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한국음식이 생각납니다.
매일 고기위주의 유럽 식사가 부담이 되고
아침과 매 식사때마다 따라나오는 빵을 보면 매콤한 한국 음식이 생각납니다.
어제도 총감독부부, 악장부부와 함깨 밤 11시까지 식사를 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고민을 듣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더군요.
차를 마시고, 스프를 먹고, 셀러드와 큰 고기 덩어리를 다 먹었습니다.
맛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이야기하다보니 다 먹게 됩니다.
아니 이곳 식당은 무슨 셀러드와 고기가 2인분처럼 많은지???
한국음식은 먹고나면 위에 부담이 없는데, 유럽 음식은 살을 찌우는것 같습니다.
몇일간 감기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습시키는 것이 귀찮을 만큼 머리가 띵하고 의욕이 떨어졌습니다.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역시 건강은 정신적인 이유가 더 큰것 같습니다.
한 달간 러시아와 불가리아 6개 도시에서 6번의 공연을 지휘했고
마지막으로 7번째 공연을 위하여 불가리아 브라짜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 연주여행은 첮날부터 조금 힘이 들었는데 브라짜에오니 몸이 나아지는것 같습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동쪽으로 100Km 가량 떨어진 브라짜는
오케스트라 수준은 딴곳 보다 나은것도 없지만 분위기가 좋습니다.
지휘자의 말을 열십히 경청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착한 오케스트라입니다.
쉬는시간이 긴것이 이해가 안 되지만 다행인것은 쉬는시간에 연습하는 단원들이 여럿 있습니다.
참 특이한 풍경이지만 지휘자의 입장에서는 예쁘게 보이는 단원들이지요.
재정이 어려운지 지방 악단들은 단원을 줄이고,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지원금도 줄어들게 만들었습니다.
필요 없는 설명이지만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제가 한 달간 돌아다니는 상황을 그려드리겠습니다.
모스크바에서는 코스모스호텔에서 머물렀는데 큰 호텔이 인터넷이나 와이파이가 문제가 있었습니다.
호텔에서는 로비에서 된다고 하는데 30분을 기다려도 연결이 안되어서 포기했습니다.
물론 매일 5만원을 따로 계산하면 방에서 편안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뭐 인터넷 하나 열어보려고 매일 5만원을 지불하려니 아까워서 며칠을 인터넷없이 조용히 지냈습니다.
아침에 식사를 하러가면 부페로 잘 차려놓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먹는데 신경이 써입니다.
신기하게도 일요일은 손님이 적어서 조용했고 아침 7시 반경에 가니 또 조용하더군요.
혹시 코스모스 호텔에 머물일이 있으신분은 참고하시길 ...
저는 모스크바에서는 거의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왜 택시를 안타냐고 하겠지만
미터기없이 매번 흥정하고 또 가끔은 바가지때문에 다투어야하는일이 짜증이 납니다.
러시아는 아무나 택시가 됩니다.
내가 차를몰고 길을가다가 방향만 맞으면 가격을 흥정하여서 갑니다.
가끔은 택시기사의 잘못으로 길을 돌아가게 되었는데도 흥정한 액수보다 더 요구합니다.
머지않아서 러시아에도 택시에 미터기가 설치될 것 같습니다.
연주는 모스크바시내와 근교도시에서 2번을 했는데, 모스크바 심포니가 잘하니까 잘 마쳤습니다
공산혁명의 선구자 레닌의 고향 울리야 놉스크에서는
필하모니 옆의 호텔에 머물렀는데 좀 특이했습니다.
저녁에 다음날 아침을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에 식당에서 방으로 배달을 해 주더군요.
12년전에 불라디 보스톡에서 경험했는데, 러시아에서만 있는 스타일 입니다.
레닌 기념홀에서 연주를 했는데, 공산주의시절에는 날렸던(?) 공연장으로 대가들이 거쳐갔던 홀이었지요.
오케스트라역시 한때는 단원이 되는순간 집을 한체씩 받았는데, 지금은 공산주의도 끝나고 ...
