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요즘 웹소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점점 과장되고, 과격해지고, 희화화되고 있음.
막말로, 웹소설 후려치기가 스포츠화되어간다.
웹소설이 뭘까? 말 그대로 웹소설은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됐던 그런 정체성을 가진 작품 모두를 포괄하는 것.
웹소설이란 명칭은 장르적 특징이 아니라 매체적 특징이 강한 네이밍.
심지어 재밌는 게 있는데, 사람마다 웹소설을 정의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며, 웹소설에 부정적인 사람일수록 웹소설의 정의를 좁게 본다는 것. 그... 클리셰물들. (다만 언급하자면, 웹소설의 클리셰로 떠올리는 게 되는 서사는 개인의 식견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어떤 양상이 생기냐면, 유명하고 오랜시간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인터넷 연재가 시초인 소설(드래곤라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등)은 물론, BL(boys love 약칭)이나 팩픽같은 것들도 웹소설에서 배제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때랑 지금은 양상이 다르지, 다른 장르로 봐야지.", "웹소설보단 벨이나 포타(포스타입, 대표적인 팬픽사이트)글이 낫던데."
한마디로 과장하고 단순화하고 조각조각 잘라, 깔 수 있는 것만 남겨놓고 깐다.
웹소설의 좋고 나쁨만 이분법적으로 따지기 위해 생겨난 이런 양상이 정말 생산성 있는 토론일까? 오히려 웹소설을 이분법적으로 고정하려는 편견의 재생산이진 않을까?
이 주제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몇 가지 단어의 개념을 알아봤는데,
순문학 : 근대 이후 일본문단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독특한 용어로 통상 통속문학이나 대중문학에 대해 독자에게 영합하지 않고 순수한 예술적 감흥에 의거하여 창작된 문학작품을 지칭한다. 따라서 '순문학'이라는 용어는 원래 문학작품의 형식이나 내용으로 규정되는 개념이 아니고, 작가의 창작 자세나 독자의 작품평가 등을 염두에 두고 사용된 호칭이라 할 수 있다. 순문학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
장르 소설 : 장르 소설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 등 이전에는 ‘대중소설’로 통칭되던 소설의 하위 장르들을 두루 포함하는 말이다. 장르 소설이란 말은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를 읽는 독자층과 적극적인 옹호자들이 증가하면서 ‘대중소설’이라는 용어에 깃든 멸시감을 피하기 위해 문학계와 출판계, 저널리즘, 옹호자들이 암묵적으로 타협하여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장르 소설 (대중문화사전, 2009., 김기란, 최기호) |
내가 주목한 부분을 짚어보자면,
1. 순문학이란 구분은 장르적으로 고정된 특성이 아님.
2. 장르 소설은 이 담론에서 사용되는 것보다 보다 넓은 의미고,
3. 순문학과 장르 소설은 서로 반의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단어가 아님.
따라서 장르 소설의 특징.txt 이라고 올라오는 몇몇 글은 지나친 일반화이며,
시대에 따라 장르 소설이 순문학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는 것.
(용어정리는 웹소설 담론에서의 잘못된 용어 사용을 되잡고 웹소설의 장르적 폄하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소재일 뿐, 웹소설이 순문학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야심찬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예를 들어 추리 장르의 소설은 일본 소설을 중심으로 꾸준한 스테디셀러고, 최근에는 sf 장르 소설이 순문학계에서 대두되고 있음.
(sf가 시대가 달라졌다고 그냥 대두된 건 아님. 과학 소설 문학상 개최와 같이 인재를 발굴하려는 관계자의 꾸준한 지원과 앤솔로지 제작과 같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해온 작가들, 인정받는 작품성을 가진 작품을 생산해 낸 작가의 업적 등 이 장르도 주류 문학으로 인정받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음.)
여담으로 대중 소설에 깃든 멸시감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용어가 장르 소설인데, 다시 세대를 돌아 장르 소설이란 용어에 멸시감이 덧입혀지는 걸 보면 장르 소설에 대한 문학계의 멸시는 유구한 역사라는 걸 느낀다.
