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유치하죠? 근데 저랑 제 남동생 한테는 엄청 스트레스라서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남동생은 20대 후반, 부모님과 한 집에서 같이 살아요. 아버지는 항상 바쁘셔서 점심 저녁 전부 밖에 드시고 야식도 거의 안 드십니다.
근데 문제는 엄마예요. 저는 프리랜서고 남동생은 자영업해서 둘 다 낮밤을 좀 바꿔사는 경향이 있는데, 둘 다 일에 지친 날엔 밥이고 뭐고 다 귀찮아서 자주 시켜먹습니다. 둘 다 많이 먹는 편은 아니라서 예로들어 치킨이라 치면 한 마리 시켜서 둘이 나눠먹으면 딱 맞을 정도예요. 동생이나 저나 식탐이 없어서 그것마저 남을 때 많습니다. 제가 프리시작한 지 6개월쯤 됐으니 이렇게 시켜먹기 시작한 것도 그 쯤 됐겠네요.
근데 저희 둘만 사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음식 시킬 때 엄마한테도 물어보잖아요? 한 날은 동생이 중식을 먹고 싶다고 해서 엄마한테도 물어봤어요. 우린 '짜장+짬뽕+미니탕수' 조합으로 결정했고 엄마는 뭐 추가해줄까? 하고요. 근데 엄마는 항상 "나는 그냥 좀만 거들게" 라고 해요. 조금만 거든다는 게 정확히 뭘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본인 건 시키지 말라길래 알겠다고 했죠. 근데 막상 음식이 오면 그냥 같이 드세요. 옆에서 한 입 정도 맛보는 게 아니라 그냥 숟가락 젓가락 다 들고와서 식사를 하십니다. 심지어 진짜 빨리 드세요. 그럼 당연히 음식이 모자라잖아요? 그래서 프리 초반엔 시켜먹고도 동생이랑 라면 끓여먹을 때가 많았네요.
이게 몇 번 반복되다보니 학습효과가 생겨서, 이젠 엄마가 안 먹겠다고 해도 계속 물어봐요. "우리 배 많이 고파, 엄마 뭐 먹을건지 빨리 말해"(=뺏어먹지 말고 엄마 몫을 시켜줄테니 말해라) 라고요. 그럼 꼭 "난 그냥 한 입만 거들게" 이러세요 ㅜㅜㅜ 그래서 동생이 짜증나서 맨날 거든다고 해놓고 그냥 한 그릇 다 먹지 않느냐, 시킬 때 같이 시키게 세네번씩 말하게 하지 말고 빨리 시켜라, 이러면 삐지십니다. 자기가 먹으면 얼마나 먹느냐고, 그게 그렇게 아깝냐고요. 하....
그래서 한 날은 아예 말 안하고 엄마 몫까지 같이 시킵니다. 만일 분식을 시키면 원래 저희 먹을 몫에서 엄마 몫까지 더해서 시키죠. 그럼 딱 봐도 평소보다 양이 많잖아요? 그럼 화를 내세요. 대체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먹는게 얼마나 아까우면 아예 더 시켰느냐!' 이러면서요.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ㅠㅠㅠ 진짜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진지하게 말도 해봤어요. 대체 왜그러냐고. 엄마 먹는 게 아까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그냥 시킬 때 넉넉하게 시켜 셋 다 편하게 먹으면 좋지 않느냐고요. 우리 둘 다(동생+저) 일하느라 지쳐서 그나마 배달 음식 먹으면서 대화나눌때나 정신적으로 좀 쉬는데 엄마가 옆에서 '거든다'고 해놓고 식사를 해버리면 우리 둘 다 넉넉하게 못 먹는채로 일해야한다.
