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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경험

미국 흑인 슬럼가 알바 경험담

작성자팔랑개비(미국)|작성시간21.04.27|조회수1,909 목록 댓글 20

최근 언론에서 아시아인들에대한 증오 범죄를 크게 다뤘지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저의 경험과 견해를 간단히 다루어 볼까 합니다.

일단 제 이전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그리고 어느 정도 공감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흑인들의 이미지와 현지에서 직접 부딫히고 만나는 흑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셨을 겁니다.

어떤 분은 그런 이미지 자체가 인종 차별이다.

또는 흑인들이 오랜세월 차별의 결과 그런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라고 느끼실 겁니다.

저는 그런 깊은 원론적인 얘기를 다루고 싶은 생각은 없고 오늘은 그냥 제 경험을 조금 나누어 볼까 합니다.

미국내 아시아인들에 대한 범죄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제도 일어났던 일이 오늘 일어나면 인종 혐오 범죄의 프레임에서 다루어지는 겁니다.

그럼 어제 일어났던 일은 왜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을까요?

아시아인들은 미국 사회에서 매우 소수의 리그를 이루고 있습니다.

흑인들도 백인들도 히스페닉들도 아시아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엔 관심이 없습니다.

한국인들이 미친 학구열로 미국에서도 유명하지만 그렇게 공부 잘해서 아이비리그 졸업한 한인 2세들 대부분은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혹은 교수로 진출합니다.

이런 직업들은 개인적 재정은 안정적일지 몰라도 사회적 영향력은 거의 없습니다.

밤낮없이 죽어라 일해서 자리를 잡은 이민 1세들도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합니다. 

넓은 집에 살며 벤츠를 끌고 다니지만 일년내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하면서 죽어라 일만하는 허울 좋은 서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들도 없고 더욱 더 관심이 줄어듭니다.

그나마 아시아계가 많은 지역들은 아시아인들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갈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아시아계가 많은 지역은 그 넓은 미국에서 아주 작은 지역에 국한 됩니다.

영어에 능숙한 2세들도 그냥 미국에 놀러온 여행자 혹은 이방인 취급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에 많이 놀랐던게 한인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집안 가족이나 지인들의 가족 중에 흑인들에게 살해된 사람들이 한 명씩 있다는 사실이였습니다.

아무런 경제적 기반 없이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1세들이 많았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흑인 지역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그런 불쌍사가 일어나곤 했던 것이지요.

영어라도 잘 되었으면 흑인들과 친분을 쌓고 그들 문화와 교류를 할 수 있었겠지만 문화적 장벽이 있는 상황에서 언어적 장벽까지 추가되다 보니 그들 지역에서 그들의 돈을 벌면서도 그들 눈에는 자기 지역에 들어와 자기들 돈을 뺏어가 벤츠를 타고 다니는 이방인에 불과했던 겁니다.

거기에 백인 경찰들이 아시아인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손쉬운 타겟이 될 수 밖에요.

그나마 요즘에는 영세한 가게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어 범죄율이 줄어들었지만 예전에는 허리춤에 총을 차고 일을 해야 될 정도로 목숨을 걸고 장사를 해야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미국에 유학을 와 처음에 멋모르고 흑인 슬럼가 지역 가게에서 알바를 했는데요.

2년 남짓한 짧은 기간의 알바였지만 정말 충격적인 경험도 많이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총맞아 죽지 않은게 천운이였습니다.

제가 일했던 가게는 한인 소유의 조그만 도넛 가게였습니다.

일단 도넛 가게는 새벽 5시반이면 문을 열기 때문에 어두움을 틈탄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이 때는 손님들이 드문드문 오기 때문에 문을 잠가놓고 손님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 행색을 보고 안전하다 싶으면 문을 열어줍니다.

미국은 새벽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행색을 보면 출근전에 아침으로 도넛을 먹으려는 사람인지 아니면 걸인이거나 강도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하고 문 안열고 돌려 보냅니다.

6시쯤 되어 손님들이 늘기 시작하면 적당한 시점에서 문을 열어둡니다.

이 때는 여러 손님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그러다 9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줄어들기 시작하죠.

