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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저씨 팬의 와닿는 글

작성자재가입00|작성시간23.11.30|조회수1,283 목록 댓글 23

예전 아이디가 없어져서 새로 가입했습니다.

후필즈가 아직 살아있는거에 감격하며…

 

이번 부엉이형 내한의 감동을 느끼다 찾은 인스타의

어떤 40대 팬의 글이 너무 와닿아 퍼와봅니다. 허락받았어요

 

노엘갤러거와 그의 밴드 하이플라잉버즈 공연을 다녀왔다. 전설적인 공연으로 기억된 09년도 지산에서 오아시스로 보고 다시 보는거니 꼭 14년만이다.

 

내 나이에 스탠딩으로 보는게 가능할까라는 고민을 잠시 하긴했지만... 당연히 스탠딩으로 봤다(아직도 종아리랑 발바닥이 아프다는..)

 

공연자체는 적당한 수식어를 찾기 힘들만큼 엄청나게 좋았다. 환갑이 다 되어가는 노엘의 나이를 잊게 만드는 보컬도 훌륭했고, 역시나 오아시스의 멤버였던 갬아처의 기타도 굉장했다. 잠실의 실내 공연장 대부분이 그렇지만, 공연장 구조자체가 태생적으로 사운드의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 한계를 뛰어넘는 사운드 역시 정말로 좋았다.(뭘 어떻게 한건지 정말로 신기했다)

 

하지만 다른것들은 다 차치해두고 그냥 90년대, 우리시대의 락스타의 노래를 듣는것 자체가 행복했다고 하는것이 가장 정확한 느낌일듯 하다. 

 

공연시작전 꽤 비싸보이던 수트와 타이를 맨 내 또래로 보이는 아저씨와 서로 기념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 아저씨도 혼자였고, 나도 혼자 였기 떄문이다. 그 아저씨는 내게 "아 나이먹으니 공연보기 참 힘드네요. 이제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네요. 젊을때는 시간은 많았는데 돈이 없었는데"라는 말을 남기고 공연장으로 사라졌다. 절절하게 와닿는 말이었다.(아 나는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데...ㅋ)

 

내 옆자리에 서서 공연을 본 어떤 아줌마(비하적인 표현이 아니라 적절한 표현이다)는 입장 후 공연이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 남편으로 추정되는 분에게 전화를 계속했다. 전화의 내용은 아이의 학원이 몇시에 끝나니 몇시까지 가서 어디에 주차해놓으면.. 어쩌고 저쩌고...

 

마음이 먹먹해졌다. 우리가 10대,20대였을때의 락스타가 환갑이 다 되어가는것처럼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각자의 지난한 삶의 고단함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공연시작 후 내 옆자리 아줌마는 공연시간 100분동안 f**king crazy라는 말이 어울림만큼 거의 미친사람처럼 공연을 즐겼다.(09년도 지산이 생각났다...)

 

삶이란 그런것 같다. 일상의 고단함속에 아주 가끔 있는 즐거움. 그것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나가는것. 나역시 14년만에 나의 예전 '롹'스타의 공연을 봤으니 이제 또 몇년은 잘 살아갈 용기가 생긴것 같다. 그것만으로 정말로 충분하다. "we're gonna live forever"

 

*덧붙임

공연장에 10대-20대들이 엄청 많아서 놀랐다. 교복이나 과잠을 입고와서 방방뛰며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오아시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아재음악' 취급을 받는 록의 밝은 미래가 보여 많이 흐뭇했다. 

 

*덧붙임의 덧붙임

아저씨 이제 그만 동생이랑 화해하고 다음에 올땐 오아시스로 와. 그러면 내 딸도 데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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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realsis | 작성시간 23.11.30 구구절절 와닿습니다 ㅜㅜ 추억이 있기에 아름다운 법
  • 작성자Marcie | 작성시간 23.11.30 대딩때(연식 나오나요??ㅋㅋ)
    남친이 오아시스 광팬이라 그때 노엘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공연장 갈때마다 중년의 아저씨 보면 혼자 너무 흠칫 놀램
  • 답댓글 작성자soulinj | 작성시간 23.11.30 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웃어서. 근데 딱 알겠는 그 기분ㅋㅋㅋㅋ
  • 작성자눈시울 | 작성시간 23.11.30 저도 십대부터 좋아했는데 어느덧 30대중반이 되었네요. 즐기는거에 나이가 무슨상관이겠습니까ㅎㅎ비록 저질체력으로 병나서 누워있지만 ㅎㅎ
  • 작성자샤랄라토키 | 작성시간 23.11.30 아 정말 공감가네요.. 저도 공연전까지 아이들이 엄마 어디갔냐며 영상통화하고 콘서트장 찍어주고 ㅎㅎ .. 출산3번하고 체력이 너무 허약해져서 좌석을 선택했는데 좀 후회했어요. 방방 뛰고싶고 소리지르고싶고 엉덩이 들썩거리고 옆분은 정말 가만히 감상하셔서 내가 소리지르는게 죄송ㄱ스러울정도....ㅎㅎㅎ
    스탠딩하면 다음날 애들도 봐야하는데 너무 힘들거같아서 못했는데.... 20대때는 무슨 좌석이냐고 스탠딩만 고집했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내일을 걱정하는 때가 왔네요 ㅜ.ㅜ 그래도 노래들으며 대딩때 생각도 나고 좋았습니다. 노엘이 칠순이되어도 건강히 월드투워해주면 아이들도 좀 커서 함께 콘서트 즐기고싶습니다 ㅎㅎ 그땐.. 오아시스로 좀 와주었으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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