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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필, 소설

온몸이 돌이 되어가는 박진식 시인

작성자김수영(Anaheim)|작성시간11.09.14|조회수951 목록 댓글 2

 

 

 

 

 

 

 

오늘은 [돌 시인] 박진식 씨의 시를 소개하기 전

시 노트를 먼저 게재합니다.

 

 

 

 

 

 

[43년 제 인생은 잔혹한 '생매장'의 과정이었습니다.]
 

'돌이 돼 죽어가는 시인' 박진식(전북 순창군 순창읍/ 1968년생)씨.

박씨의 병명은 '부갑상선기능 항진증에 의한 각피 석회화증'으로 과잉 생산된 칼슘이 몸 안에 쌓여 석회화해 온몸이 말 그대로 '돌'로 변하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압력을 견디지 못한 돌덩이들이 살을 뚫고 나올 땐 피부가 홍시처럼 헐어버립니다. 어머니가 쇠꼬챙이로 몸 안의 돌을 긁어내다가 쇠꼬챙이가 휘어버려 부둥켜 안고 울기도 했지요.]
 

박씨는 30여년 간 한번도 걸어보지 못했다. 관절이 딱딱하게 굳어 제대로 걸을 수 없는데다 실수로 넘어졌다가는 몸 속 돌들이 깨져 장기를 찌를 것이기 때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귀가 하얀 가루로 부스러졌을 땐 차라리 삶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74), 어머니(65)와 단칸 사글세 방에 사는 박씨는 제대로 된 병원치료 한번 받지 못했다.

 

[30여년 동안 눈앞에서 자식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가망 없는 치료로 더 이상의 짐이 되긴 싫습니다.]
 

[아무리 흉측한 모습을 해도 내 곁에 살아있는 게 효도]라며 박씨를 정성으로 간호해온 아버지마저 8월 간경화로 쓰러져 박씨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이미 심장, 폐 등 장기까지 30% 이상 석회화해 '마지막 순간'을 담담히 기다리는 박씨의 소원은 두 가지다.
 

부모님께 제대로 된 큰 절 한번 올리고, 투병기를 책으로 내 생활비라도 마련해 드리는 것이다. 손마디가 굳어 펜조차 잡을 수 없는 박씨는 입에 막대기를 물고 컴퓨터 키보드 글쇠를 하나씩 눌러 A4용지 150여장 분량의 시, 수필 등을 써왔다.
 

[사지가 절단된 사람도 '희망'이 있으니 행복한 것]이라는 박씨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왜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박진식 시인

 

 

왜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먼 산 한 번 쳐다보고 숨 한 번 내쉬렵니다.
왜 사느냐고 그래도 물으신다면
고개 숙여 두리번대다가
그댈 보며 미소 지으렵니다.

그런 대답 지겹게 봤소!
지랄하지 말고 속 시원히 말해보소!
왜, 사시오?
나 같으면 차라리 죽겠소.

당신은 왜, 사십니까?
나야 사는 것이 좋아서 사요.
나도 마찬가지요.


예끼! 이 사람아, 차라리 마지못해 산다고 하지.

말 다하셨습니까?
왜, 멱살이라도 잡고 싶소?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소.
왜 , 사시오? 뭔 낙으로 사냔 말이오?

당신이 내게 관심을 보여주니 삽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으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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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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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정희(뉴욕) | 작성시간 11.09.15 참으로 희귀한, 고치기 힘든 질환 같습니다. 참으로,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고, 그많큼 아픈 마음에서, 그렇게 훌륭한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수영(Anahe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9.16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별 병이 다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 크나 큰 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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