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제비집을 짓고 살다 떠났던 제비들이 올 봄 다시 돌아왔다.
제비집 안에서 새끼 네 마리가 깨어났고, 어미 제비는 새끼들을 먹이느라 하루에도 수없이 둥지를 왕래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냈다.
그 덕에 우리 집도 갑자기 식구가 늘어난 듯 활기가 돌았다.
나의 일상 역시 바빠졌다. 앙증맞은 새끼 제비들을 쳐다보는 즐거움에 빠졌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날이면 네 마리의 새끼가 저마다 입을 힘껏 벌려 먹이를 기다리고, 어미가 이를 다정하게 먹여주는 신비로운 광경을 목격하곤 했다.
그 모습은 미물에게서도 또 다른 삶의 이치를 배우게 만들었다.
그 순간,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짊어졌던 성경 속 욥의 고백이 떠올랐다. 친구들의 비난 섞인 아우성 속에서 그가 독백처럼 읊조렸던 간증이다.
"이제 모든 짐승에게 물어보라 그것들이 네게 가르치리라
공중의 새에게 물어보라 그것들이 또한 네게 말하리라
땅에게 말하라 네게 가르치리라
바다의 고기도 네게 설명하리라"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마주했던 새끼 제비들이었건만, 외출을 마치고 오후에 돌아오니 빈 둥지만 남겨둔 채 모두 떠나고 없었다.
자식 같던 네 명의 친구가 내 곁을 떠난 기분이었다. 아침마다 녀석들을 쳐다보는 것이 큰 낙이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고 나니 서운함에 자꾸만 빈 둥지로 눈길이 간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은 언젠가 떠나는 것이 운명인가 보다.
문득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가 마음속에 맴돈다.
빈 둥지를 바라보며 곰곰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정말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을 때 잘하고 있는가?'
생명의 말씀인 성경에는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라는 엄숙한 선언이 있다. 그런 종교적 선언이 아닐지라도, 매일의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서 만나고 교분을 나누는 이들을 늘 진심으로 대하고 싶다.
훗날 언젠가 내가 떠나는 날에 후회가 가장 최소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호정골에서
정종병 드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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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상림 작성시간 26.06.14 오랜만에 제비집을 보네요 어릴적 시골 초가집 아래 제비집을 의자 올라가서 알을 꺼냈던 기억이 있어요..매일.제비새끼들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하셨겠어요. 그런데 떠나바렸다니요. 얼마나 섭섭할런지 상상이 되지만 내년을 또 기다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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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우병택 작성시간 26.06.14
ㅎ
덕분에 성경 말씀 마음 깊이 새겨서 갑니다^^*
생명의 말씀인 성경에는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
라는 엄숙한 선언이 있다.
그런 종교적 선언이 아닐지라도,
매일의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서 만나고 교분을 나누는 이들을
늘 진심으로 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