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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장

작성자푸른 돌(靑石)| 작성시간23.04.23| 조회수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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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3 1.겨울이 훌쩍 물러가고 화창한 봄 날이 되었다. 온 산과 들이 날로 푸르러지며 녹색이 짙어만 간다. 나무마다 새 잎이 돋아나 봄바람에 살랑대며 흔들거린다. 작은 골목엔 그동안 잘 안보이던 참새도 몇 마리가 재잘거린다. 간혹 삐익 삐익 울어 쌓던 직박구리는 이제 새끼 치느라 바쁜지 조용하다. 제비도 올 때가 지났는데 금년에도 우리 동네를 찾지 않는 것 같다. 바로 옆 위례 신도시가 여기 저기 건물을 지으니 그 영향이 클 것이다. 이전에 텅텅 빈 땅일 때는 집 짓기도 좋고 새끼 키우기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빈 땅이 점점 줄어드니 자기 네가 살 자연 환경이 아님을 알고 오지 않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옆 건물에 제비 한 쌍이 새끼를 키웠다. 봄에 집을 부지런히 짓더니 네 마리가 태어났다. 동네 사람들은 경사 났다며 모두 좋아했다. 그 때 제비의 육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시골서 자라면서도 그만큼 가까이서 제비가 육추 하는 과정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어릴 때라 해마다 보니 무심코 예사로 봤던 것이다. 처음 네 마리가 자랐는데 한 마리가 밀려나 바닥에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길 고양이가 물어가는 걸 보고 동네 아주머니가 보고 알려줬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3 2. 금년 들어서는 아직 제비를 못 봤다. 우리 동네는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않으니 볼 수가 없다. 시내를 벗어나 서울 근교에도 제비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공기가 나쁘고 환경이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 시골 초가 지붕 처마 끝에 어떤 해는 두 쌍이나 세 쌍까지 집을 지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제비를 쫓지 않고 잘 보살폈다. 마당에 쳐 놓은 빨래 줄에 여러 마리가 앉아 재잘거리면 꽤나 시끄럽다. 그래도 시끄럽거나 귀찮아 하는 사람이 없다. 흥부네 제비가 복을 물어다 줬다는 전설로 길조(吉鳥)라 여긴다.
    지금은 시골에 초가집이 없어 제비 집 짓기가 더 힘들 것이다. 초가집 처마 만한 좋은 장소가 없다. 간혹 보면 일반 건물 외벽 코너나 베란다 밑에 집을 짓기도 한다. 우선 비를 피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 고양이나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지 않고 새끼를 무사히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끼들이 한창 자랄 즈음엔 비 오는 날도 부지런히 먹이를 잡으러 나간다. 비 오는 날도 뭔가 날아다니는지 한 시도 쉬지 않는다. 참새나 비둘기처럼 아무거나 먹지 않고 날 것만 잡아 새끼를 키우는 걸 보면 신통하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3 3.지금도 옆 건물엔 이전 제비집이 그대로 있다. 그 건물 1층에 뜻밖에 오토바이 가게가 들어왔다. 이런 곳에 웬 오토바이 가게가? 했더니 최근 몇 달 동안 주인이 가게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다. 다른 데 가서 일하고 여기는 창고처럼 쓰는 것 같다. 별 관련 없는 분이라 명함만 한 번 주고 받았지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온 동네가 조용하다. 부동산 경기도 좋은 시기가 아니고 경제 사정도 녹녹치 않다. 잘 나가던 수출도 내리막이다. 이렇게 장기간 수출이 역진한 적이 없다니 경제가 위기로 달리는 것 같다. 우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모든 경제가 선순환의 활기로 넘칠 것이다. 그런데 정 반대로 달리니 불황이 깊어지며 오래 갈 것 같다니 모두 걱정이다.
    그동안 동네서 형 동생하며 친했던 부동산 사장이 업계를 떠났다. 3년 여 전에 동네 친목회 회장을 하던 아우가 갑자기 넘어져 골반을 크게 다친 후유증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또 한 아우는 부인이 병원에 입원을 하는 바람에 가게를 정리하고 이 업계를 떠났다. 그 아우네 가계를 인수한 젊은 사장이 개업 했다며 인사하러 다녔다. 드디어 아우가 완전히 우리 업계를 떠났구나 하고 쓸쓸한 감회에 젖었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3 4.벌써 낮 기온이 초여름 날씨를 향해 달린다. 금년 봄은 더운 날씨가 평년보다 늦게 오는 것 같다. 이전에 4월 중순이 넘어 가면 벌써 초여름 날씨로 달렸다. 그런데 금년은 아직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가지도 않고 여름이 금방 올 것 같지 않다. 상일이는 더위보다 추위를 더 잘 탄다. 그래서 더운 여름이 추운 겨울 보다 낫다. 원래 좀 약한 체질이라 겨울이 더 힘들다. 더우기 무릎 신경통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새파란 총각이 무릎이 시리다 하면 고향 형수나 아주머니들이 막 놀렸다. 아이를 낳은 아주머니들이 대개 산 후 조리를 잘못해서 얻는 병이 무릎 신경통인데 "총각이 뭔 일이 다냐?"며 놀렸던 것이다. 언젠가 한 해 겨울에 구들장이 내려앉아 전혀 연탄 불을 피우지 못한 냉방에서 겨울을 나고서 얻은 병이다. 그러나 증상은 겨울에만 무릎에서 찬 바람이 분다. 그러니 참을만한 정도라 무슨 병이라 여기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증상은 은근히 평생을 괴롭혔다. 책상에 앉으면 무릎이 시려서 항상 손으로 무릎을 만지거나 비볐다. 병 같지도 않은 병이 피곤하고 힘들게 했다. 학창 시절에 고향을 가면 보약도 해주고 침도 맞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3 5.며칠 전에 고향의 한 동네 친구가 전화가 왔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 친구는 오랜 객지 생활을 접고 귀향을 했다. 아마 친구가 귀향을 한지 벌써 20여 년이 다 돼 가는 것 같다. 그 친구는 시골에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고향 집과 전답이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다.
    동네 안에 있는 선산을 20여년 전에 납골묘로 조성했다. 중학교 교장으로 계셨던 분이 퇴직하고 집안 종친회를 만들어 스스로 회장을 맡았다. 벌써 20여년 전이니 앞 날을 내다 보시고 산소는 점점 없어질 것이니 납골묘를 조성하자니 집안 어르신들이 처음엔 모두 반대했다. 그 당시만 해도 화장 문화가 태동하기 전이라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10년도 지나지 않아 화장 문화가 전국을 휩쓸었다. 우선 산소를 쓸 곳이 없어졌다. 그리고 산소 관리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 해마다 성묘철이면 벌초 하느라 자손들이 가장 힘들어 했다. 추석 전에 더운 날씨에 높은 산의 산소를 다니며 벌초를 해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작성자 ▒ 飛龍 ▒ 작성시간23.04.24 덕분에 좋은글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
  • 답댓글 작성자 푸른 돌(靑石)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23.04.25 밤이 깊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새 봄이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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