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천지간(天地間)의 우수리
오태환
삐뚜로만 피었다가 지는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백금(白金)의 물소리와 청금(靑金)의 새소리가 맡기고 간 자리 연분홍의 떼
가, 저렇게 세살장지 미닫이문에 여닫이창까지 옻칠경대 빼닫이서랍까지 죄다 열어젖혀버린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맨살로 삐뚜로만 삐뚜로만 저질러 놓고, 다시 소름같이 돋는 참 난처한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발바닥에서 겨드랑이까지 해끗한 달빛도 사늘한 그늘도 없는데, 맨몸으로 숭어리째 저질러 놓고 호미걸이로 한사코 벼랑처럼 뛰어내리는 애먼 그리움, 천지간(天地間)의 우수리, 금니(金泥)도 다 삭은 연분홍 연분홍 떼의
-시집『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201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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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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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JOOFE 작성시간 13.05.10 오태환시인은 국어교육자라 낱말 하나하나가 새롭습니다.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해요.^^* -
답댓글 작성자이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5.13 삐뚜르 빼뚜르는 오시인님의 시에 자주 보여서 낯설지 않아요.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말씀에 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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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우(時雨) 작성시간 13.05.10 언어의 향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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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5.13 우리말의 쓰임이 아주 독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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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초록여신 작성시간 13.05.17 빼닫이... 어릴 때 자주 듣던 말이네요. 부모님께 물건 어디 있냐고 물으면 "저기 가 봐라 빼닫이에 있다." 그러셨거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