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참나무 / 배성동
산허리를 잘라 먹은
엔진 톱을 비켜간 두 그루 나무
배꼽까지 흙이 덮여 바르르 뜬다
애당초 살 가망 반반 이였다
늪에 빠진 그 해 가을
도토리를 맺지 못하자
날다람쥐가 제일 먼저 떠났고
가을을 잃은 이듬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나무그늘이 자취를 감추었다
언제부턴가 부석한 껍질 속을 파고 든 나무 울음
작은 벌레 구멍에 스며든 울음을 딱따구리 부리가 수거해 갔다
요양원 마당 멀찍이 품 넓게 서서
산새와 다람쥐의 피안처가 되어 주고
떡판 같은 콘크리트 건물을 가려 주던 갈참나무
다 내어주고 몇 해를 견디다가
섣달 그믐날 요절하듯 쿵
당선소감
울산 태화강에 황어가 돌아왔다.
넓은 바다에 서식하는 황어가 산란기인 4월을 맞아
물이 맑아진 태화강으로 올라왔다.
반가운 소식이다.
詩공부를 하면서 처음 접하는 '당선'이라는 생소한 통보를 받았다.
시가 뭐하는 거냐고 과일장수에게 묻는 시장 바닥의 어머니가 먼저 떠오른다.
어머니는 45년을 난전에서 비린내 나는 생선을 다듬으셨고,
나는 30여 년간 시의 주위를 돌면서 비늘을 다듬었다.
어머니는 갈퀴 같은 손으로 생선 창자를 깔끔하게 훔쳐내지만
나의 시는 손에 비린내만 설다.
여물지도 솎지도 못한 시.
나가 죽은 줄만 알았던 시.
맑은 태화강에서 산란을 마치면
알이 성어가 되어 먼 바다로 나가라며
지성찬 시인님과 김순진 회장님이 지느러미를 자극해 주셨다.
성명 배성동 (裵成東)
생년월일 60.4.10 (59.6.13生)
본적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우미린2차 705동1103호
전화 010.3569.9400
스토리문학 등단
대구보건대학 학보사 초대 편집국장 역임.
시섬문학회 회원.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소담 작성시간 09.05.15 갈참나무의 생을 처음부터 같이 하진 못했지만 한편의 감동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다 내어주고...' 가 왜이리 찡하게 다가오는지 눈물 날뻔했습니다... 지면으로 다시한번 축하인사 드리며, 일취월장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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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슈퍼돼지 작성시간 09.05.21 사람도 된장도 정도 묵어 갈수록 진맛을 보일터, 배 선생님도 목어 가시나 봅니다.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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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람농장 작성시간 09.06.13 이제사 등단 소식을 접하누만. 무심타 뭐라해도 할말이 없어요, 그래 좋은일은 소문이 나야하는데 큰재가 가로막혀 그런가 산내 꼴자기까지 넘어 오지 못했구려 허지만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어제같은날을 보내는 나는 어제 이소식을 접하니 바로 어제일이네 이제라도 축하드리며 더욱 매진하시길... 바쁜중이라도 한잔하시러 넘어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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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나무 작성시간 09.11.14 늦었지만,....정말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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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양긴급122 작성시간 10.09.03 축하드립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지난날 허름한 차림으로 몇번 스친인연이 이렇게 훌륭하고 큰 사람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끝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