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를 습작하는 이유
박 영 춘
내 글 내 시가 내 머릿속에 있을 땐 내 것이지만
내 이름표를 달고 날 떠나면 독립존재다
내 곁을 떠난 내 글 내 시가 오래오래 살아서
세계유람 후 어느 날 내게로 다시 돌아와
나를 독자로 만든다면
이산가족 만나듯 얼싸안는다면
그 글 그 시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죽은 글 죽은 시는 집나간 강아지처럼
불러도 찾아도 메아리조차 없는
생명 잃은 시궁창의 휴지조각이다
글이 아니고 시가 아니라도 좋으니
한 구절이라도 살아있어야 하리라
내가 시 쓰기를 습작하는 이유는
믿음과 진실을 만나보고 싶음이다
내 이름표를 달고 내 곁을 떠난 내 글 내 시가
세상을 한 바퀴 돌아 내게로 다시 돌아 왔을 때
야! 너 여태까지 살아있었구나
탄성 터지는 그런 분신 같은 시
더도 덜도 말고 딱 한수만 영생시키고 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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