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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 이 매운탕 한그릇 드시고 가세요

작성자원효|작성시간11.12.05|조회수68 목록 댓글 2

 

 

 

여섯시밖에 안되었는데

어둠이 깊어가는 저녁입니다

 

오늘따라 밖에 계신 견공들께서는

서로 보고 짖는지 아니면 숲에 다니는

다른 생명들을 보고 짖는지 여느때보다 요란합니다

 

녀석들을 보면서 살아 있으니 저렇게 짖지

하는 생각에 살아있는 생명 즉 목숨에 대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전에 어느 불자는 절에 오면서 짜증을 냅니다

 

절에 웬 견공을 이렇게 키워서

사람이 오는데 저렇게 악을 쓰고 짖게 하느냐

 

나는 벼랑 할말이 없지만

그분의 언짢은 마음은 풀어 드려야 하겠기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우리 불자님들이 들어 보시고서

한번 답을 잘했나 못했나 답글을 달아 주시지요

 

님의 생각에는 마구 짖어대는 견공의 행사가

나를 보고 나무라는 것처럼 보여서

많이 불편해 보이시는 것 같은데

생각을 한번 바꾸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님이 어느 절에를 가든

어느 가게를 가든

하루를 일하고 집에를 가든

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견공처럼 저렇게

열렬히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어서 오십시요'

하고 반겨주는 모습을 보셨습니까

 

저 아이들이 짖어 대는 모습을 보고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하고 따지는 것이라기보다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하면서 짖어 대는 소리라 생각을 바꾸어 보면

비록 귀는 조금 시끄러울지 몰라도

참으로 열린 마음과 열린 눈으로

견공들의 마음을 바라볼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님이 절에 오셨을 때

'아 보살님 오셨습니까' 하고

한번 인사를 하면 그것으로 끝인데

저 녀석들은 아래 마당에 차가 도착해서부터

님이 저희들 있는 위치에 올라 오도록 짖어대다가

저희들 경계를 올라 넘어 서기 시작하면 조용해 지는 것이

지금까지는 내 영역이지만 이제부터는 스님의 영역입니다 하고

님이 오심을 환영하는 환영사라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이 나이 먹도록

어디 가서 저렇게 열렬한 환영식을 받은 적이 없는것 같군요

ㅎㅎ 스님이 하시는 말씀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cc 티브이나 감시 카메라에 하루에도 수백번

찍히는 줄도 모르고 찍히는 세상을 살아 가면서

웬지 생명간의 만남이 자꾸 줄어만 가는 듯 아쉬운 때에

하루 왼종일 한평도 안되는 공간에 머무르며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묵언 삼매에 들었다가

누군가 방문객이 오면 반가워서 꼬리를 흔들고

왕왕 짖어대는 견공들의 소리로 인하여

내 마음 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원초적인 본능이

화들짝 깨어 나곤 합니다

 

밥이 없어 배고프다고 소리도 안하고

물이 떨어 졌다고 물 달라 표현도 안하며

자리가 비좁다고 하소연도 안하며

날이 춥다고 따뜻하게 해달라 소리도 안하며

몸이 아프다고 약 달라 소리도 안하며

혹시라도 밥을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한껏 사랑을 담은 눈길로 해바라기처럼 쫓아 다니는

견공 보살님들께 미안해서리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여 봅니다

 

오늘은 월요일 법회가 있고

유치원 졸업반 아가들 졸업사진을 찍는 날

일찍 내려가서 아가들에게

혜공스님과 원효스님이 냇가를 지나가는데

어린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천렵을 하여

물고기를 끓여 매운탕을 하여 먹다가 스님들을 보고

'스님들 이 매운탕 한그릇 드시고 가세요'

청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녀석들은 선근이 있는 아가들이었든지

아니면 스님들이 어떻게 나오시나 보려고

하는 장난끼가 발동을 하였는지 모르지만

두분 스님은 철푸대기로 주저 앉아서

'어 그러신가 우리는 한그릇으로 모자라니

이 냄비에 탕을 다 먹어야겠네' 하고는

모두 다 먹어 버립니다

 

이에 아이들 가운데 똘똘한 녀석이

'부처님을 믿고 수행하는 스님들은

생명을 사랑하고 살생을 금하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 대사님들은 그런 계를 깨는 것입니까?'

