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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스압) 간단하게 알아보는 성전환(트랜지션) 과정

작성자언젠가추억에잠겨서|작성시간17.08.03|조회수16,332 목록 댓글 38

*트랜스섹슈얼(의학적 조치를 한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글이지 희화화, 조롱을 위해 쓴 글이 아니니 당사자에게 상처가 될 만한 반응은 삼가해주세요!



간단하게 알아보는 성전환 과정(인데 너무 길어서 아래 요약있음)




1.

GID(성주체성장애/성별불쾌감)검사를 통해 진단서 받기.

(인터넷에서 주워온 정신과 의사 사진.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습니다.)


가장 먼저 정신과를 가서 GID검사를 해야해.
GID는 진짜 성별인 정신적 성별과 신체의 성별이 맞지 않는 장애(성주체성장애/성동일성장애)라는 의미야. 장애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성별 불쾌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해. 이 GID 검사를 통해 트랜스젠더라는 걸 진단 받아야만 해.

보통 정신과에서는 GID 진단을 잘 내려주지 않아. 의사가 가진 편견에 의해 오진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 그래서 대부분 진단을 잘 내려준다는 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가. (드럽게 비싸…)

병원 가서 저 트랜스젠더입니다! 하면 바로 진단서를 주냐? 아니야. 무려 장장 서너시간에 걸치는 수 없는 GID검사, 심리검사, 뭔지 모르겠는 상담과 검사들을 수 없이 거치고 2주를 기다려야 진단서가 나와. 바로 나오는 건 정말 운 좋은 경우, 두 세번 이상 오가야 진단서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 공황 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불가능하다고 진단서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GID 진단을 위해서 많은 검사를 하기 때문에 질환을 숨기고 진단서를 받는 건 거의 불가능이야.

어쨌든 여차저차 어렵게 진단서를 받았다! (여기까지 대략 20~50만원 정도 들어) 그럼 그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




2.

호르몬 대체 요법 받기(호르몬 투여)

(인터넷에서 주워온 주사기 사진. 마약 관련 뉴스 기사에 있던 사진으로 본문과는 전혀 관련 없습니다.)

간단하게 라고 썼는데 1번 항목이 너무 기네ㅋㅋ 이제부터는 간단하게 쓸게.

호르몬 투여를 먼저 하고 수술을 한다면 생식기관이 멈춘 상태에서 기관을 제거를 하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훨씬 적어. 하지만 진단서만 있어도 일단 수술은 가능하기에 먼저 수술부터 하려는 사람도 있지. 그래도 여기선 호르몬 대체 요법 먼저 설명할게.

호르몬 대체 요법은 말 그대로 몸안의 호르몬을 대체하는 요법이야. 여성의 몸은 남성호르몬 약간, 여성호르몬 다수를 분비하고, 남성의 몸은 여성호르면 약간, 남성호르몬 다수를 분비하는 건 다들 알거야. 그렇다면 호르몬 요법을 위해서는 완전히 반대로 해야겠지?

그래서 FTM(Female To Male)은 여성호르몬 억제제와 남성호르몬제를, MTF(Male To Female)는 남성호르몬 억제제와 여성호르몬제를 투여해. 약으로 먹냐 주사로 맞느냐는 어떤 약을 투여하냐에 따라 다르고, 또 개인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군 문제 때문에 불필요하게 시간과 돈과 수고를 낭비하며 주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그래야 기록이 남으니까)

호르몬제를 투여한다고 몸이 짠! 바뀌지는 않아. 개인차가 크기도 하고. 그래서 호르몬 요법을 "수영장에 물감 한 스푼 풀어넣는 것" 이라 비유하기도 해. 그 물감 한 스푼이 아주 작은 양이어도,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이어도 어쨌든 그 수영장의 물 색을 다 바꾸어놓을 수 있는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되돌아 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주기적으로 호르몬을 투여받는다면, 빠르면 한달, 늦어도 1년 안에는 변화가 시작돼.

어떤 변화가 일어나느냐도 장담 못해. 일단 2차성징이 다시 일어나고, 목소리에 변화가 오고, 생식기능이 떨어져. 근데 이게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증상만 나타나는 것도 아냐. 호르몬 요법은 특히 간에 큰 무리를 주지. 그래서 지속적으로 병원에 다니며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호르몬을 투여받아야해.

