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나

작성자찬샘|작성시간07.01.31|조회수1,234 목록 댓글 10
지금부터 까 발리는 이야기는 뒷산 호랑이가 담배를 뻐끔뻐끔 피울때의 이야기니까 절대로 흉내를 낸다거나하는 일이 없기를 빌면서 또하나 어릴때의 이야기를 까발려 보고자 한다.

겨울에 시골에서 청년들이 고기는 먹고 싶지만 그렇다고 시도때도 없이 닭을 잡아 먹을 처지도 못되고하니 자연 산에 돌아다니는 꿩이 표적인데 이놈의 꿩이 약기가 보통 약은게 아니라서 좀체로 잡혀 주지를 않는다.

요즈음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 겠지만 내가 어릴때 겨울에 읍내의 약국에 가서 “싸이나 좀 주세유”하면 덩어리로 된 싸이나(청산가리)를 팔곤 했었다.
이놈을 사다가 곱게 가루로 만들어서 콩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 솎에 귀개로 가루가 된 싸이나를 넣고 초로 땜을 해 둔다.

그리고는 눈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눈이 내리면 이제부터 싸이나를 놓으러 산으로 가는데 그냥 아무데나 독이 든 콩을 뿌려 놓는다고 꿩이 집어 먹는 것이 아니다.
먼저도 말을 했지만 꿩이란 놈이 약기가 보통이 아니라서 여기저기 콩알이 있어도 절대로 주워 먹지를 않는다.

자 이제 부터가 꿩과 인간과의 지혜 겨루기가 시작이 되는 거다.
눈이 내린날 아침에 짚을 한지게 지고 산기슭에 있는 밭으로 가서 밭두렁에 가지고간 짚으로 두어군데 불을 놓는다.
한참 있다가 불이 완전히 꺼진후에 재가 식기를 기다려서 검은 재솎에 독이든 콩알을 몇개씩 뿌려 놓고 그 숫자를 정확히 기억을 해둔다.
꿩이란 놈이 온 산이 눈에 덮혀서 먹이가 없는데 재솎에 콩이 들었으니까 이건 안심을 해도 된다고 생각을하고 집어 먹는 거다.

그러나 그 콩을 먹었다고해서 꿩이 금방 그자리에서 죽는게 아니니까 그 다음이 또 대단한 거다.
독이든 싸이나를 뿌려 놓고 나면 그다음엔 매일 아침에 날이 밝기도 전부터 어제 싸이나를 놓은 곳에 가서 꿩들이 독이든 콩을 먹었나 않먹었나를 조사를하고 먹었으면 곧바로 산으로 가서 다북솔 밑이라던가 풀섭등을 가지고 간 작대기로 헤쳐 보면서 꿩을 찾어야 되는 거다.
만약 이때에 제대로 찾지 못하면 엉뚱한 사람이 횡재를하는수도 있기 때문에 눈에 불을켜고 온 산을 이잡듯 뒤지고 다닌다.

그러다 보면 운이 좋은 날은 다북솔 밑에 죽어서 꽁꽁 얼어붙은 꿩을 발견을 할때가 있다.
그때 느끼는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기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을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째지게 좋은거다.

돌덩어리 모양으로 딱딱하게 얼어붙은 꿩을 집어들고 와서는 우선 배를 가르고 내장을 전부 꺼내서 버린다.
그러고 나서는 보통 닭잡는 식으로 잡아서 요리를 해 먹는데 이게 둘이 먹다가 하나가 청산가리 중독으로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좋은 거다.

우리고장에서는 정월 만두솎으로는 꿩고기를 제일로 첫기 때문에 음력 섣달 그믐께가 되면 꿩을 잡기 위해서 너도나도 싸이나를 놓지만 어느꿩이 누가 놓은 싸이나를 먹고 죽었다는 보증이 없으니까 눈밝은 놈이 먼저 발견을하면 장땡을 한거다.

그 녹성이 강한 청산가리를 이렇게 무방비상태로 사용들을 했다니 놀라운 이야기이고 매년 겨울이면 그짓을 반복하면서 지냈는데도 겨울에 싸이나로 꿩잡아 먹고 청산가리 중독이 되어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를 못했다.
참으로 무지보다 더 무서운건 없는 법이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울때의 이야기인거다.

20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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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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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흰민들레 | 작성시간 07.01.30 어렸을 때 꿩고기를 좀 먹었던 것 같아유. 닭고기가 귀하니까 그랬고나.
  • 답댓글 작성자찬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1.31 흰민들레님 그건 잘못생각이예요.꿩고기가 닭고기보다 몇배 고급이고 또 입수가 곤난하다구요.그래서 속담에도 "꿩 대신 닭"이란 말조차 있지 않어요?
  • 작성자어울림 | 작성시간 07.02.01 나이가 같은 사촌 오빠가 있는데...어릴적에 싸이나를 넣어 꿩을 얼마나 잘 잡아 오던지...동네 남자아이들이 저의 큰집에 남자 형제만 칠형제 라서 친구들 까지 모타 앉으면 남자들이 버글버글...콩에다 싸이나 넣는거 많이 보고 자랐네요...사촌오빠들 덕분에 꿩고기 많이 먹었던 기억이~~참 맛있었는디유~~~
  • 작성자nongbu | 작성시간 07.01.31 콩에다가 구녕을 뚫어 갖고 싸이나를 옇코 그 욱에다가 초를 녹하서 막아 농깨 언능 안 죽지다.. 글고 꿩이란 놈이 속이 이상타 시퍼서 땅을 박차고 날먼 그 심으로 못 가도 한 50미터 정도는 가 삐리고... 약 난 놈은 제 죄가 있씅깨 누가 주다 묵어도 말을 못 헝깨 새복잠 없는 놈이 쥔이랑깨요... 콩으로만 허는 거시 아니라 찔록열매에다가 여서 퇴까니도 많이 잡아 묵었는디... 참말인가는 몰라도 싸이나는 일차 폭발해 뿔먼 괘않타고 해서 겁 안내고 묵었는디... ^^
  • 답댓글 작성자찬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2.02 싸이나라고하면 또 나보다 나이가 위인 사람들이 그놈을 가지고 개울물에 풀어 넣어서 물고기 잡어먹던 일을 본 것이 생각이 나네요.나원참 지금 생각을하면 정말 어이없는 짓거리들을 했다고 생각이 들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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