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래야 꽃이 되지
아내의 성화가 있었다
'여보,여기 저기 이 나무 저나무는
당신 방으로 옮겨야 해요.추위를 너무 타서요'
나는 생각없이 대답했다.
'그 애들은 거기서 추위를 견뎌야 해
그래야 꽃을 피는 거지'
한참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자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너는 춥다고 난방 빵빵하게 틀어 놓고서-'
걸리는 애들이 한 두 놈이 아니지만
시키는 대로
평소에 서재에 올라다니며
눈에 봐 둔대로
하나 둘
이름 모를 애들과
동거를 시작했다
이 겨울에.
날 들의 마지막에
일찍 서재로 들어왔다
무덤 같은 서재는
그들로 인해 상쾌했다
'미안해요,우리가 괜히 귀찮게 해서요
본의 아니게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애는 고개를 숙이고
어떤 애는 눈도 맞추지 못하고
미안해 했다.
괞찮아,
나도 빌붙어 살고 있어
나 혼자 쓰기에는 아직 넓어
그러니
미안해 하지 말고
불편하다 여기지 말고
함께 지내자
어떻게 해서라도
이 한파를 견뎌야지
그래야 오는 봄에 기쁨이 되지
희망이 되지
노래가 되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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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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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심재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12.30 교회3층 모퉁이에 서재 겸 목양실이 있습니다.1주일,하루의 대부분을 거기서 보냅니다.4평정도되는 방인데요 사방,즉 본당,유아실,3층으로 통하는 계단,화장실에 갇혀 밖을 내다볼수 없는 모양입니다.나이들어 가고 변변찮은 목회연조 늘어나면서 남는 거라고는 살림살이(책)뿐입니다.어떤 때는 숨이 막히도록 답답하기도 합니다.아내가 겨울에 취약한 화분 몇 개를 서재에 두면 좋겠다 고 했을 때, 벌쩍 뛰었습니다.의연 중에 '내 공간'이라는 소유욕이 발동했던 거죠.그러니 그 애들과 함께 있으니 심심하지가 않습니다.물도 주고 문도 열어 공기도 마시게 하는 일을 하면서 친구가 되었답니다.애들아 잘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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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승호 작성시간 18.12.30 서재실에 둥지를 튼 화초들은
특권을 누리며 목사님과 함께하니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