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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원식이 아재 /박제영

작성자박제영|작성시간14.09.22|조회수180 목록 댓글 4

[소통의 월요시편지_414호]

 


원식이 아재
- "아트 캠페이지 2014-아직도 슬픈 열대 展"에 부쳐


박제영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김추자를 입에 달고 다니던
한 쪽 다리와 맞바꾼 것이라며 무공 훈장을 가슴에 달고 살았던
아랫샘밭 원식이 아재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습니다
어쩌다 술판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아재들은 저마다 무용담을 늘어놓곤 했는데요
검은 비가 쏟아지는 월남의 밀림을 종횡무진 누비던
원식이 아재의 무용담을 감히 누구도 당해내진 못했습니다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박상사, 원식이 아재의 무용담이 끝난 건
길고 긴 무용담이 끝난 건
원식이가 대학에 입학했던 1988년의 일입니다
서울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잠실을 달구었던
티비며 신문이며 올림픽 뉴스를 전하느라 난리법석을 떨었던
그해 여름, 열아홉 살 원식이가 피를 토하고 죽었습니다
원식이 아재 핏속에 흐르는 고엽제가 원인이었습니다
고엽제가 대물림될 줄 몰랐다며
내가 자식을 죽였다며
사흘낮밤을 통곡하던 원식이 아재는 농약을 마셨고
원식이 아재의 무용담은 마침내 그렇게 끝났습니다
부검을 했는데 원식이 아재의 뱃속에서 무공훈장이 나왔다는 얘기를 끝으로
우리집 아재들의 오래 된 무용담도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왜 26년 전 죽은 원식이 아재를 불러낸 것일까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2014 아트 캠페이지-아직도 슬픈 열대 展에
원식이 아재를 전시하기로 한 것일까요?


도대체 누가 원식이를, 원식이 아재를 죽인 걸까요?

 


 

*

지난 주말 시인축구단 글발과 춘천의 a4 시인들이 축구시합을 했습니다. 물론 졌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이번 주에는 춘천역 앞 광장에서 춘천의 예술가, 작가들이 모여서 복합예술퍼포먼스, "아트 캠페이지 2014-아직도 슬픈 열대...展"을 엽니다. 9월 23일(화)부터 9월 28일(일)까지 6일동안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 저는 오프닝 시를 보태었구요. 27일(토) 7시 직접 낭송도 합니다.


캠페이지...2005년 반환한 미군의 옛 군사기지이지요... 미군이 몰래 묻어버린 핵폐기물과 고엽제가 아직도 제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쉬쉬하며 덮어버릴 문제가 결코 아닌데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반전, 평화, 환경"의 메시지를 담은 이번 전시는 당연히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등 풍성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제공됩니다. 이번 주 춘천역 앞 광장이 시끌벅적하겠습니다.^^


시편지를 전시회 홍보로 도배해버렸네요. 이해해주실 거죠?^^


가을이 깊습니다.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2014. 9. 22.

 

강원도개발공사 대외협력팀장

박제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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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JOOFE | 작성시간 14.09.22 ㅎㅎ 이럴 땐 지는 게 이기는 거다, 라고 우겨야죠.
    글밭팀은 장난 아니게 축구를 하던데요,
    축구하다가 눈탱이가 밤탱이 된 윤관영시인도 뛰었겠죠.
    암튼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즐거웠다니 다행입니다.
    가을이라 춘천이 시끌벅적하겠습니다. 마라톤도 곧 열릴텐데......^^*
  • 답댓글 작성자하선암 | 작성시간 14.09.22 즐겁게 놀고는
    담날 죽었습니다요. ㅋ
    박 시인도 만나서 반가웠고요. 머리를 짧게 잘라서
    헹님아인 줄 알았어염! ㅎ
  • 답댓글 작성자박제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24 벌써부터 춘천이 제법 시끌벅적합니다. 윤관영 시인 너무 잘 뛰시더라구요.^^*
  • 답댓글 작성자박제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24 하선암 저도 다음달 완전히 뻗었더랬습니다... 형님 너무 잘 뛰셔서 부러웠습니다... 담에는 부대찌개 먹으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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