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문학과 지성 시인선 216. 황인숙 시집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중에서. . .
똑똑 내리는 한두방울을 맞든 흠뻑 젖든
비가 되든 구름이 되든 바람이 되든
머리와 어깨를 타고 흐르든 흙속에 잠기든
수증기가 되든 강물이되어 바다로 흐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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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프카(프란체스카의애칭) 작성시간 15.05.15 명징 당신 소중한 이여~ 안아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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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스마일 작성시간 15.05.15 비, 온 세상을 촉촉히 적셔주는 비.
저 또한 이 세상을 흠뻑 적셔주는, 이 세상을 깨끗이 씻어주는 비.
그렇게 땅에 닿아서는 그저 흘러 흘러 머무는 곳 없이 흐르는 비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
작성자기쁨(D.R) 작성시간 15.05.17 멋진 시^^
말하고자 하면 말할게 생기네요.
굿나잇~~ -
작성자요정 작성시간 15.06.09 시가 경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