그러나 100여명의 단원들은 앙상블능력이 뛰어났고, 전통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니즈니 노브 고로드의 호텔에서는 체크인을 할때 식권을 잔득 주길레 받았더니
아침, 점심을 먹을때마다 한장씩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호텔에서 아침만 주는데
극장장 안나가 저를 배려한다고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챙겨주더군요.
우리는 이르면 또 고민이 됩니다.
먹고싶은것을 먹고 싶은데, 밖에서 먹으면 내돈을 내고 먹어야 하니 고민에 빠지게 되지요.
그래서 방법을 찾은것이,
친구들을 호텔로 초대하여서 내가 점심을 대접하면서 식권을 여러장 소진해 버리니 맘이 편해지더군요.
역시 무엇을 많이 가진다는 것은 마음에 부담이더군요.
식권이 줄어드니까 맘이 편안해 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2장은 사용을 못하고, 불가리아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다음에 언제 사용할 기회가 있을런지 ???
이처럼 아침 점심은 식당에서 먹었는데 저녁은 부지런히 방으로 배달해 주었습니다.
하루는 연습이 길어져서 늦게 방으로 갔더니
특이하게 주식은(고기) 없고 차와, 빵, 버터만 탁자위에 있는 것입니다.
참 신기하네 오늘은 주식이 없이 아침처럼 간단히 먹어라는 것인가?
그런데 이틀후에 냉장고를 열어보니 거기에 주식인 스테이크와 셀러드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음식이 상할까봐 냉장고에 넣어 두었나본데 그럼 이야기를 하던가???
신기하게도 그날은 맛있는 음식이더군요,
아깝지만 버렸지요.
니즈니 노브고로드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지휘한 도시입니다.'
내가 11년전 지휘자로 근무한 도시입니다.
그러나 왠지 도시가 정이가지는 않습니다.
하여간 질기게 계속 공연이 연결되는 도시입니다.
불가리아 파자르지크에서는 아침이 부실했는데,
감기기운이 있어서 좀 추운 식당으로 내려가기가 귀찮아서 아침을 걸러기도 했습니다.
음악회역시 몸이 편하지 않아서 연습시간을 줄였고, 연주를 위하여 몸을 아꼈습니다.
그런데도 결국은 감기가 많이 걸려버렸습니다.
이런 연주날은 왠지 관객들이 꽉 들어찹니다.
내맘에는 안들지만 관객들은 기립박수를치고 칭찬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휘자인 나와 단원들은 압니다.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었는데 뭔가 부족했다는 것을,
젊은 단원들은 테크닉은 좋은데 앙상블 능력이 부족하여 말을했는데도 막 불어제낍니다,.
역시 노련한 단원들은 테크닉은 부족해도 조화를 만들어내지요.
나는 언젠가부터 나이든 단원들의 노하우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소피아는 아에 아침이 없었습니다.
내 돈을 내고 자기에
많이 피곤하지 않으면 비싼것은 피하고 그냥 깔끔하면 숙박합니다.
왠지 같은 동급호텔에 비하여 싸다고 했더니 "아침 불포함" 이 이유었습니다.
다행히 근처 상점에 한국 컵라면을 팔아서 좋았습니다.
친절한 직원에게 부탁하여 먹고나니 힘이나는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요?
아니 한국음식이 먹고싶으면 좀 들고다니지 ???
우리는 집시처럼 매번 이동하기에 첫째 짐이 가벼워야합니다.
심지어는 속옷이나 양말을 줄이려고
매일저녁 자기전에 하는일이 양말을 빠는 것입니다.
낮인데도 자욱한 안개를 혜치고 브라짜에 왔습니다.
브라짜는 다행히 아침이 포함되어 있는데, 손님이 없어서인지 직원이 느릿느릿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시간이 없으니 빨리 달라고 했는데도 15분 후에 느긋하게 가져오기에
아유 !!! 하면서
연습실로 빵을 들고 가면서 먹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습직전에 마지막 빵조각을 삼키고 연습에 들어갔지요.
