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 끝나기 전부터 여기 저기 어슬렁거리면서
식당을 찾던 이호실이
"식당이 어디 쪽인 지 좀 알아 봐 줘유.
어제부터 굶었더니 사람 잡아 먹게 생겼시유"
마침 신부의 뒤 시중을 들기 위해서 왔다 갔다 하던 아내에게
식당 위치를 알아 봐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렇게 이호실은 식이 끝나기 전부터 식당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식만 끝나면 곧바로 그 곳으로 뛰어갈 참이었다.
그러나 막상 식이 끝나자 신랑 친구들과의 사진 촬영이 있어서
한 컷을 하는데 제법 시간이 오래 지체 되었다.
그렇게 사진을 한 장 찍고 식당으로 가 봤더니
이미 안 쪽으로는 사람이 가득 차서 들어 갈 수가 없었고
아쉬운 대로 밖에 있는 탁자에 함평 팀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상 차려 놓은 음식은 게 눈 감추듯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때 안쪽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아내가 우리 쪽으로 오더니
"어째 이 테이블에는 맛있는 것이 없네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맛있는 것 많이 가져 올 테니까요"
그런 말을 남기고 다시 안쪽으로 들어 간 아내는
과연 아까는 구경도 못한 귀한 음식을 많이 가지고 왔다.
"아따, 역시 먹거리 협회 부인 회장님은 확실히 다른 데가 있네유.
이왕 나선 김에 소갈비하고 홍어 회 좀 더 가져다 주시겠슈?"
그렇게 한껏 아내를 추켜 세우자 으쓱 해진 기분에 다시 한번
한 아름 음식을 가지고 나온 아내는
"드시고 부족하면 또 부르세요."
하면서 먹다 나온 자리로 들어가서 앉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내가 가지고 나온 음식이 진수네 음식과는 전혀 달랐다.
주위를 돌아 봐도 우리와 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식당 칸이 둘로 나뉘어져 있었다.
즉, 안쪽은 다른 사람의 피로연이었고
밖앝 쪽만 김진수네 피로연이었다.
그렇다면 이름도 성도 모르는 남의 집에 들어가서
이렇게 많은 음식을 갖다 먹었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는 아내는 남의 자리에 들어가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었다.
사색이 된 우리들은 황급히 손짓을 해서 아내를 불러냈다.
"여보 큰일 났다.
그곳은 우리 식당이 아니다.
빨리 도망가자"
안 그러면 9시 뉴스에 나올 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리에 핸드백 놓고 왔는데?"
"그럼 빨리 가지고 나와"
"못해. 내가 어떻게 들어 가.
나 무서워서 못 가지고 와 ㅠㅠㅠ"
아내가 부들부들 떨더니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눈물을 찔끔거렸다.
방금 전까지도 그렇게 자유롭게 음식을 들고 다니던 곳을
이제는 무서워서 아무도 용기 있게 들어 가서
홍선옥이 놓고 나온 핸드백을 가져 올 사람이 없었다.
"먹은 죄로 지가 갔다 올께유"
그 날, 이호실이 목숨을 걸고 총탄처럼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을 피하여
적진 진입에 성공해서 구사 일생으로 핸드백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
우리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숨어 있었다.
"감매상, 십 년 감수했슈~~"
우리의 개선 장군이 이마의 땀을 닦으며 그렇게 한숨을 내 쉬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여울 / 신현자 작성시간 26.06.20 예전에는 간혹 그럴때가
있었어요 죄석은 달라도
음식은 별로 다르지 않던데 그렇다고 알고 그런것도 아닌데 나오다가
들키면 옆집에
왔는데 잘몰랐네요 미안합니다
그러면 될텐데 눈물까지
간이 콩알만 하네요 -
답댓글 작성자어깨동무ㆍ 작성시간 26.06.20 ㅋㅋ
밴드에서는
뷔폐 얘기가 다르다고
이미라님의 이의 제기
ㅡ벌써 40년 전 얘기니까
지금 코스요리로 나오는 것 생각하면
이해를 못하지 ㅎ -
작성자소랑/조 경애 작성시간 26.06.21 ㅎㅎㅎㅎ 난 또 무슨 큰일이 났었나했더니 고작
피로연장
나뉘어진 뷔폐를 잘 못 알고 앉았던 누리님이셨군요
이해못할 큰일을 저지른줄 알았잖아요
그럼 그렇게 말없이 몰래 도망쳐나온겁니까? -
답댓글 작성자풍경지키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1 단연히 몰래 도망 왔죠
ㅎㅎㅎ
그 당시에는 엄청 큰 사건이었어요
우리들에게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