자 이렇게 6개월~3년 정도 호르몬을 투여 받으면, 보통 다음 단계인 수술로 넘어가. 물론 수술은 하지않는 이들도 있고. (간단하게 한다 말해놓고 엄청 길다…미안)




3.

1차, 2차, 3차, 4차, 어쩌면 5차까지 이어지는 수술들

(인터넷에서 주워온 수술실 사진. 간 이식 수술 사진으로 본문과 관련 없습니다.)

수술…엄청 많다. 그래도 해야한다. 엄청 비싸다. 다른 나라가서라도 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의 진단으로 수술이 반려되는 경우도 있어. 너무 어리다던가(20대 초반까지도 어려서 반려되기도 해.), 몸이 약하다던가.

먼저 1차수술은 가슴 수술이야. 가슴의 지방조직과 유선을 제거해서 가슴을 없애거나, 실리콘 등을 넣어 가슴을 만드는 수술이지. 가슴을 만드는 건 흉터가 얼마 안남는데, 없애는 건 흉터가 꽤 크게 남는 편이야. 1차 수술까지만 하는 사람도 꽤 많아. 특히 FTM은 1차까지만 하는 이들이 많아.

2차 수술은 성기제거 수술. FTM의 경우 자궁, 난소, 난관을 적출한 후 질 내벽을 잘라붙여 질을 없애고 질구를 폐쇄해. MTF는 바로 3차 수술로 이어지는 게 아닌 이상 고환만을 적출해. 그런데 대부분이 바로 3차 수술로 이어지지.

3차수술은 성기 재건 수술.
FTM은 성기를 만들기 상당히 어려워. 허벅지나 엉덩이 등에 심을 박아 6개월 정도 기다리며 성기를 만들 살을 체취하고, 요도신경을 아래로 내리고 인공요도관을 삽입해 음경을 만들고, 음핵으로 귀두를 만든 후 구강점막으로 기타 부위를 이식해 만들어. 비용도 비용이고 신체적인 무리도 커서 많이들 하지는 않아. 성관계를 위한 발기가 필요하다면 임플란트로 유압 실린더를 삽입해서 버튼을 누르면 발기하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해 (보통 그 버튼이 고환이 되지…).
MTF는 대부분 2차와 3차 수술을 함께 해. 섣불리 고환적출부터 하면 성기재건이 힘들어질 수 있거든. 수술 방법은 두가지인데, 요도와 직장 사이를 잘라 해면체를 제거한 음경 표피, 정소를 제거한 고환표피를 반전시켜 삽입한 후 귀두로 음핵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잘라낸 요동와 직장 사이에 결장을 이식한 후 귀두를 이식해 음핵을 만드는 방법이 있어. 후자가 더 만족도가 높고 회복이 빨라 전자는 이제 거의 사장된 수술법이지. 두 경우 모두 만들어낸 질이 흡착되는 걸 막기 위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동안 질 안에 막대를 넣고 있어야해.

보통은 이 정도까지 하지만, 4차, 5차 수술을 하는 이들도 있어.

4차 수술은 목소리 수술. 등장한지 얼마 안되는 수술로, 성대 수술을 통해 목소리를 바꿔준다고 해. 5차 수술은 MTF에 한하는 안면 여성화 수술. 일반 성형수술과 비슷해.


이렇게 수술을 무사히 끝낼 때까지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과 체력이 필요했고 얼마나 많은 무시와 치욕과 혐오를 당했어야 했는지는 이제 잊어버려야겠지. 마지막 관문, 주민등록상 성별 정정 과정이 남아있으니까. (간단하게라고 쓴 게 슬슬 양심에 찔리기 시작하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쓰고 있는 거야)



4.

주민등록정정

(인터넷에서 주워온 대법원 사진.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습니다.)

법적인 성별과 나의 성별이 일치하지 않을 때 얼마나 큰 불편을 겪는지 짐작이 가니. 취업은 고사하고 일상적으로 신분증을 제시해야할 때나 성별 표기를 해야할 때 등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서까지 수 없는 불편함 마주해야하지. 그래서 마지막으로 주민등록상 성별을 정정하는, 성별 정정 신청을 하게 돼. ( 비수술 FTM이 성별 정정 허가가 난 판례가 존재하긴 하니, 수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는 하지 않을게. 하지만 수술 없이는 성별 정정이 상당히 힘들어.)

