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지나가는 중 [권대웅]
모든 것이 지나가고 있는 것들이다
비가 내리는 것 아니라 지나간다
불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다
마음도 바뀌는 것 아니라 지나간다
우선멈춤 서 있는 전봇대
어둠 속에서 껴안고 있는
너의 알몸도 지나가는 것이다
지하철이 지나갈 때마다
건너편 서 있던 당신이 사라진 것처럼
어디론가 지나간 것이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만났을까 아뜩하다
한때 내 몸을 흠뻑 적셨던 소나기들
눈이 너무 부셔
눈물마저도 은빛 지느러미처럼
아름다웠던 날들 속으로
눈먼 사랑이, 모닥불이 지나간다
공중에서 일가를 이루던
나뭇잎들이여 먼지들이여
세월의 녹색 철문이 쿵! 하고 닫히는 순간
어느새 훌쩍 자란 침엽수처럼
보이지 않는다 잡히지 않는다
온 곳으로 돌아가는 길
이 세상에 지나가는 것들은 모두
그곳으로 가는 길
태양이 담벼락에 널려 있던
저의 햇빛을 데려간 자리
여름의 목쉰 매미들이 돌아간 자리
그곳으로 가기 위해 태어나고 사랑한다
모두가 온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금 모두 지나가는 중
- 나는 누가 살다간 여름일까, 문학동네, 2017
* 지금 모두 지나가는 중이다.
~ing.
그러고 보면 순간순간이 중하지만 길게 보면 중하지 않다.
그래서 유행어였던 '뭣이 중한디!'
그럼에도 사랑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사랑은 주는 것 그리고 받는 것.
~ing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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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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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JOOF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12.14 지나가는 게 많아서 좋습니다.
이 또한 지나간다니 '내일을 기다려!'가 됩니다.
플로우님이 복귀하셨으니 주페도 딴짓(?) 좀 해야겠어요.^^* -
작성자동송 작성시간 17.12.14 지나가지 않는것이 없지요
올해 가기전 마무리 잘 하세요
요즈음 주페님이 글을 많이
올려주시니 좋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JOOF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12.14 플로우님이 딴짓(?) 하시는 바람에 죽을 것 같았어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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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eartbreak 작성시간 17.12.22 먼 딴짓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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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JOOF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7.12.22 궁금하세요?하하 오백원인데요.
플로우님이 건축 감독하셨답니다.
전공이 건축공학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