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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성지순례 제18화-산치대탑의 인연 이야기

작성자時雨松江|작성시간12.05.10|조회수1,486 목록 댓글 14

인도성지순례 제18

[산치대탑의 인연이야기]

[20091204, 4]

 

[2009124일 금요일]

 

  대중들이 다 모이자 유적지 정문을 마주하고 있는 제1탑의 북문 앞에 예불과 기도를 올릴 자리를 잡았다. 돌길 위에 찻잔과 향로의 케이스를 놓고, 그 위에 침향을 꽂고 차를 올렸다.

 

              [땅위라도 차와 향을 올리면 바로 불단이 된다]

  돌길 위에 목탁을 들고 먼저 삼배를 올린 후 예불을 드린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대중들의 목소리는 크게 떨리고 있었다. 대탑은 서쪽으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채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예불하는 우리의 왼쪽에 큰 나무들이 있어서 부처님의 자비로운 손길처럼 그림자를 드리워 주었다.

 

      [세상의 어느 곳이건 예불을 올리면 곧 그곳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이다]

 

                [부처님의 자비처럼 나무의 그림자가 등을 어루만졌다]

 

  석존께서는 80세에 이르자 당신의 열반을 생각하시며 카필라로 발걸음을 향하셨다. 여러 경전에서 스스로 설명하셨듯이 부처님의 육신은 너무 낡아 해체 직전의 수레처럼 삐걱거리고 있었다. 부처님의 열반을 짐작한 제자들도 하나 둘 합류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쿠시나가라의 숲에 이르신 부처님께서는 그곳을 여행의 마지막 지점으로 정하시고는 열반에 드셨다. 부처님의 임종을 열반이라고 하는 까닭은 단순히 육체의 끝이 아니라 일체 모든 괴로움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는 생사의 초월이라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는 사후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으시고는 재가불자들이 알아서 하도록 가만 지켜보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결국 재가불자들의 주도하에 다비식이 끝난 뒤 사리는 8등분이 되어 근본8대탑이 세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몇 백 년이 흘렀다.

 

             [산치유적지의 조감도-위의 중앙의 gate가 정문이다]

 

        [정문에서 본 제1탑(우)과 제3탑(좌)-두 탑은 약 45m쯤 떨어져 있다]  

 

  근본 8대탑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쇼카왕 때였다. 아쇼카는 기원전 268년에 왕위에 올라 36년간 재위하면서 전 인도를 통일시켰는데, 정복 전쟁을 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는 참상을 보고는 크게 뉘우쳐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 그는 결국 무력이 아닌 다르마(부처님의 법)에 의한 통치를 발원하게 되었고, 곳곳에 칙령을 새긴 석주(pilla)를 세웠다. 왕은 부처님의 행적을 따라 성지를 순례하였으며, 부처님의 유골이 봉안된 8대탑을 참배하였다. 탑을 참배한 감동을 모든 사람에게도 체험시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고자 왕은 7대탑을 해체하여 전 인도에 84천의 탑을 세우게 하였다. 바로 이때 산치에도 부처님의 사리탑이 세워졌다.

 

   [북문 쪽에서 본 제1탑-탑문이 솟아 있고 난순이 둘러친 뒤로 탑신이 보인다]

  예불과 반야심경 독경에 이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한 후 축원을 올렸다. 의식을 끝내고 다시 대탑을 보는 순간 문득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아쇼카왕은 왜 이 외진 곳에 탑을 세웠을까? 전해오는 얘기라며 가이드가 설명한 내용으로는 아쇼카의 왕비들 중에 아주 사랑하는 왕비의 고향이 이곳이었다고 한다. 그 왕비를 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이곳 언덕에 아주 멋진 부처님의 사리탑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 보고 있는 산치대탑은 아쇼카왕에 의해 세워진 그 모습은 아니다. 기원전 3세기에 세운 원래의 탑은 훨씬 작은 모습이었는데, 마우리아왕조를 이은 슝가 왕조(기원전185~기원전78)시대에 키웠다고 한다. 산치는 바로 슝가 왕조의 수도였던 비디샤(Vidiśā) 근처에 있었고, 슝가 왕조는 아쇼카왕이 세운 탑을 가운데에 두고 더 큰 형태의 탑으로 변형시켰으며, 그 후 굽타왕조를 거치고 다시 12세기에 이르도록 계속 확장되어 큰 사원을 이루었다고 한다.