먼저 가족관계등록부 상의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해.

1. 대한민국 국적의 19세 이상 행위능력자, 현재 혼인 중이 아니며 미성년 자녀가 없는 경우.
2. GID진단 여부.
3.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 본인의 성별로 바뀌었는지 여부.
4. 생식능력을 상실하거나 향후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5. 범죄 또는 탈법 행위에 이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

이걸 다 확인 받아도 법원에서 허가를 잘 안내려줘. 부모님 동의서나 이성 애인의 증명이 있어야 하는 건 화나도 그렇다고 쳐. 도대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체 사진을 첨부하라던가 성관계에서 어떤 체위를,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적어내라는 등 서류 제출에서만 인권유린이 수두룩해.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이렇게 드디어 성별 정정 신청이 허가가 났다면, 길고 길었던 여정의 끝을 본 거야. 짧게는 1년, 길게는 20여 년의 고통의 시간들. 자신의 성별을 되찾기 위해 수 없이 노력했던 이들에게, 더 이상 차별과 혐오의 시선이 가해지지 않았으면 하고 글 썼어.

요약

성전환 과정
1. 정신과에서 GID(성주체성장애)진단
2. 호르몬투여
3-1. 가슴수술
3-2. 성기 제거 수술
3-3. 성기 재건 수술
3-4,5 목소리, 안면 성형 수술
4. 주민등록상 성별 정정
총 비용 40,000,000원~80,000,000원


*물론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비수술 트랜스젠더도 있고, 선택적으로 거치는 이들도 있다는 것 꼭 알아줘.

*최근 트랜스젠더에 대한 선동과 날조로 가득한 혐오글이 올라와서 끌올 해. 더 자세한 반박글은 추후에 쓰겠지만, 과연 "스테레오 타입의 여성" 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이 복잡하고 어려운, 금전적 부담이 큰, 온몸을 다 찢고 기우기에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그러고도 평생 의료 사각지대에 처해야하고 기본권 보장이 어려운, 트랜스젠더라는 삶을 살까에 대해 다시 생각줬으면 좋겠어. 누군가한테는 그냥 주장에 반박을 더해가는 이론일지언정, 다른 누군가에겐 끊임없이 싸우며 살아나가야 하는 삶이야. 그들을 차별해서 과연 얻는 게 있을지도 생각해봤으면.


정보 출처: 본인 및 지인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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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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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플초의생활화 | 작성시간 17.08.03 궁금한 게 있는데 트렌지션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많은 고통이 있다는 것이 트렌스젠더는 여성혐오의 산물이 아니다 라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건가...? 나도 글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나의 정체성과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생물학적인 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 것으므로 나의 정체성을 바꿔야 할지 아님 일치 시키도록 생물학적으로 바꿔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 답댓글 작성자플초의생활화 | 작성시간 17.08.03 내가 황인? 동양인으로 태어났지만 나는 나를 백인으로 인식한다면 나를 백인으로 바꿔야 하는 건가? 이게 비유가 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성별과 인종은 별개의 문제인 건지? 구냥 나도 헷갈려서 댓글 달아봄... 시비는 아님ㅠ...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크레이지크 | 작성시간 17.08.03 나는 이렇게 생각해 여자인 지금의 네가 어느날 갑자기 눈을 떴는데 남자의 신체로 변해있는거야, 그럼 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남자로써의 삶을 살 수 있을까?
    물론 본인의 성정체성을 여성과 남성 어디에도 두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 성과 육체적 성 간의 괴리를 느낄거라고 생각해.트렌스젠더들도 그런 느낌 아닐까?
  • 작성자twentytwo | 작성시간 17.08.03 트렌스젠더에 대한 글 많이 올라왔음 좋겠음 게이나 레즈는 어릴적부터 (소수자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글이나 만화같은 걸로 많이 접해봐서 익숙한디 트젠은 그게 아니니까 단편적인 인터뷰만 보고판단하게되더라고 나도 그분들이 어떻게 자신을 트렌스젠더라고 규정하게 되고 이런걸 모르겠음 쉬운일은 아닐텐데말얍.. 그래서 페미계랑 부딪히는가싶기도하고ㅜㅜ 글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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