대중 소설 : 다수 대중에게 읽히기 위해 흥미 위주로 지은 소설. ...그러나 소설내용의 예술적 승화 혹은 사회성 강조 여하에 따라서 순수소설과 대중소설 혹은 통속소설로 편의상 분류할 수도 있다. 순수소설과 통속소설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말하자면 수용자의 여건에 의하여 그 정의를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때도 많다. 소설을 고답적인 순수소설이나 위대한 소설문학만으로 제한할 때, 그것은 소설의 울타리를 너무 좁게 만드는 것이다. 소설의 가치를 규정하는 척도는 쉽지 않다. 대중소설 [大衆小說]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
개인적으로 "웹소설은 독서다 vs 아니다"같이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고정하려는 토론에는 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얘기를 해야 한다면 순문학이란 표현 대신 주류 문학이란 표현을 쓰려고 노력하는 중.
순문학 용어와 다른 점은 구분하는 기준이 작품성이 아니라 사회에 받아들여지는 척도로 구분한다는 것에서 가치 중립적이고, 비슷한 담론에서 작품성과 별개로 최신 유행 캐릭터를 필두로 한 상업적인 에세이 등이 에세이, 시라는 장르만으로 순문학이라고 명명되곤 하니 용례에 대해 좀 더 정확하다고 생각.
주류 문화 - 하위 문화 일반적으로 문화라고 하면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활 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나의 사회가 단지 하나의 문화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구성원들이 동일한 문화를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한 사회는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되며, 집단에 따라 각각 자기끼리만 공유하는 문화가 따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회 안에서도 청소년이나 도시, 농촌만의 독특한 문화가 존재할 수 있다. 이처럼 한 사회의 성원 대부분이 공유하는 문화를 전체 문화 또는 주류 문화라고 하고, 특정한 집단의 성원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를 하위 문화라 한다. 주류 문화 - 하위 문화 (통합논술 개념어 사전, 2007. 12. 15., 한림학사 |
즉, 웹소설은 하위문화(a.k.a 서브컬처)로써 마땅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쉽게 쓰여지고 쉽게 읽히는 생산과 소비의 특성상, 표본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생산될 수 있는 동시에 그 표본 하나하나가 조명받기도 쉬운 환경.
그렇기 때문에 웹소설 전체의 작품성을 쉽게 옹호하긴 힘듦.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웹소설의 작품성을 쉽게 폄하하기도 힘들어야 할 것.
웹소설 폄하는 순문학 우월주의와 맞닿아, 나역시 이 담론에서 한 발짝 벗어나서 아닌척 웹소설을 배제하며 고상을 떨긴 쉽겠으나, 백 개의 쭉정이 중에서 진심으로 애정을 갖게 된 작품 하나가 생기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하나만으로 쉽게 타자화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김. 어떤 것을 진심으로 좋아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겠지?
이제부터 본문입니다.
1.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 윤진아 저 | 1부~3부 총 7권 (完)
전쟁, 정치위주 중세판타지
네 고독을 동정한다. 네겐 구렁이 없어 고독을 보관할 곳이 없었나 보다. 내가 그것을 대신 채워 주었다는 사실에 사과한다. 하지만 모자란 것을 으스대 봐야 무엇하고 또한 이 긴 생은 어찌 살아가려느냐. 오스트레반트 도르커 팔메. 혼자 가거라. _1.5부 中 "나 너보다 안 어려. 네 삶이 내 것보다 고등하다고 속단하지마. 나도 열심히 살고 있단다." _1.5부 中 |
깊은 폭력에서 삶을 회복하는 이야기.
한 사람의 절망이 얼마나 깊을 수 있는지, 그 절망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애틋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골에 대해, 그 몰이해에 대해.
그것들이 예민한 긴장감을 가지고 비극 이루는 이야기고,
그 비극 속에서 외르타가 스스로 일어서려는 이야기.
마음의 고통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실제적이라 작가님이 뼈를 우려내 글을 쓰신 것 같았다. (트리거주의)
너무 재밌어서 읽기 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 있는 반면, 너무 재밌어서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소설도 있다. 나에게 이 작품은 후자.
외르타와 리볼텔라없이 감정적으로 홀로서기 할 수 있는 나를 상상하기 어렵다.
이 소설이 조아라에서 연재됐던 시기에, 조아라의 투베 전반의 작품성을 끌어올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편에 부담을 느낀다면 1부와 1.5부 두 권만 읽고 끝내라고 말해본다.