근데 이렇게 얘기하니까 우시더라고요 ㅠㅠ 배가 안 고플 때도 너희 둘이 이야기하면서 밥 먹고 있는거 보면 나도 배가 고파지는데 어떡하냐, 집에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사람이면 당연히 먹고 싶지 않냐, 시키기 전엔 분명 안 먹고 싶었는데 너희가 먹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먹고 싶어진다, 근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거냐, 이러시네요. 근데 그러면서도 3인분 시키는 건 싫으시대요. 어차피 자기가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굳이 3인분 시켜서 돈 낭비할 게 뭐있냐, 둘이 먹는 거에 좀만 한입씩 거드는건데 굳이 1인분을 더 시키면 자기 식충이 취급하는 것 같대요. 근데 진짜 진짜 많이 드시거든요 ㅠㅠ 동생이랑 국수 2그릇 시키면 앞접시 가져와서 동생꺼 반, 제꺼 반, 이렇게 덜어가서 본인 드실 거 한 그릇 만드는 분이세요.
여러분은 이 상황이 이해 되시나요? 저는 진짜 모르겠거든요. 저랑 남동생 둘 다 모자라지 않게 벌어요. 집도 두 분 노후 준비 차고 넘칠 만큼 되어계시고요. 저희 돈 없을까봐 그러는 건 절대 아닐텐데 대체 왜 저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최근엔 배달음식 뿐만 아니라 집에서 먹는 음식에도 저러십니다. 남동생이 일하고 들어와서 기진맥진한채로 라면을 끓이려는데 엄마가 옆에서 '나는 국물만 좀 거들게' 이러셨나봐요. 근데 남동생 라면 먹을 때 면보다 국물 더 좋아해요.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어서 일부러 면 몇 젓가락 버리는 애예요. 면까지 다먹으면 밥 말아먹을 때 너무 배부를까봐요. 근데 그걸 엄마도 잘 아시는데, 굳이 국물을 거들겠다고 하니까 짜증이 나서 라면을 아예 두 개를 끓였나봐요. 근데 그거가지고 또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네요. 국물 몇 숟갈만 주면 되는 걸 대체 왜 라면을 두 개 끓이냐, 왜 나를 식충이 취급하냐고....
지금 이 문제 때문에 남동생이랑 엄마가 3일째 말을 안 하는데 사이에서 저만 죽을 맛이에요. 동생은 이제 집에서 밥 안 먹겠다고 그러고, 엄마는 남동생이 오늘은 자기에 대해서 무슨 말 안하더냐, 사과할 맘 있어보이냐면서 자꾸 저한테 묻고요.
이런 엄마 심리가 뭔지 혹시 아는 분 계실까요? 대체 왜 이러시는 걸까요?
댓글말넘심
https://m.pann.nate.com/talk/349539016?&currMenu=talker&page=1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서우진(33) 작성시간 20.02.26 왜 저러는거야..
-
작성자아이돌 변백현 작성시간 20.02.26 저거 원문 댓글에 띵댓있었음.
원래 성격이 저런 게 아니었다면
존나 심리적요인이라고
자식들도 장성해서 이제 다 커버렸으니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본인의 역할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거 같다고.
자식들이 앉아서 밥먹을 때 대화도 나누고 하니까 같이 껴서 먹는건데 본인의 역할이 없으니 1인분 시키는 건 눈치보이는 거라 그랬나
엄청 자세하게 썻는데 진짜 이거다 싶었음 -
답댓글 작성자아이돌 변백현 작성시간 20.02.26 근데 이러나저러나
먹는 걸로 스트레스 주는 거 제일 짜증남
먹는 거 가지고 뭐라그러면 쪼잔하게 가족끼리 먹는 걸로 그러냐 이러니까 개빡침 -
작성자겨쿨 작성시간 20.02.26 하.. 나는 저 어머님이 되게 안쓰러워 물론 자식들 입장에서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긴 한데 심리적으로 많이 외로우신 것 같음
-
작성자시작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하리 작성시간 20.02.26 어머니가 너무 본인생각만 하시는듯.. 저게 바로 이기적인 배려 아닌가 난 심각하게 스트레스 받을거같아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