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게시글

등단 방식을 좀 바꿔볼 수는 없을까요?

작성자김혜태|작성시간18.12.28|조회수119 목록 댓글 5

퍼온 글입니다..^^


연말이 되면 다같이 신춘의 열병을 앓지요. 몇몇은 내년 행복한 출발을 하실테고 대다수는 다시 분을 삼키며 내년을 기약하겠지요.


해마다 겪는 열병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에 문학가로서의 등단 절차가 이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우리 나라 다른 분야들은 대부분 인재 선발 방식에서 발전할 때도 있고 퇴보할 때도 있을지 모르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문인을 양성하는 이 등단의 제도는 백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신춘문예의 경우 지금으로부터 거의 백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처음 만들어진 방식이 지금까지 조금의 변화도 없이 유지되고 있고, 문예지의 경우 과거 도제방식 비슷한 3회 추천제에서 신인상 공모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 말고는 역시 변화가 없습니다.


최근에 폭발하듯 터져 나오고 있는 젠더 문제, 성폭력 문제, 문단 권력과 갑질의 문제 등 여럿 부작용을 보여주었던 문단의 문제들 거기다가 늘 생길 수 밖에 없는 등단 및 선발과정의 비리 의혹 같은 것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정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걸 전통과 깊은 역사라는 명목하에 오히려 심화시키는 측면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요.


문단 외부에서 보면 그런 것들이 사실 매우 웃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이런 일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권력을 잡는 일도 아닌데 이런 일에서 문단권력이 어쩌고 갑질이 어쩌고 하는 자체가 매우 우습게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등단 방식은 몇가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등단이라는 절차를 없애자는 의견도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등단이라는 절차 자체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등단이라는 절차를 없애면 결국 출판사에서의 출판 또는 문예지에 원고를 싣는 자체가 등단이 되는 것이므로 방식만 달라질 뿐 부작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행 등단 절차의 가장 큰 문제는 신문사, 출판사, 문예지 이 각 매체들이 각자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현행 등단 절차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보면


첫째, 등급과 서열의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공공연히 문예지의 등급표라는 것이 돌아다니고 그 자료는 공식적으로 공인된 자료도 아닌 십년도 더 전에 일부 대학교수들이 임의로 만든 서열이 아직도 신봉되고 있지요. 한번 거기에서 밀린 문예지는 다시 올라갈 방법도 없고 한번 높은 등급을 받은 곳은 떨어지지도 않지요. 게다가 정기적으로 심사가 있다거나 등급이 조정된다거나 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런 것으로 인한 서열이 매겨지고 등급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문청들은 자연히 등급이 높은 곳에 하고 싶어하고 당연히 높은 등급으로 분류된 곳에 우수한 문청들이 몰려들 수 밖에 없고 단순히 노력한다고 바꿀 방법도 생기지 않는 것이죠.

그게 수시로 조정되고 검증되어 바뀐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예를들어 어떤 문예지로 등단을 했는데 얼마 후 그 문예지가 하락하여 등급이 떨어진다면 출신 등단자의 등급 자체가 함께 하락하게 되고 또 등급이 오른다면 덩달아 등급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기겠지요.

즉 자신이 등단한 문예지의 부침에 따라 등급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거지요.

실제로 지금도 그런 곳들이 몇몇 곳 있습니다.


둘째, 선발 방식에서의 다양한 부작용과 비리 의혹들 입니다.

겉으로는 신춘이 되었던 문예지가 되었든 어디라도 공정을 주장하고 또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좀체로 선발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의혹은 없어지지 않지요.

자기가 키운 제자를 자기가 심사를 해서 뽑아 준다라는 의혹이라거나 스승이 대신 써주다시피 한다는 대필의 의혹, 심지어 여러 가지 거래의 의혹까지 의혹은 쉽게 없어지지 않지요.