도넛을 준비하는 새벽 일찍, 혹은 해뜨기 전에는 말 그대로 칼이나 총을 든 강도가 들어오지만 해가 환하게 밝은 후에는 좀 도둑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특유의 마약 풀비린내가 진동하기 시작하고 약에 취에 눈이 풀린 흑인애들이 들어와서 횡설수설하기 시작하죠.

보통 좀도둑들은 두 세명이 한조로 들어와 한 명이 캐쉬어에게 말을 걸어 시선을 뺏으면 다른 한 놈이 음료수를 빼가거나 샌드위치를 훔쳐가는 식으로 합니다.

하루에도 이런 애들이 여럿 들어오는데 음료수나 샌드위치를 빼가는 걸 보고도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잘 못했다가는 맞아 죽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애들은 팁통을 들고 튀기도 하기 때문에 팁통에 1불 이상의 지폐는 바로 바로 레지스터기에 넣습니다.

만약 팁통에 1불짜리 몇개만 들어있어도 바로 들고 튑니다.

음식을 훔치거나 팁통을 들고 튀는건 흔히 있는 일이고 그 다음으로 일어나는 일이 주문을 하고 잔돈을 꺼내기 위해 레지스터를 열 때 카운터로 몸을 넘겨 레지스터 안의 캐쉬를 채가는 겁니다.

이것도 당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나지만 경찰에 신고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냥 당할 수밖에 없지요.

진짜 악질은 마약에 취해 이유없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갱단의 일원이 되는 통과의례로 갑자기 문열고 들어와 다짜고차 총질을 하고 가버리는 미친놈들입니다.

제가 일하던 지역에서 여러 한국인이 죽었는데, 그 중 한명은 새벽에 마약에 취한 흑인이 들어와서 아무런 이유도 그리고 어떠한 요구도 없이 일하던 캐쉬어를 심하게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한분은 권총 강도를 당했는데 그게 너무 억울해서 권총을 구입하여 허리춤에 차고 일하다가 또 다시 강도가 들어왔을 때 총을 꺼냈지만 안타깝게도 강도가 총을 먼저 쏴서 죽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흔하게 일어나다 보니 강도가 들어오면 대응하기 보다는 무조건 강도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종의 행동지침 같은게 한인들 사이에서 있었지요.

또 약간의 돈을 넣은 여분의 지갑을 매장에 두어 강도가 돈을 요구하면 그 지갑을 꺼내어 돈을 주는 방식으로 강도를 속이는 방법도 교육받고 실제로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지갑에 돈이 너무 없으면 강도가 열받아 총을 쏠 수 있으니 최소 20불 이상은 넣어두어야 합니다.

한 번은 아침 일찍 출근하니 도둑놈이 매장 앞문을 돌로 쳐서 부시고 들어와 매장안 티비를 떼어간 일도 있었습니다.

아침에 손님들이 와서 뭔 일이냐고 물으면 오늘 도둑이 왔다 갔다! 그래서 문이 부셔졌다 그러니 팁을 많이 주고 가더군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제가 일했던 가게는 젊은 (40대 중반)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였는데 그분들 정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목숨걸고 일한 거에 비해 돈도 제대로 못벌었습니다.

나중에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미국에 먼저와서 자리를 잡은 형이 동생 부부를 꼬득여서 미국을 오게 하고 가게를 사기쳐서 가게를 넘긴거였습니다.

미국 물정을 잘 모르던 두 부부는 형의 말만 믿고 슬럼가의 돈도 안되는 가게를 비싼돈을 주고 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부인은 주로 캐쉬어를 하고 남편은 베이커를 했고 저는 헬퍼라고 도넛과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바쁜시간에는 캐쉬어 보조로 일을 했습니다.

미국에 살다보면 가족끼리 사기치는 경우도 많고 그런 일로 서로 등지고 사는 경우도 많았는데 제가 보기에도 자기 동생 부부에게 그 위험한 곳 가게를 비싸게 넘긴 건 정말 악질중에 악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던 가게는 손님의 80프로가 흑인, 20프로가 히스페닉인 곳이였습니다.

딱 한 명 아시아계 손님이 있었는데 건너편 뷰티샵(흑인들 상대로 미용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일하는 한국인이였죠.

첨에 한국인인지 몰랐고 어느날 갑자기 자기도 한국인이라며 저보고 알바생이냐고? 그렇다고 하니, 죽을려고 작정을 했냐? 오래 살고 싶으면 여기를 빨리 떠라!고 하더라구요. 

