹고 바로 출발해야 해서 라이트하고 크리스피한 걸로 근데 이름은 Serious Bru ㅋ.  거의 다 먹고 있는데 로이드가 아직 안갔네 하면서 이왕이면 그냥 있다가 스파게트 피드에 경품행사도 있고 재밌다고 있다가라고... 애들 보니.. 여전히 그냥 가자고.. 쩝. 저기 이쁜 언니 헤더도 와 있는데...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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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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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파우더 | 작성시간 17.03.06 ㅋㅋ 미련이 많이 남으신 모양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신호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3.07 실제론 이쁜 강사나 패크롤보다 튼튼한 강사 패트롤이 더 많죠. 울 동네 특히 산쪽엔 독일과 스칸디나비아계가 많아서 덩치들이 장난이 아님다. 근데 다들 착해요. 그냥 같이 수다 떠는 재미로. 친해진지 몇해되니 서로 다들 잘해 주고 그런거죠. 문화나 사고방식 다른 것도 왜 그렇게 하는지 설명도 잘 해주고 좀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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