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땅위에 내려 앉는걸 훼방하려는듯 바람이 겨울을 부린다. 그러나 그 정도 심통쯤이야 애교이다. 눈내리는 영하의 추운 겨울도 섶길 여행을 막지 못했던것 아닌가
서울 천안 성환 안성 등 각처에서 39명이라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입춘지나 섶길이 열리자 많은 분들이 참여하리라 예상했는지 섶길 관계자분들이 안전에 굉장히 신경을 쓰셨던 모양이다. 망건다리를 건너는 구간을 특별히 경찰의 협조를 받는단다. 그리고 농로와 같은 인도가 없는 길과 골목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을 걸으니 특히 안전 통제에 잘 따라 달라는 당부를 귀에 쏙 넣는다.
평택섶길 2번째 여정 대추리 코스는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형 코스는 아니다. 평택시청을 출발하여 팽성 안정리 k6까지 15km의 길은 반나절을 넉넉히 요구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고개를 끄덕이며 걸었던 길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이기도 했다. 대추리에서의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 역사 앞에 숙연함도 있었다.
종착지 k6에서 평택역까지 시내버스는 단숨에 그 길을 가로 지른다. 차창가에 멀리 지나왔던 길들이 보인다. 어떻게 걸었는지 돌아보니 먼길이었다. 섶길 내내 이구동성이다. '혼자 걸으면 힘든 길이지만, 함께 걸으니 이야기 꽃으로 걸을 수 있다'한다. 절대 공감을 보냈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보니 각기 다른 걸음 속도에 행렬이 너무 길게 이어졌다. 길이 길어진 만큼 섶길 대장님의 호루라기 소리는 길어지고 높아졌다. 섶길을 몇번 다녀본 길동무들이 자진 안전요원에 동참하였다. 안전에 촉각을 곤두 세운 대장님이 오늘따라 안쓰러워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터인데 분명 뭔가 숙고가 있어야할 듯 싶다.
서울로 돌아가시는 분은 오늘 섶길에 이어, 다음 여행이 벌써 설레이신듯 다음주 기차 예매등 시간을 점검하시는걸 보았다. 나 역시 다음주 코스가 기대된다. 동행한 친구 역시 그렇단다.
오늘 많은 수고해주신 섶길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걸었던 길동무 모두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 걷는 내내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