전 속으로 지도 이 동네에서 일하면서 나보고 떠나라니? 했는데 그 사람도 결국 나중에 강도 총맞아 죽었습니다.

그 사람 죽은거 알고 저도 겁나서 그 일을 그만두었죠.

그만 둘 때 그 착한 두 사장 부부가 너무나 맘에 걸렸습니다.

저는 아침에 수업이 있어 9~10시 정도까지만 일했는데 남자 사장은 자기 부인이 걱정되어 새벽 1시에 출근해서 도넛 다 만들고도 자기 부인이 걱정되서 가게 문 닫을 때까지 퇴근도 못했거든요.

보통 베이커리는 빵 다 만들고 5~6시면 퇴근하는데 이 분은 항상 가게 문닫는 오후 1시까지 있었습니다.

한 번은 새벽 3시에 혼자 열심히 도넛을 만들고 있는데 뒷 문을 잠그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강도가 들어와 머리에 총을 겨누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6시경에 출근을 하니 두 다리가 풀린 채로 바닥에 앉아 있더라구요.

그렇다고 모든 흑인들이 다 나쁘고 범죄자인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당연히 평범한, 단지 가난해 슬럼가에 사는 흑인들이고 개중에는 아주 매너 좋고 친절한 흑인들도 많았습니다.

정말 괜찮은 흑인들은 도넛 사러 왔는데 이상한 애들(좀도둑이나 마약에 취한 애들)이 있거나 들어오면 계네들이 나갈 때까지 매장에서 나가지 않고 매장 안에서 머뭅니다. 

혹시 계네들이 이상한 짓을 할까봐 걱정되어 경계를 서주는거죠.

그러면 계네들도 눈치 채고 지들끼리 막 뭐라 떠들면서 나갑니다. 

또 흑인들이 은근히 기분파라 팁도 많이 줍니다.

저희 가게에는 덩치 좋은 흑인 남자 간호사가 자주 왔는데 올 때마다 2달러 도넛 사먹고 꼭 5달러 이상 팁을 주었습니다.

아마 캐쉬어 아줌마를 맘에 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여기 있다가는 죽겠구나 싶어 2년을 일한 도넛 가게를 떠나게 되고 미국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요건 반응이 좋으면 2부에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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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생존경쟁21 | 작성시간 21.04.28 네 고맙습니다 2탄 기다리겠습니다
  • 작성자활인촌장(논산저수지)) | 작성시간 21.04.28 읽고보니 남한에 꿈을 갖고
    죽을 고비를 넘겨 탈북한 탈북민들
    남한사회의 자본주의 사깃꾼들 드라마와 유사하군요
    북녘동포들끼리 사기치고
    남한 사싯꾼들에게 탈탈 털려
    우울증 걸려 오죽하면 북한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난리 칠까요

    어디나 이놈에 돈이 사람들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니
    돈으로부터 해방되는게 최고의 행복이라 하는데
    쉽지않은 현실
    돈이 삶에 수단이 되어야하는데
    목적이 되어 사슬로 조여지는세상
    어여 무현금시대가 달성되어 사깃꾼과 부정부패 일소되어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 살맛나게 되길 기원드립니다.
    그래서 1994년도에 백민백서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만
    아직 때가 덜 되어 빛을 못보고 있군요
  • 작성자칸츄리꼬꼬(미국) | 작성시간 21.04.28 똑똑한 흑인도 있지만요,
    악랄하고 무식한 흑인들도 많아요,
    생긴 모습도 고릴라 사촌같이 생긴 흑인들도 있고요,
    흑인이 담배 피우는 흑인에게 담배를 달라고 하자,
    없다고 하니,
    총으로 쏴 죽이고 그 흑인이 피던 담배를 뺏어 피우는 걸로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일도 있었고요,
    제 자신도 홈디포 주차장에서 강도에 $ 200 털린 적이 있었습니다,
    다 업이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 | 작성시간 21.04.28 실감나고 상세한 경험담 잘 봤습니다 저같으면 못버티고 집안에서만 있을것같네요 교민들 가족끼리 사기치는 경우도 많다니 참 충격이입니다 생존경험담방으로 이동합니다
  • 작성자생궁금 | 작성시간 21.09.09 생생한 경험하신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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