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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신록에 접을 부쳐 / 박재삼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7.06.07|조회수134 목록 댓글 2

 

 

사랑은 어려운 슬픔을 넘어

서툰 기쁨을 두른 채

연초록으로 남몰래 오고 있네.

 

처음에는 아주 여리게,

다음에는 그냥 여리게,

그것이 차츰 강도(强度)를 더해가

쟁쟁쟁 천지의 비밀을 캘 듯이

희한한 소리를 곁들인 채

이제는 진초록빛 쪽을 향해

부지런히 가고 있는 것이 역력히 역력히 들리네.

 

해마다 겪는 이 경치를

내 가슴에 뿌듯이 안으면서

한편으로 멍하게 물고기를 놓친 듯한

소년으로 돌아오는,

이 신선디신선한 허망함이여.

 

 

 

 

 

 

[사랑이여], 실천문학사,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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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술고래 | 작성시간 17.06.08 계절은 오고 가고
    나무들이 성성한 여름이고 보면
    다음 생은 멀었어라.
    가을이 오면 그뿐
    모두가 잠든 겨울에도
    허망한
    꽃을 피울 일들이 아득하여라.
  • 작성자황소 | 작성시간 17.06.09 플로우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연의 "이 신선디신선한"은 "이 신선티 신선한"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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