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난 그동안 살아 오면서
건고추 값이
얼마인줄 전혀 몰랐다.
아니 알 필요가 없었다고 봐야 할지 싶다.
그냥 김장을
그리고 기타 밥반찬에
들어간다는 생각 밖에...
헌데
며칠전 부터
부쩍 건고추값에 신경이 써지는건 뭘까...
모르긴 몰라도
내가 이번에 건고추를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서 일께다.
2년전에 15 포기.
1년전에는 100 포기.
이번엔 200 포기를 심었다.
하면서도
우리가족이 먹는거니
소일 삼아 시골집을 이런저런 일로
오고가며 가꾼거다.
익숙치 않는 일이기에
이웃 동네 아주머니들게
귀찮을 정도로 수시로 여쭤보며 한거다.
물론 쉽지 않는 일이였다.
퇴비를 충분히 뿌리고나
로타리를 쳐서
비닐을 씌워 구멍을 내고
고추모종을 사다가 심고
얼마간 지나
고추지지대를 세워주고
지주대에 일일히 끈으로 모종을 묶고
모종 사이로 구멍을 내
복합비료를 조금씩 넣어주고...
또 얼마간 지나
보다 튼실히 성정하고 열매가 잘 달리라고
밑등부분 가지들을 제거하고
또다시 지주대에 또 튼실하게 묶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강풍에 휘두리지 말라고
지주대끼리 서로 연결끈을 매워줬고
더 강력한 대나무 지지대를 세워주기까지 했다.
행여 고추 토양분을 뺏길까봐
풀을 볼때마다
뽑아주기를 수어 차례...
그래서인지
초짜인 나에게
꼬들기기라도 할양
예년에 했던것 하고는 달리
넘 잘 자랐다.
이웃 분들이 시셈할 정도로 말이다.
고추모종 크기도
건실하게 잘 자랐고
얼마 안가 열매도 잘 달렸다.
문득 작년 일이 생각난다.
작년엔 100 여 모종을 심어넣고
풋고추들이 너무도 잘 매달려 있을 때인데
일정상 서울집으로 가야만 했고
또한 올라가면 한달 가까히
시골집에 내려와 돌볼수가 없었다.
환갑해라고 해서
자식들이 돈모아
유럽여행을 보내 주겠다는데 어찌 안 가랴.
고추고 나발이고 안중에도 없었다.
허여
고민끝에 난
달려있는 풋고추 전부를 다 땄다.
거의 하나도 안 남길 정도로...
따고나니
푸댓자루로 하나가 넘었다.
푸댓자루 속에 든 고추는 택배로 부치고
남은거만 일부 가방에 담아 떠났다.
물론
한달가량 관리를 못할것 같아 한거지만
내심으로는 탄저병이라는 고추병이 무서워
그나마 이것마저 못 먹을지도 몰라서
다 따버린거다.
그러고 나 한달후쯤 돌아오면
새로히 고추들이 매달려
내눈 앞에 빨간 고추가 매달려 있을거라
그림을 그렸던거다.
한달여 후...
가관이다.
고추라고 매달려 있지만
별반인데다
빨간고추들이 오만상들을 다 하고들 있는거다.
거기다 웬 충들은 많은지...
한마디로 망했다.
그것도 쫄딱 말이다.
이런 아품을 걲는 나이기에
이번만큼은 나름 정성드레 한다고 했다.
보답이라도 하듯 잘 됐다.
드뎌 빨간고추를 따기 시작했다.
첫벌을 땄는데
푸댓자루로 절반 가량을 땄다.
고추를 햇빛에 말리려니 와 그리 햇빛도 없던지
하루를 꼬박 말렸는데
보기에도 입술에 침도 안 바른 양 기별도 없는거다.
아주머니께 가 여쭸더니
팔아 먹을것도 아닐거니 고추 배를 가위로 따서
말리랜다.
그래서 밤새 혼자 배를 땄다.
