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에 청와대민정수석쯤 되면 청와대 근처에 관사 같은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경호실 직원들은 직원용 아파트가 있었으나 비서실 쪽은 비서실장만 공관이 있을 뿐
그 밑에 직급은 관사 같은게 전혀 없었다. 하는수없이 세를 얻어야했다.
마당이 100평 넘는 부산의 집을 팔아도 강남 30평 아파트 전세 값이 안됐다.
평창동의 조그만 연립주택에 세를 얻었다.
나는 그래도 변호사라 저축도 약간 있고 해서 감당할 수 있었다.
지방에서 대학교수하다 올라온 허성관 장관이나 권기홍 장관 같은분들은 서울에 전세 구할 돈이 없어 고생했다.
공직자가 지방에서 근무할 경우 웬만한 직급이면 관사나 사택이 있다. 경찰서장만 돼도 관사가 다 있다.
그런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경우 청와대 수석은 물론 장관조차 관사가 제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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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의 급여는 생각보다 적었다. 같은 급여라도 부처에서 파견되어온 관료들은 호봉이 높아서 그나마 나았다
바깥에서 채용한 별정직의 경우에는 1, 2급 등으로 급수만 높았을뿐 호봉이 낮았다.
내 경우엔 변호사 수입보다 적었다. 더 아껴쓸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나마 조금
있던 저축을 다 까먹었다. 그러니 고위공직자라 해도 업무 외의 생활이야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은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 전 수상 얘기를 자주 하며 부러워하곤 했다.
퇴근 후에 경호원 없이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가기도 해서 화제가 됐던 분이다
노 대통령은 그런 나라를 꿈꿨다. 일국의 수상도 그럴진대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이나 말할 나위가 있을까?
고위 공직자의 삶이 우리의 삶과 다른 사회야말로 우리 사회가 정상적 사회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생활은 힘들고 고달팠다. 업무 자체도 벅찬데다 매일 언론보도에 신경쓰고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종일 기자들 전화받고 응대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문재인의 운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