글의 밀도가 높고 깊이가 있어 그 두 권만으로 충분히 포만감 있었다.
외르타는 그를 떨쳐낸 손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제대로 서보려 했다. 악착같이 다리에 힘을 주었다. _2부 中 |
2. 패스파인더 | 여왕 저 | 1부~3부 총 8권 (完)
모험중심 중세판타지
25살의 생일날, 가람은 돌연 패스파인더로 각성하게 된다. 가람의 방에 생긴 차원의 소용돌이로 세상을 넘나들며 손등의 나침반 문양을 따라 모은 패스로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람의 고향은 살아있는 생물이 없어지고, 시간이 멈춰버린 '베이스캠프'화 되었다. 가람은 고향을 되찾기 위해 패스를 찾아 여행을 하게 되는데...
매력적인 세계관과 작가님의 필력이 정말이지 엄청난 소설. 앞서 언급했던 두 가지 소설의 종류 중, 이 소설은 전자다. 너무 재밌어서 읽기 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고 싶은 소설.
난 사실 이 작품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읽었으며, 25살에 내가 각성하길 디지바이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바랐었다.
(21/4/30 : 가람의 나이에 오류가 있어 수정)
파도는 아무리 부딪혀도 배를 깰 수 없다. 가람은 무의미한 시선으로 파도가 뱃전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하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가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들이 저 파도와 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걱정하고, 자신을 둘로 쪼개어 토론하고,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초조함에 발버둥 쳐도 파도는 배를 깰 수 없다. _ 1부 中 |
3.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 | 유폴히 저 | 1~3 (完)
아치 앨버트 윌리엄, 윈저튼 왕국의 잘생긴 한량 왕자님. 어느 날 서책 보관함에 도착한 편지를 받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럴 때 보세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며 사랑에 빠지던 설레는 여름밤이 그리워질 때. 『키다리 아저씨』, 『빨간 머리 앤』, 『리디아의 정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설들이 그리울 때. 출처 - 리디 책 소개 |
읽씹왕자라는 애칭이 있다. 서책 보관함을 통해 동화 속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는 서간체의 메르헨풍 소설. 특히 동화적 낭만에 대한 페미니즘적 재해석이 인상 깊었다. 가볍고 따뜻한 마음으로 읽다 3권에서 눈물을 쏟는 나를 발견.
그나저나 우린 정말 잘 맞는 것 같지 않나요? 지금 막 플로리안을 피해 집필실로 들어와 책상에 앉은 참이었는데 서책 보관함을 열자마자 스윽, 소리가 나면서 당신 서신이 도착하더군요. 이런 기분 좋은 우연이 나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난 이 세상의 대부분의 일이 타이밍의 문제로 완성되고, 또 어그러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주저앉았을 때 마침 거기 와서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운명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난 주저앉지도, 꼭 당신이 손을 잡아줄 필요도 없는 상태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당신도 거기에 있다는 것이 주는 위안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크네요. 당신의 6월, 나의 연초록 달이 끝나가는 밤에. 당신이 필요하다면 언제고 여기 앉아 있을 당신의 벗, 아치 앨버트. _2권 中 |
4. 솔라 레메게톤 | 유안나 저 | 1~10, 외전 총 11권 (完)
가상현대 오컬트 판타지
열여섯의 크리스마스이브, 평범한 우등생 문솔라는 마법서 『레메게톤』을 찾아 악마들을 봉인하라는 사명을 전달받는다. 출처 - 리디 책 소개 |
11권, 250만 자 분량의 방대한 소설. 소재가 말 다 했다. 오컬트풍 소재는 찾아보기 정말 힘들다. 소재와 함께 소재와 어울리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표현된 글을 찾기는 더 어렵다. 여담이지만 나는 이 소재와 세계관이 주목받지 못하고 솔라가 단지 무심녀고, 남자들이 많이 나오는 역하렘 소설이란 키워드를 단 것에 잠시 환멸을 느꼈었다. 이 작품이 여성향이라는 분류로 프로모션되지 않았더라면 소재적인 면에서 좀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서정적인 문체로 서사를 쌓아가는 힘이 강한 작가님. 흐름을 잡아 서사에 올라타게 된다면 휘몰아치는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솔라의 성장물.
