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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색(色)은 무상하다'를 생각하다가

작성자不貳過|작성시간24.03.02|조회수182 목록 댓글 20

예전에 ‘형색은 무상하다, 소리는 무상하다, 냄새는 무상하다, 맛은 무상하다, 감촉은 무상하다, (마노의 대상인) 법은 무상하다.’를 생각했을 때, 소리가 무상한 것은 그나마 머리로(개념적으로)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냄새가 무상한 것도, 맛이 무상한 것도, 감촉이 무상한 것도, 법이 무상한 것도 그나마(머리로)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들은 소리는 곧 없어지고 마니까요, 지금 맡은 냄새도, 지금 맛본 맛도 곧 없어지니까 무상하다고 머리로(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이 감촉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니까 무상하다고 머리로(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마노의 대상인 법도 떠올랐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니까 무상하다고 머리로(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형색이 무상하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저 나무는 1시간이 지나서 보아도 역시 저기에 있었고, 어제 보았던 자동차도 오늘 보니 그대로 있었고, 며칠 전에 보았던 김철수는 오늘도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형색은 짧은 시간에는 무상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혹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무상한 것으로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다시 ‘형색(色)은 무상하다’를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눈으로 인식되는 형색들이 있나니 ...’라는 경문의 말씀과 함께 ‘형색은 나무, 자동차, 김철수라는 개념이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할 것이다.’라는,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동영상 법문 등에서 들은 ‘배우지 못한 범부는 눈으로 볼 때, 보이는 것을 개체로, 중생으로, 사람으로, 남자로, 여자로, 개념으로 봅니다. ...’ 라는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저에게 처음으로 ‘아, 나는 그동안 : 눈으로 인식되는 형색들이 있나니 ...에서 형색을 형색(모양과 빛깔)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나무•자동차•사람 등의 개념으로 이해했구나. 그래서 개념에서는 무상하다는 특징을 뽑아내기가 어려운 것이었구나.’ 라는 이해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김철수를 만나고서는, ‘눈으로 인식되는 저기 형색’과 ‘알음알이를 가진 저런 몸의 김철수’를 구별해 봅니다. 그래서 눈으로 인식되는 형색은 ‘미소 짓는 모습’이고, 알음알이를 가진 저런 몸의 김철수는 ‘김철수가 미소 짓는 모습을 한다.’라고 구분합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시 김철수를 만납니다. 눈으로 인식되는 김철수는 ‘화난 얼굴 모습’이고, 알음알이를 가진 저런 몸의 김철수는 ‘김철수가 화난 모습을 한다.’라고 구분합니다. 그렇게 연습하니까 형색은 무상하다는 말씀이 조금 이해되는 것 같았습니다.

 

즉 김철수를 보는데, 조금 전에 보았을 때는 웃었고 지금 보니까 화낸다고 할 때, ‘형색이 무상하다’는 것은 웃고 화내는 (알음알이를 가진 저런 몸의) 개념으로 “김철수”를 본다는 뜻이 아니고, 김철수라는 개념은 빼고 그냥 웃는 모습과 화낸 모습을 본다는 뜻이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귀로 인식되는 소리가 무상하다는 것이 이해되듯이 형색이 무상하다는 말도 머리로(개념적으로) 조금 이해되었습니다. 조금 전에 들렸던 바람소리는 어느새 사라져 버렸듯이 조금 전에 보았던 미소 짓는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형색은 무상하다고 머리로(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웃는 ‘김철수’로, 성낸 ‘김철수’로 인식하게 되면 인식의 전도가 일어나서 무상의 특성을 뽑아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으로 인식되는 형색들이 있나니 ...’ 라고 할 때의 형색(色)은: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라고 할 때의 물질(色)과는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형색(色)은 눈으로 인식되는 모양과 빛깔로, / 물질(色)은 무더기의 하나로 경문에 나오는 말씀처럼, 네 가지 근본물질과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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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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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위자 | 작성시간 24.03.13 아위자 <중첩>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 <전자의 '전자괘도'>라는 것이 이해가 온다.

    - https://www.youtube.com/watch?v=yoJ8-T6_XBA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 작성자不貳過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12 예, 아위자님. 말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실력이 부족하여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회원님들께서는 아위자님의 말씀을 이해하셨기를 ...)
  • 작성자不貳過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12 어쩌면 지금부터의 저의 댓글이: 아위자님의 공부에 대해 어떤 비평을 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견해를 교환한다는 취지에서 저의 의견을 올립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과학적 지식과 관련하여 저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 과학적 지식은 오온 중에서 色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그러나 受, 想, 行, 識을 이해하는 데는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 과학적 지식은 眼耳鼻舌身意에서 眼, 耳, 鼻, 舌, 身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그러나 意를 이해하는 데는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3. 과학적 지식은 色聲香味觸法에서 色, 聲, 香, 味, 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그러나 法을 이해하는 데는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답댓글 작성자不貳過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12 (언젠가 ebs 중학 과학 강의를 들었는데: 휴대폰 소리가 귀에 전달되고, 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되고, 대뇌에서 명령을 내려 다시 신경을 통해 손으로 휴대폰을 받게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휴대폰을 받으려면 ‘귀-소리’의 영역에서는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일어나는 정신현상들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습니다. ‘지금 바쁜데 누구지?’ / ‘요즘 여론 조사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하니 받지 말까?’ ‘혹시 친구 전화일까? 등 여러 가지 정신현상들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물질 현상과 정신 현상은 다른 영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눈으로 인식되는 色들이 있으니 ...’라는 경문에서 : 만약 과학에서 말하는 입자 같은 것을 육안으로 보려고 한다면 우리의 눈에는 인식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눈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감각적 욕망의 수준에서 언급하는 色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한편, 아비담마 교학에서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물질과 관련하여(?) ‘깔라빠’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意-法’의 관계에서 지혜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 작성자아위자 | 작성시간 24.03.12 <영화 감상>


    https://www.youtube.com/watch?v=tJSWrBIAtvI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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