신춘문예 같은 경우 인적사항이 표시된 표지를 제거하고 본문만 본다고 말을 하지만 그게 없다고 해서 자신이 손봐준 작품을 몰라보겠는가 라는 합리적 의심까지도 없앨 방법은 없다는 것이지요.

작년의 경우 내 작품을 줄테니 당선이 되면 상금은 나를 달라는 식의 거래 시도까지 공공연하게 SNS 상에서 이야기되고 했었습니다.


샛째, 등단장사 문제 입니다.

소위 A급, B급, C급 등에 조차 거명되지 못하는 여타의 문예지들은 당연히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지요. 심지어 오직 돈벌이의 수단으로 문예지를 하는 것 같은 의심이 드는 문예지도 부지기수로 보이는 것이구요. 어쨌거나 그런 곳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것이 등단을 미끼로 등단자에게 상금을 주기는커녕 심사비를 요구하거나 책의 구입을 강요하거나 정기구독을 강요하는 형태로 마구잡이 등단을 시키고 숫자를 늘려 대량으로 등단을 시키는 소위 등단장사를 하는 것이죠.

월간으로 발행하는 곳들 중에는 매달 너댓명 이상을 등단시켜서 일년에 50명 이상을 등단 시키는 경우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의 글을 쓰는 자질 부족의 사람들에게 시인 소설가 명함을 마구 달아주는 것이죠.

그렇게 등단한 사람들은 대부분 글 쓰기 보다는 여러 가지 문인 단체에서 명함을 가지는 것에 연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등단을 장식화하게 되는 것이죠.


그 이외에도 등단에 관해 수많은 문제가 있는 것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등단 이후까지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의 부작용이 이어지지요.


그래서 한가지 제안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 글을 누가 읽고 받아들여 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생각이라도 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등단 절차를 각각의 신문사, 문예지, 출판사 등에서 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되었든 문인단체 협의체가 되었든 문예지 협의체가 되었든 신문사 협의체가 되었든 한 두개 정도로 통합하여 운영하자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신춘문예를 문화부에서 주관하는 형태이지요.


문화부 장관이 주체가 되어 연2회 신춘문예, 가을문예 식으로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이죠. 분기별 연4회도 좋구요.


그렇게 해서 1명을 뽑는 게 아니라 신춘문예 20명 가을문예 20명 이라든가 적정 인원을 뽑는 것이지요.

심사는 여러 명의 심사위원을 두어 각각 점수를 매긴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공정과 경향적 편중을 피하고, 또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현직 교수나 창작교실 운영자 등은 철저히 배제한 그런 방식으로 운영을 한다면 최대한 부정을 방지할 수 있겠지요.


또 그렇게 운영을 하게 되면 작품 이외의 요소 즉, 나이가 젊은 사람만 뽑는다라던가 문창 출신만 뽑힌다든가 어떤 곳은 어떤 지역 사람만 뽑힌다든가 그런 문제들 역시 최소화 하고 오직 작품으로만 승부를 할 수 있는 공정을 기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요.


신춘문예만 보더라도 중앙일간지의 시 부문의 경우 5천편에서 7천편이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걸 하루에 두명 정도의 예심위원이 심사를 해서 10편에서 20편 정도 본심에 올리고 그걸 다시 본심 위원이 하루만에 보고 결정을 하게 되지요.


우리가 50~60편 정도의 시가 실린 시집 한 권도 하루에 다 읽기가 벅찬데 5천편 이상 되는 시를 하루에 두명이서 다 읽고 판단한다는 자체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결국은 다 읽지 않고 결정이 난다는 것이죠. 제목만 읽고 버려지는 작품도 엄청날 것이라고 추측될 수 밖에 없지요.


제가 제안하는 방식이라면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문화부 등에서 주관을 하여 마감 이후 최소 일주일 이상 예심기간을 두고 많은 예심 위원을 두고 꼼꼼히 읽어보고 판단할 수 있지요.


거기다가 그렇게 하면 중복투고가 되냐마냐의 문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도전자는 자신이 준비한 베스트 작품을 내놓고 승부를 해볼 수 있는 것이죠.

