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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추억

작성자푸른 돌(靑石)| 작성시간22.09.03| 조회수3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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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1.먼 남녘의 섬이 상일이 고향이다.
    이제 다리가 셋이나 놓여 섬이라 볼 수 없다. 그것도 모자라 해저 턴넬까지 계획을 세우고 있어 격세지감이 든다. 조용한 섬마을이 사통팔달의 도로가 뚫리고 개발되면 아름다운 전원 마을의 정취와 풍경이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중학교까지 고향서 나오고 서울로 유학을 와 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 당시는 입시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로 각 학교마다 입학시험을 따로 봤다. 그야말로 치열한 입시 경쟁시대였다. 실업계지만 공립이라 입시율이 제법 높았다. 당시 실업계는 공부는 잘 해도 대학을 못갈 형편인 집 아이들이 많이 갔다. 그러니 역대 대통령 중에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분이 두 분이나 된다.
    상일이도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했다. 그러나 세상 일이 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고 성공적인 삶인지도 알 수 없다. 사람마다 꿈이 다르고 목표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싶을 것이다. 돈이면 안되는 게 없는 세상이다. 좋은 집과 자동차 호화로운 생활은 돈이 없으면 꿈 꿀 수 없다. 그리 사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세상이 다 그렇게 보인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2.청계천의 변천은 곧 서울의 발전사(發展史)고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청계천 7가에는 헌책방이 줄지어 끝이 안보일 정도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참고서 사러 많이 갔다. 과목마다 헌책을 사면 절반값보다 싸게 살 수 있다. 운 좋으면 간혹 새 책도 구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되어선 문학전집이나 '한국야담사화전집'을 사기도 했다. 대학시절 방학에 고향을 가면 동네 남녀 중학생 열댓명을 집회소에 모아놓고 영어 수학을 가르쳤다. 영어 수학을 각 한 시간씩 하는데 중간에 10분을 쉬었다. 그 쉬는 시간에 야담사화전집에서 본 이야기를 해주면 그렇게들 좋아했다. 공부시간에는 산만하던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해주면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며 재미있어 했다. 아이들이 공부보다 이야기 들으러 오는 것 같았다. 아이들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해줄려고 이런 저런 책을 많이 봤다.
    간혹 고기 잡으러 낚싯대 들고 바닷가로 나간다. 바다낚시는 물때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기들이 밀물과 썰물따라 들어오고 나간다. 썰물때는 고기가 거의 물지 않는다. 물따라 깊은 바다로 나가기 때문이다. 밀물따라 고기들이 해안가로 돌아오면 자리를 잘 잡고 기다려야 한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3.우리집 바로 뒤 기와집에 사는 당숙 한 분이 있었다.
    촌수가 한 항열 높아 삼촌뻘이었다. 당숙 집안이 자손(아들)이 귀해 위로 딸만 여섯이었다. 결국 할아버지께서 후처를 들여 딸 셋을 더 둔 끝에 겨우 아들 둘을 봤다. 그러니 귀한 자식이었다. 그 당숙은 어릴 때부터 집안 일은 일절 안시켰다.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 당숙이 시간만 나면 낚시하러 다녀 바다낚시 도사가 되었다. 간혹 그 당숙을 따라 바다낚시하러 갔다. 그런데 물때마다 위치와 포인트를 정확히 꽤뚫고 있는 당숙을 당할 낚싯꾼이 동네에 없었다. 남들은 거의 빈 바구니로 돌아와도 그 당숙은 항상 고기를 많이 잡았다.
    언젠가 여름에 밤낚시를 가는데 따라가 보았다. 작은 방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 그리 멀리 나가지는 않았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하늘엔 크고 작은 별이 반짝였다. 멀리 맞은 편 육지 도회의 전깃불이 바다에 훤히 드리워 노란빛의 파도가 출렁거렸다. 밤낚시 포인트는 바다밑 모래밭 해초가 많은 곳이다. 그런 곳에 고기가 잘 놀았던 것이다. 광어나 도다리는 모래밭에 가만히 엎드려 있다 먹이가 지나가면 순간적으로 뛰어올라 낚아채는 것이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4.언젠가 겨울 방학 때 혼자서 바다낚시를 갔다.
