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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마음바라지 (03/11/10/달의 날)

작성자김순현|작성시간03.11.10|조회수206 목록 댓글 5
photo by wheellove.org
자기를 그대로 두어라. 그러면 하느님이 샘솟을 것이다. ♥ 매튜 폭스
자기를 신뢰하지 못할 때 찾아오는 심각한 병이 있습니다. 도무지 자기가 못 마땅하고 시원찮고 하찮고 마뜩찮아 보이는 것입니다. '나는 왜 남보다 못할까? 내 얼굴은 왜 아무개처럼 예쁘지 않을까? 내 자리는 왜 저 사람의 자리보다 초라할까? 나는 왜 저 사람보다 가난할까?' 하면서 가슴앓이를 하는 것입니다. 이 병이 심하게 도지면 그 다음에는 성형수술이 시작됩니다. 이를테면 "아무개 연예인처럼 예뻐지자" 라는 표어에 휘둘려 눈 코 입 가슴 허리 종아리 할 것 없이 온몸에 메스를 가하고 주사바늘을 대는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태도를 가리켜 강박증이라고 부릅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닦달하고 다그치고 학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강박증입니다. 그것은 우리 바깥에 있는 기준으로 우리 자신을 닦달하고 재단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자기 개선보다는 자기 파괴가 되기 쉽습니다. 그런 삶은 자율적인 삶이 되기보다는 타율적인 삶이 되기 쉽습니다. 바깥에서 제시되는 기준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그 원리를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하기 쉽습니다. 자기도 파괴하고 남도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파괴적인 자학과 강박증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 신뢰입니다. 그것은 자기야말로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이 자각을 품은 사람의 입술에서는 다음과 같은 고백이 터져 나오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엡 2:10)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사랑하듯이, 하느님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에서 제외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있다면, 그 사람이 스스로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난 것일 뿐입니다. 자기야말로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작품, 누구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고귀한 영혼, 바깥에서 제시되는 미적(美的) 기준에 이러쿵저러쿵 재단되지 않는 걸작임을 자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 신뢰입니다. 자기 신뢰는 자기 사랑의 동의어입니다. 자기를 신뢰하는 사람은 자연히 자기를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는 자기를 신뢰하고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이웃도 사랑할 수 있음을 밝히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야말로 하느님의 작품임을 자각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하느님의 작품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또한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걸작으로 만드시고 다른 사람도 걸작으로 만드신 하느님을 신뢰할 테니까요. 17세기의 에크하르트로 일컬어지는 앙겔루스 실레시우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든지 나의 온전함을 부인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포도나무 줄기에서 나를 꺾어내는 자다." 참으로 대단한 자각과 자기 신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저런 기준으로 나를 쪼개거나 가르지 말아라. 나는 하느님의 걸작일 뿐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 나를 무녀리로 보지 말아라. 나를 쪼가리로 보지 말아라. 제발 나를 통째로 봐달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깥의 기준으로 자기를 닦달해서는 안 됩니다. 바깥의 기준으로 자기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기를 다그치던 바깥의 잣대를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합니다. 남의 기준으로 자기를 재던 태도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기를 있는 그대로 놓아두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자기를 놓아두는 훈련이야말로 자기 신뢰와 자기 사랑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랑으로 이어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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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베땅이 | 작성시간 03.11.10 나를 그대로 두면 정말 하나님이 솟아나실까여?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 늘 포장된 내 모습... 그 모습 그대로... 아직은 자신이 없네여... 그래도 이 모습 그대로가 싫진 않습니다. 더 좋은 모습이고 싶어하는거 욕심이겠죠^^;; 나도 하나님이 솟아나는 통짜리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어쩜 이미 그런 인간일지도 모르져..
  • 작성자항상 진실케 | 작성시간 03.11.11 학교운동장달리기...몸이 건강해야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운동 일주일에 한번정도를 달리게 되나 봅니다...이 놈으 강박증이! 뛰는 동안도 나를 부지런히 쫓아 오드라구요... ^^ 이곳에 들려서 힘이 되는 위로를 또 받고 갑니다... 평안하시길...
  • 작성자김순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3.11.11 베땅이님! 자신을 가지세요. 자신은 곧 자기 신뢰가 아니겠어요? 포장하지 않은 모습을 신뢰하는 겁니다. 포장에 매달리지 않는 거죠. "나는 나니까요." 하느님은 우리를 보실 때 통째로 보십니다.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하느님은 우리를 두루 감찰하시고, 속속들이 아신다"는 말씀요. ^^*
  • 작성자김순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3.11.11 항상 진실케님! 무엇이든 자기를 다그치고, 자기를 괴롭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선한 것이 아닙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것이나, 안에서 솟구쳐 자기를 못 살게 하는 것에 끌려다닐 수는 없습니다. 누가 뭐래도 곁님은 어엿한 하느님의 걸작이 아니던가요? 자기를 놓아주는, 그래서 평화를 맛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 작성자파비올라 | 작성시간 03.11.11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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