그리고 뒷날 햇빛에 말릴려고 햇빛에 널렀다.
해는 또 있는둥 마는둥이다.
일주일이 또 지나간다.
두번째 고추를 땄다.
이번도 전번과 같이 비슷한 양을 땄다.
모처럼 햇쌀이 좋아 욕심을 부려 보기로 했다.
나도 태양초를 만들어 보자다.
경험도 할겸 말이다.
열심히 햇빛을 달래며 널고 뒤짓기고 하기를 수차례...
이틀이 지나가는데도
햇빛도 좋으련만
영 별반 기별도 없다.
서서히 서울로 올라갈 날은 다가 오는데...
그래,
이번것도 또 고추 배를 따자.
헌데 어쩐다지?
3번째 고추를 따서 처리를 하고 가야하는데
방법이 없는거다.
고민 끝에
두번째 까지 딴것들은 직접 가지고 올라가
마누라에게 상납을 직접 하고
3번째 딴것은
내가 십여일 후 또다시 내려올거니
내가 복이 있을려면 잘 마를게 아냐 싶어서
이 역시 고추 배를 일일히 딴 후
혹여 비가 오더래도 맞지 않는곳에
부직포를 깔고 사면을 튼튼하게 고정시켜
배를 딴 고추들을 널어놓고 떠났다.
그후...
십여일만에 시골짐에 내려왔다.
큰대문을 따고 들어서기가 무섭게
툇마루에 널어논 고추를 훔쳤다.
아뿔사!
저게 뭐람,
그토록 빨갛던 고추모습은 오간데 없고
병든 환자 마냥 형형색색 지 멋대로다,
곰팡이도 같이 노닥거리고 있고...
고스란히 썩은거다.
버릴려다 갑자기 디카 생각이 났다.
이 아픈 쓰리고 쓰린 이내 가슴을
언젠가 다시한번 볼 양 다카에 담았다.
그러고 나
재빨리 고추밭이 있는
집뒤 생문 밖 텃밭으로
달려가다시피 가 들여다 보왔다.
그간 물난리로
그리고 태풍에
될때로 되라 라고 여겻길레
나자빠지고 부러지고
요란할거라고 상상을 하고...
썩어버린 고추...
근데
내눈에 보이는 고추밭.
멀쩡하다.
눈이 의심할 정도로...
몇포기 자떼바떼 넘어져 있는게 보였지만
작년에 해바라기 씨를
카폐를 통해 얻은 걸 둘레에 심어
자라난 해바라기가 바람에 못이겨 넘어지면서
고추밭 몇포기와 키스를 찐하게 하느라
여짓 나짜져 있는것 외에는
아주 양호했다.
빨간고추들도 지난번 딸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매달려 있으니 말이다.
다음날 딸 양
텃밭 여기저기르 한바퀴 둘러 보고는
이웃분들께 인사라도 하기 위해
찾아가 뵙더니 난리시다.
자라면서 흙에 손 한번 뭍어보지 않던 사람이
텃밭들이 왜 그리 잘 되였냐며
칭찬 일색이다.
특히 고추는 잘 됐으니
좋은 말 할때 고추를 따고 나 탄저병 약을 치란다.
그래야 더 많이 딸수 있다고...
다음날
고추를 3시간여 땄다.
지난번 까지는 한시간도 체 안 딴듯 한데
이번에
3시간이나 갈리면서
지난번 땄던 양의 3배이상을 땄다.
흐믓헸다.
바로 이 맛에
그리 힘들게들 텃밭농들을 하나보다 생각이 미치니
살아 계실때의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난다.
연세도 드시고 힘도 앖으시니
이제 제발 그만 하시고 지내시라고 했던 말들이 말이다.
그래도 아량곳 하지 않고 하셨던 부모님.
이젠 안 계신다.
나에게 그 모든 것들을 물러 주시고...
문득
아주머니가 하신 말이 떠 오른다.
