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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가 한턱 내기로 해서
크로와 분홍이 맑은하늘과
대하구이를 먹으러갔어요
반딧불이는 요즘 초저녁에
잠들어서 아침까지 잠을 잔다고
해서 아쉽지만 함께
하지 못했어요
지금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맛~~
새우를 먹으러 가자고 하니
맑은하늘이 깜짝 놀라네요
사실학교 다니면서부터
먹었어 하니 놀라네요
온가족이 새우를 좋아해서
매년 먹으러갔었는데
어느 해인지 알러지가 생겨서
겁이 나서 못갔었거든요
새우를 구우면서
떨어트리기도 하고
실수를 하니 시나브로가
오늘 우리 마누라 이상하네 하네요
왜? 라고 그러니
이런 모습 잘 못보잖아 하네요
순간 나는 이사람에게도
그동안 수없이 척하며 살았네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사람이 하는 말에 늘
퉁명스럽게 말하고
별일 아닌 일에 짜증 낸 사람은
그가 아닌 저였어요
미안합니다
저는 새우를 좋아하는 것보다
새우를 까서 먹여주는 걸 좋아하는
걸 다시 알게되었어요
크로는 분홍이 까주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네요
얼른 까서 크로에게도 건넵니다
축복의 10월 코스
모든 순간이 좋았지만
슬로우가 저절로와
함께 흐르며 깨어나는 모습에
따뜻하고 뭉클했어요
부럽기도 했구요
그 모습을 보며 저절로와 내가
따로가 아닌 그 모습이
내가 원하고 있는 것이 알아졌어요
생각속의 크로와 사실의 크로는
늘 다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렇게 결정했으니까요
사실의 크로는
딸에게 새우를 까서 주는 엄마의 모습인데
저는 늘 내동생 내가 도움을 주고
보살펴야하는 동생으로만 생각했어요
내 눈앞에 있는 그 모습 그대로
내동생입니다
가볍고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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