브라짜는 왠지 편안하고 정이가는 도시고, 오케스트라역시 다시오고싶은 분위기입니다.
솔직히 불가리아는 지휘료가 적어서 갈등을 하는중이었는데 브라짜에 오니까 마음이 흔들립니다.
사람들은 무슨 예술가가 돈가지고 그러나 싶겠지만
불가리아는 한번 지휘해서는 비행기와 교통비를 커버하지 못합니다.(10년전 러시아처럼)
그래서 연주를 몇개 연결해서 오는데 스케줄을 마추기가 쉽지않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하여 러시아에서 지휘하고 또 불가리아를 거쳐서 다음 연주 도시까지 일정이 맞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경우 완전 딴 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와야하거나, 아니면
중간에 내돈으로 호텔비를 계산하면서 밥을 사먹으면서 몇일을 놀아야합니다.
브라짜 단원들은 지휘자의 요구를 빨리 흡수하고, 심지어는 자신들의 스타일까지 바꾸면서 저를 도와줍니다.
오늘도 베에토벤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을 했는데, 세심한 요구를 해도 다 들어줍니다.
그리고 뭐 내가 대단한 지휘자도 아닌데, 한곡을 마칠때마다, 박수를 쳐 줍니다.
다른 지휘자에게도 이러는지는 몰라도, 꼭 다시 오라고 당부까지 합니다.
저는 요즘 이런 단체와 작업하고싶습니다.
물론 세계적이고 이름있는 좋은 단체도 좋지만, 그곳은 그만큼 서로를 견제하고 신경을 곤두세워야합니다.
음악도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것의 일부인데, 굳이 스트래스를 받으면서 하는것이 좀 ...
우리 지휘자들은 매 공연이 단원들과 관객들에게 평가받는 오디션장 입니다.
지휘자가 부족할 경우
지휘자의 부족은 단원들이 금방 알아차리며
그럼 단원들은 통제가 안 되어 제 멋대로 연주해버립니다.
한순간에 지휘자는 관객들에게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조용한 브라짜입니다.
차소리는 물론이고, 세상이 너무 조용한 도시입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간혹 소음이 날만도 한데 조용하네요.
지금부터 또 내일 연습을 위하여 악보를 봐야겠습니다.
모두 잘 계시고
언제 시간이 되면 글을 남겨주세요.
나도 여러분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굼하니까요.
2012년 12월 4일
불가리아 브라짜에서
지휘자 노태철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태형-Son 작성시간 12.12.06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글을 읽다보니 불과 이틀밖에 묵지 않았던 불가리아가 그리워지는군요.
요즘 경기도 좋지않아 심란한데, 오늘 동문 송년회에서 모 Orchestra의 String quartet이 와서 Bach, Mozart, Vivaldi, Dvorak을 연주하는 걸 들으니 음악과 더 가까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불가리아에 가실때는 꼭 동행하고 싶군요... 남은 여정 잘 마무리하시고 귀국하시면 연락 주십시요. -
작성자하연진 작성시간 12.12.07 쉽지 않은 여정임에도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기꺼이 어려움을 선택하신 교수님께 존경을 보냅니다. 저희 남편이 그러더군요. 자기는 음악은 잘 모르는데 교수님 지휘하시는 걸 보니 정말 행복해서 하는구나 알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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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미가엘(한동현) 작성시간 12.12.15 이글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군요~
글에 연주일정과 각 지역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서 마치 직접 보고있는듯한 느낌입니다~
교수님의 음악열정에 박수를 보내 드리며 또다른 소식을 고대합니다.
타지에서 건강챙기시고 국내에서 연주로 뵙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노태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12.17 여러분들의 관심과 음악에대한 사랑이 저에게 힘이 됩니다.
가끔 공연장이 붐비지 않으면 / 아 ! 혹시 나만 음악을 좋아하는것은 아니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한선생님 잘 관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