 

            [제1탑의 서쪽 언덕 아래에 큰 사원이 있었던 기단이 있다]

 

           [제1탑 서쪽 언덕 아래 사원터를 지나면 그 아래 제2탑이 있다]

 

  현재의 산치 유적은 약 90m 높이의 언덕 위에 제1탑인 대탑과 제3탑이 온전히 남아 있고,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1~12세기에 걸쳐 제작된 많은 불탑과 사당, 승원(僧院,vihāra)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제2탑은 서편의 언덕 아래에 대사원이 있던 자리를 지나서 동떨어져 있다. 어쨌거나 산치는 불교미술의 보고이다. 우리나라 석탑의 기원을 설명할 때 언제나 이 산치의 탑이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불교미술에서의 산치유적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돌로 된 난순(울타리) 안에서 본 북문의 모습]

 

        [오른쪽의 난순(울타리)는 돌로 되었고, 왼쪽의 탑은 벽돌로 되었다]

 

  산치대탑의 외형적 형태는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봉분(封墳,anda)을 기단(基壇,medhi)위에 올려놓고, 봉분의 꼭대기에는 옛날에 귀인들에게 우산을 받쳐드렸던 습관이 있어서 사암(沙岩) 세 판으로 만든 산개(傘蓋, chatravali-우산 모양으로 둥글게 있는 것)를 윤간(輪竿-탑 꼭대기에 수직으로 있는 기둥 모양)을 중심으로 꽂아놓는다. 기단 주변으로는 난간을 둘러쳐서 성역(聖域)임을 표시하는데, 전문용어로는 난순(欄楯,베디카 vedikā-불교의 스투파와 같은 성역을 둘러싸는 울타리)이라고 한다. 이 난순(欄楯)에는 동서남북의 네 문을 설치하였는데, 이를 탑문(塔門,토라나 torana-불교 스투파의 사방에 나 있는 문)이라고 한다.

 

          [탑문 기둥의 부조에 사리탑을 봉안한 기쁨을 표현하였다]

 

                  [탑문 기둥 부분의 발자국은 부처님을 상징한다]

 

               [탑문 상단부의 조각들-보리수는 부처님을 상징한다]

 

       [탑문 상단부의 다양한 조각들은 부처님의 전생과 현생을 표현하고 있다]

 

           [탑문 가장 위쪽의 가로지르는 돌에는 연화문양이 새겨져 있다]

 

     [가장 아래가 난순(울타리), 중간은 기단과 통로의 난간, 그 위는 탑의 몸체]

 

              [제1탑의 몸체 위에 있는 조형물들-이를 상륜부라고 한다]

 

      [몸체 위의 사면체 구조는 우리나라 석탑의 평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탑의 가장 위쪽-둥근 부분을 산개라 하고 기둥 부분을 윤간(輪竿)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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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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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時雨松江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11 처음에는 누구에게나 쉽지만은 않지요. 그러나 높은 산도 오르다보면 언젠가 정상에 서게 되는 것이랍니다.
    시작을 잘 하셨으니 꾸준히 지속하시면 언젠가 문득 쉬워지는 때가 온 답니다. 열심히 하시길 응원합니다. ^^
  • 작성자묘월 | 작성시간 12.05.12 아름다운 일은 지극함에서 비롯됨을 배웁니다.
    산치대탑의 장엄함과 아름답고 정교한 조각들을 대하며, 당시 분들의 지극한 신심을 감동으로 느낍니다.
    돌위에 올린 차와 향, 엎드려 예불 올리는 스승님과 대중들, 크게 떨리는 예불의 목소리와 보석처럼 빛나
    보이는 대탑... 그 때 그 감동이 어떠하셨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동참합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말씀과 넘치는 자비심에 합장합니다. 스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時雨松江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12 아름다운 마음에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비춰 보이지요. 참 좋은 거울입니다. ^^
  • 작성자隨然 | 작성시간 12.05.13 마음으로만 만나던 부처님의 향기를~
    시공을 초월한 현장감이 배가 되는 산치대탑전 예불의식~
    섬세하면서도 장엄한 불교미술의 보고를 다시 살펴보며 ~ 감사합니다!_()()()_
  • 답댓글 작성자時雨松江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5.13 마음이 열려 있는 만큼 보이는 세상, 신심이 깊은 만큼 느껴지는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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