또 그렇게 해야만 심사위원의 성향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도 최소화 할 수 있게 됩니다.

소위 00신문은 서정이 뽑히고 00신문은 모던한게 뽑힌다라는 식의 경향 눈치보기가 사라지게 되겠지요.


나이 문제도 연령대별로 배정을 할 수도 있죠. 그건 들어오는 원고에 따라 연령대별로 차등을 좀 둔다해도 양해할 수도 있는 것일테구요. 경향별로도 다양하게 뽑아줄 수 있지요.


이 방법이면 지금 만연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으며 평생을 꼬리표로 따라다니는 등급 문제도 해소될 수 있지요. 우리가 돼지도 아니고 등급이라니요.^^


게다가 이런 방식이라면 소위 등단이후 신춘이나 문예지에 따라 00파 00파 식으로 무리를 짓는 파당짓기 같은 부작용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아무튼 이런 방법이 어떨지 제안을 해보고 싶은데 과연 귀를 기울여줄 사람이 있을까요? ^^


물론 이런 방식으로 해도 또 좋은 자질을 가지고도 그 방식으로 선발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입니다. 선발이라는 형태 자체가 자유분방한 실험이나 파격이 허용되기 어려운 구조니까요.

그럴 경우 직접 출판을 통해 독자와 바로 승부를 거는 방식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쓰다보니 상당히 장황하게 길어졌습니다만 문단에 들어온 뒤 오래 전부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더랬습니다.


여러 분들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학성 | 작성시간 18.12.31 한번 쯤 깊이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점일 것이다
    사실 저는 등단을 하지 못한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는 문학생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직 서툴고 모자란다는 미흡함 때문이다
    우리는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은 글을 쓸줄 아는 국민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눈에 뛴다
    학교 교육에서 논술 그리고 편지쓰기 등을 강조한 교육은 등단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보면
    많은 국민들이 글을 써서 발표 할 기회는 또 다른 교육일 것이다
    등단을 강조하다 보니 글을 써 보고 싶어도 서먹서먹해하는
    현실이 특권을 누린자만 글을 써야하는 갑질같은 불쾌함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등단에 너무 연연하여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도태되지 않나 하는


  • 작성자김학성 | 작성시간 18.12.30 많은 좋은 길잡이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건필하여
    주옥 같은 감동을 주셨으면합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혜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1.02 선생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 작성자夏林 안병석 | 작성시간 19.01.06 신춘문예와 문예지 신인 등단 방식에 따른 부작용 불협화음 등을 여러 각도에서 고찰한 글 잘 읽었습니다.
    1. 문제는 각 장르에 등단하고자 하는 사람의 수가 부지기수라는 것이 현실입니다.
    수요는 넘쳐나고 공급의 문은 좁으니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2. 제기하신 바로잡을 방법론, 등단을 일원화 하자는 의견은 이론일 뿐 현실에서는 어렵지 않을까요?
    신춘문예 공모 한 곳당 5000~7000편 응모라면 한 곳으로 일원화 했을때 줄잡아 수백만 편의 시 수필 동화 소설 희곡 평론 등을 어떤 심사 인력과 소요경비를 투입하여 어떤 기준으로 우수작품을 선발해낼지 막막하겠지요.

  • 작성자夏林 안병석 | 작성시간 19.01.06 3. 어려운 관문을 뚫고 신인상으로 내로라하는 신문사나 문예지에 등단을 했더라도 명예와 부의 완성이 아니라 고난과 가난의 시작이라는 점이 서글픔이지요. 특 A B C D E F 어떤 문예지에 등단을 했더라도 취미나 자기수양 자기만족을 뛰어넘는 직업영위는 어렵다는 점이지요.
    4. 현재 일가견이 있는 문체관광부 장관 체제라서 그나미 조그마한 혜택이라도 더 보고 있는 실정입지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