그러나 1권에서 마이너한 감성으로 진입장벽이 있다. 작가님이 초반에 좀 더 긴장을 풀고 쓰셨으면 조금 더 팬층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
작가님의 다른 작품 <팬들턴 혁명>도 있다.
나는 무언가 정의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을 때 그것을 어떤 단어로 나름대로 규정하고 잡득하기에 충분치 않으면 비현실적이라고 느끼거나, 할아버지가 남겨 주신 유산이나 목사님이 주신 용돈처럼, 이유도 모르면서 손도 대지 않고 멀찍이서 계속 곱씹는가 봐. 그야 풀 수 없는 문제는 일단 뒤로 미뤄 두는 편이 합리적이기도 하니까. 어쨌뜬 그런 이유에서, 나는 단지 마냥 미루고 있는 건지도 몰라. 나 자신이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 슬픔이나 기쁨이나 선호 같은 건 언제나 내 곁에 있어서 스스로 돌보지 못한 채 뚜껑만 닫아 두고 방치하는 거야." _ 2권 中 그래도 너는 그 이름을 소중히 여기거라. 이름을 지닌 자는 다른 이름과 연결될 수밖에 없고. 늘 누군가의 다정한 이름만이 우리를 어둠으로부터 구원해 줄 테니까. _2권 中 |
5. 낙원의 이론 | 정선우 저 | 1~4 (完)
디스토피아 현대판타지
모든 것이 죽고 모든 것이 다시 태어난 미래. 특별한 힘 ‘온’을 다루는 동조자들은 권력을 잡고 시민들을 통제한다.도시연합군 총사령관 김서혁은 반란군 소탕 중 반란군의 ‘비밀 병기’라는 유은우를 생포한다. 전리품으로 등록된 유은우는 도시연합 중앙학교로 쫓겨나듯 입학한다. 학교를 졸업하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유은우. 하지만 온화한 미소 뒤 속을 알 수 없는 학생회 임원 서재희와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공격하는 미소년 정윤환까지. 유은우의 학교생활은 순탄치 않다. 그리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오래된 예언, ‘낙원의 이론’. 유은우는 도시가 오래 전부터 감추어 온 위험한 비밀에 접근하는데… 출처 - 리디 책 소개 |
새벽의 어떤 순간은 깊고 섬세한 균열 같아서, 제때 안 자고 깨어있다가 방심하면 발을 헛디뎌 그 틈으로 쑥 낙하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전신의 감각이 예민하게 돋아날 리 없다. 째깍째깍 벽시계 소리. 열린 창 사이로 비쳐드는 바람. _낙원의 이론 1권 中 |
6.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 김다현 저 | 1~4 (完)
근대 유럽풍 판타지
열차와 과학, 그리고 탄생성의 힘을 빌어 마법을 쓰는 마법사가 공존하는 세계. 디아나 솔은 가장 어두운 별, 암흑의 별 칼리스토의 축복을 받아 태어난 마녀다. 가장 어두운 별의 마녀답게 축복의 힘이 약했던 디아나. 그러나 그 주위에 일련의 사건들이 휘몰아치게 되는데.
세계관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던 소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 <새를 잊은 마녀에게>도 있다.
7. 테라리움 어드벤처 | 수하수하 저 | 리디북스 연재중
모험위주 게임판타지
전직 게임 업계 종사자가 쓴 소설. 방치형 수집게임 '무한 다이아'의 마지막 업적, 다이아 999,999,999,999,999개 리미트단위를 뚫어버린 제이. 끊임없이 샘솟는 무한 다이아와 함께 다이아를 화폐로하는 카드 수집형 rpg게임 <테라리움 어드벤처>로 이동하게 된다. 세계수의 영혼을 담고 있는 드루이드(유저 캐릭터)는 식물을 모체로 갖는 드라이어드와 영혼의 연결을 맺고 모험을 떠난다.