    낚싯대라곤 동네 이웃집 대나무밭에서 베어내 만든 것인데 당시 누구집에나 한두 개는 있었다. 혹시 모르니 낚시줄과 추와 낚시를 더 여유를 갖고 간다. 깊은 물 속 바위에 낚시가 걸리거나 얽히면 낚시가 떨어지거나 간혹 낚싯줄까지 통째로 끊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때 봐서 미리 나가 바다 지릉이를 잡는다. 선창가 안이나 밖에 갯지릉이가 있을만한 곳을 호미로 파면 나온다. 낚시에 쓰이는 지렁이만 골라 작은 알루미늄 그릇에 담아 해초를 뜯어 덮어준다. 지렁이를 많이 잡으면 며칠간 미끼로 쓴다.
    가장 흔한 고기가 놀래미다. 작은 넘이 잡히면 놓아준다. 어디나 크고 작은 복어들이 떼지어 몰려다닌다. 복어떼가 몰려오면 다른 고기가 오지 않으니 장소를 옮겨야 한다. 친구랑 같이 다닌 적도 있지만 가능하면 낚시는 혼자가 좋다. 몇이 몰려 다니면 바닷가로 놀러가는 것이다. 고기가 언제 입질할지 모르기에 조용히 집중하며 기다려야 한다. 입질하는 그 순간을 놓치면 허탕이다. 하기사 어쩌다 재수없는 넘은 꼬리나 배가 낚시에 걸려 올라오기도 한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보다 봄 가을이 낚시하기 좋은 철이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5.미역따는 날 잡아 1년에 한 번 온 동민(洞民)을 동원한다.
    긴 해안가를 동네마다 경계를 지어 관리한다. 어느 동네라도 바다낚시는 누구라도 허용한다. 그러나 바다 해안가는 동네마다 소유권을 인정하고 그 동네 공동자산으로 누구나 마음대로 채취하게 해줬다. 해산물 값이 오르고 돈이 되니 공동소유와 공동관리를 하며 개인이 마음대로 채취하지 못하게 막았다. 동네 이장이 우선 1차 관리인이고 이장 외 다른 분을 관리인으로 선정해 해산물 채취를 감시하게 했다. 언젠가 외부인이 야밤에 배를 바닷가에 대놓고 미역과 돗나물을 채취해 가는 바람에 난리가 났다. 지서에 신고했지만 절취범을 잡지 못했다. 멀리서 기관선을 타고 온 전문 도둑이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미역은 겨울에 채취한다. 미역이 가장 많이 자란 어느 따뜻하고 좋은 날 잡아 온 동민을 동원해 미역을 뜯는다. 뜯은 미역의 절반은 동네에 내고 반은 자기 집으로 가져간다. 그러니 어린 아이와 노인만 두고 온 동민이 다 나온다. 그렇게 뜯은 미역은 1년 내 식구들 생일상에 국끓여 올리고 나머지는 읍장에 내다 팔아 가용에 보탠다. 간혹 잔칫날 같은 미역따는 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아슬히 떠오른다..^*^
  • 작성자 ▒ 飛龍 ▒ 작성시간22.09.03 깊어가는 주말 밤
    좋은 글과 댓글들 재밋게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보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3 9월 첫 토욜밤이 깊어 갑니다..
    늘 건강히 즐겁고 편안한 주일
    되세요..감사합니다..^*^
  • 작성자 손희순 작성시간22.09.03 좋은글을 보니 옛 추억 그려지네요 잘보았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4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희망찬 날들이 되세요..^*^
  • 작성자 청천장희한 작성시간22.09.04 이사진이 정능천이 청개천과 마주하는 곳 같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마장동 옛 경찰병원이 있던 산 같아요
    내가 있을적에 이곳에 불이 낫는데 소방관이 왔으나 불을 끌수 없어 도자를 가지고 멀쩡한 집을 밀어 더는 불이 번지지 못하게 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검정다리가 있던 곳인가 싶어요
  • 답댓글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2.09.04 네..
    청계천을 저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다녔던 고등학교가 신당동 청계천 변이라
    3년간 오며 가며 보면서 청계천의 변화를 자연히
    보게 되었답니다.
    한 때는 나쁜 환경과 우범지역으로 소탕의 대상이
    된 지역이었습니다..천지개벽을 이룬 청계천을 보면
    격세지감에 빠지게 됩니다..항상 건강하시고 복된
    나날이 되세요..감사합니다..^*^
  • 작성자 차차차 작성시간22.09.06 향상좋은글많이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오빠생각 노래가 예추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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