더 많이 딸려면 탄저병 약을 하라던 말이...
진짜로 약을 할까?
그래 거짓깔로 한다고 조금이라도 해 보지 뭐...
낸중에 따고 나
열심히 씻으면 될게 아냐.
자전거를 타고
농약방에 나가 탄저병 약을 샀다.
그리고 일러준 데로 뿌렸다.
좀 약하게 해서 말이다.
뿌리면서 마치 내가 무슨 죄라도 지은듯한 마음이 드는건 뭘까.
돌아 와
고추를 씻고 씻어서
이웃집 아저씨뻘 되신 분께 도움을 청해
승용차에 실어
오리길을 가서
고추 건조기에 맡겼다.
근에 1500원 한다나?
한근이 얼마인지도 모르지만...
이틀 후 연락이 왔다.
다 말렸으니 찾아 가랜다.
10근이 나왔다.
10근이 많이 나온것인지 어쩐지는 잘 모르는데
이웃집에서들 야단들이다.
제법 많이 나왔다고.
괜시리 입이 방긋이다.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 10근 나왔네?
딴게 열근이예요 아니면 말려서 열근이예요 한다.
이 사람아 말려서 열근이지.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있다.
건고추 딱 10근이다.
헌데,
헌데 말이다.
여보 수고했어요 라고 들려 올줄 알았는데
웬걸?
당신 그토록 하고파 하던데 시원하겠슈 하며
고추 꼬따리 딴거예요 하고 묻는다.
아니 왜? 했더니
그것 가지고 오기도 힘들고 할거니
시간도 있고하니 그걸 일일히 따서
다음날 고추방앗간에 가
빻아서 올라올 때 가져 올라와요 하네?
허참...
이걸 혼자 다 따라고?
난 못 따.
혼자 따는게 쉬운 일 인줄 아나보네?
시끄러!
전화 끊자고?
끊어 버렸다.
조금전의 기분이 싹 가신다.
또
서울집에 올라가야 한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고추가 이상하다.
잘은 모르지만 탄저병이 온것 같다.
죄다 반점들이 생긴것 같고
색깔도 지난번 것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딸려고 보니
앞 전보다 1/3 도 안되게 보인다,
성한 것들만 대충보니 말이다.
결국 난
20여근만 제대로 따게된 모양이 되고 말았다,
아쉽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약 100여근은 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조금전
문득 이곳
카폐서 건고추 값에 대한 글이 올라와 있길레
눈에 들어와 클릭을 해 봤다.
건고추가 근에 18,00원 이란다.
우잉?
작년엔 8,000원이란 것 같은데?
알기가 무섭게
옆에 있는 집사람에게
여보
건고추값이 18,000원 이라는데?
2011. 8. 27.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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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뽀시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9.02 사랑이요?ㅋ 구사리나 안 줬으면 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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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나 작성시간 11.09.02 빨간 건고추 바라만보고 있어도 기분 짱~!일 것 같은데요~^^ 짝짝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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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뽀시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9.0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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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울바자 작성시간 11.09.02 여자들은 뭐든지 그냥 어디서 뚝딱 생기는 줄 알지요.
지난핸 텃밭에서 고구마 4박스 캐왔는데 너무 많이 캐왔다고 바가지 긁더만
죄다 남한테 인심쓰고 먹을 것은 반박스 밖에 안남겨 놓더만,
올핸 한고랑 더 심었는데 또 뭐라고 바가지 긁을지 은근히 걱정됩니다.
지난 여름에 옥수수 너무 많이 심었다고 바가지 긁더니만
100여 자루 따왔더니 남한테 팍팍 인심쓰면서 좋은 소리는 혼자만 듣고....
격주마다 토욜에 텃밭 가는 것도 은근히 눈치보이는데...
여자들은 왜(?) 그런답니까. -
답댓글 작성자뽀시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9.02 어쩜 저희 집이랑 딱입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