왜 작가님의 전직을 새삼스레 언급하냐 하면, 글에서 작가님의 그 정체성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단순히 스크립트 형식만 빌려온 게 아닌, 실제 게임같은 촘촘한 세계관 설정을 게임적 해석과 판타지적 묘사를 넘나들며 재해석하여 마스터 모드로 게임 스크립트를 읽는 것 같다. 무한 가챠를 돌리고, 온 서버 유저가 힘을 모아야 할 지지부진할 월드 퀘스트 스케일도 제이의 다이아로 해결한다. 게임덕후라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리고 식물덕후도 반가웠다. 나만 알 것 같던 무지개색 가지 유칼립투스도 식물 특성에 맞게 재해석되어 캐릭터가 되었고, 각식물에 얽힌 신화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판타지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자료 수집에 대한 집착이 느껴졌다.
8. 룬의 아이들 | 전민희 저 | 1부~3부
전통 중세판타지
1부 《윈터러》 소년검사 보리스 진네만의 이야기. 삼촌에게 가문이 멸망당한 보리스는 가문의 검 '윈터러'를 소지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그 검이 또 다른 위기의 원인이 되어, 사람들이 윈터러를 노릴 때마다 보리스의 마음은 겨울처럼 차갑고 삭막해져 간다. 여행의 끝에는 무엇이 기달릴지, 또 '윈터러'에는 어떤 비밀을 가질지... 살아남기 위한, 가문의 검을 지키기 위한 보리스의 여행이 시작된다. 2부 《데모닉》 3부 《블러디드》 출처 - 나무위키 |
국내성적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놀라운 수출 기록까지 있는 언급하기 새삼스러운 명작.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이번에 소개하는 건,
- 무려 1990년대에 나우누리 닷컴에 세월의 돌을 연재해 데뷔한 1세대 인터넷 소설 작가님이시다. 특히, 10년 만에 나온 3부 블러디드가 현재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 중이므로 웹소설 담론에서 당사자성이 철철 넘쳐흐르시는 분.
(추억의 인터넷 소설이라고 하면 보통 그 시절에 많이 보았던 학원물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것도 경험에 의한 개인의 식견 차이.)
- 하여 실제로 웹소설 담론에서 이 소설의 위치에 대해 유의미한 양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1) 배제하거나 (2) 같이 폄하한다. 웹소설 폄하에 자주 사용되는 모바일로 읽기 쉬운 짧은 문체(필력의 부재와 웹소설이 실질적 문맹률의 원인이라는 근거로 쓰인다)라는 특성을 '작가님이 카카페에 개정하면서 문체를 바꾸셨대잖아'라는 근거로 사용된다.
그러나 게임의 원작으로 쓰일 만큼 방대한 세계관과 작가님의 미려한 문체가 문장의 길고 짧음으로 결정되진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들 다 마이너한 소설 아니야? 수준높은 몇몇이 있어봤자 전체의 수준은 변하지 않아. 웹소설 독자는 수준이 낮으니까 이런 작품 있어봤자 사람들이 읽지도 않고 돈도 안돼. 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지금 소개된 모든 소설은 모두 웹소설계에서 유명하고 팬층이 두터운 네임드 작품이며, 이 소설들은 실시간, 일간 순위보다 월간 순위, 스테디셀러 순위로 갈수록 많이 노출되는 것들. 결국 여기서도 롱런하게 하는 '작품성'은 존재하고, 작가가 독자에 맞춰 쓰는 게 아니라, 언제 어디든 작가를 알아보고 찾아가는 독자는 있다.
끝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사용중인 닉넴이래 작성시간 20.07.16 낙원의 이론 진짜 개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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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알아많은생각이든다는거 작성시간 20.07.20 패파 낙원 .. 진짜개존잼 테라리움은 초반에좀보다가 연재처바뀐대서 기다렸는데 아직완결날람 멀었으려나
딴건읽어보고싶은데 한국이름? 아니면 등장인물을 못외워서 못보겠음 ㅠ -
작성자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작성시간 20.08.27 이 추천글은 찐이다... 진심 다 존잼
특히 나담은 정말....갓작이야 ㅠㅠㅠㅠ -
작성자비숑 프리제 작성시간 20.09.04 낙원의 이론 검색하다가 왔는데 주말에 여기있는 다른 소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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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Enhypen 선우 작성시간 21.04.11 서치하다 나담 표지보고 바로 들어옴 내가 사랑하는 책이야.. 묘사가 정말 좋고 내가 고전소설 좋아하는데 문체가 그런 느낌나 만연체ㅎ테라리움 어드벤쳐도 정말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