하고 당차게 따집니다

 

그러자 스님들은 '어 그런 말이 있기는 있지

너희들은 산고기를 죽여서 먹는 재주가 있는데

우리는 죽은 고기를 살려내는 재주가 있으니

우리들 재주를 한번 보려무나' 하고는 냇가에 가서

중의를 내리고 똥을 한무더기 싸 내립니다

 

그러자 그 똥 무더기 속에서 은빛나는 물고기들이

살아서 헤엄을 치면서 물을 따라 오르내리니

두 스님들은 서로 물고기를 가리키며

'저 물고기가 내 고기여'  '아니야 내 물고기여'

하면서 재미있게 놀더랍니다

 

그 모습을 본 아가들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 일화로 인하여 오어사吾魚寺라는 절 이름이

생겨 났다고 이야기를 해주며 '어러분들도 오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한점 먹고 똥을 누면

송아지 돼지 닭 한마리씩 살아 나오게 하여라' 하고

너스레를 떠니 아가들은 '에이 그런게 어디 있어요'

하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이 피고  좋아합니다

 

요즘은 과학이 발달하여 세포 하나로

생명을 복제해 내는 세상이 왔으니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것입니다

 

나이도 어지간히 드신 두 스님이

아이들이 보거나 말거나 냇가에서

궁뎅이를 내놓고 똥을 싸는 모습을 생각하며

우리도 그런 천진한 모습이 언제 있었던가

하는 추억에 잠겨 보시기 바랍니다

 

이 몸이 오늘 하루 잘 지탱하고 살아 있음은

이 세상 모든 소중한 인연님들 덕분입니다 아미타불 ()()()

 

추가:신라때 동요

 

중아중아 니칼내라,뱀잡아 흿치고,

개고리잡아 탕하고 찔레꺽어 밥하고,

니한그릇 내한그릇 평등하게 나눠먹고,

알랑달랑 놀아보세 알랑달랑 놀아보세.

_원효대사_

   

아이들이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좋다고

웃고 노는데 그 동요가 진리의 말이다.

 

중아 니칼내라 사람마다 지혜의 칼이 있는데

수도하는 사람의 칼이니 무엇이든지 잘드는 보검이다.

 

찔레꺾어 밥한다는 말은 진리로 밥을 한다는 말이다.

 

개고리잡아 탕한다는 것은 개오리(皆梧理)즉

모다 깨닫는 이치로 탕을 하고

뱀을 잡아 회친다는 것은 뱀을 사사(四蛇)라고 하는데

우리 몸이 흙 물 불 바람 등

네가지 기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 네가지가 마치 모진 뱀과 같으니

이것이 몸가운데 부족하던지 많던지 하면

몸에 병이나서 사람을 고생시키니

이것을 조복받고 다스려서 회를 치니

너 한그릇 내 한 그릇

아이나 어른이나 평등하게 한그릇씩 먹고는

앙랑달랑 놀아 보자는데

이 알랑달랑 노는 것이 천진무구(天眞無垢)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摩訶般若波羅密多心經)이다.

_경봉스님 풀이_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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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본각장 | 작성시간 11.12.05 (c.k) 원효사 수문장으로서 맡은바 소임(^^)에 충실한~
    계룡 병장, 여우 상병, 그리고 표정과 소리에 혼신의 힘을 실어
    근무하는 똘똘(^^) 일병~
    스님의 자상한 설명으로 보살님께서 한생각 돌이키셔서,
    견공들의 열렬한 환영 인사를 이해(^-^)하시게 되었네요.

    혜공스님과 원효스님의 오어사(吾魚寺)에 담긴 일화를
    재미있게 듣고 있는 아가들 표정을 떠올리며~^0^
    알랑달랑 노는 것이 천진무구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이라는 경봉스님의 풀이에 미소짓는 밤입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굽신
  • 작성자무ㅈiㄱH뜬풍경(정연) | 작성시간 11.12.06 지킴이로써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견공의 짖음을
    안녕~그들 방식의 열렬한 환영~방가
    이라는 법어가 부처님 팔만사천 방편을 나투듯합니다 ^^

    오래 전 원효사 방문했을 때 길길이 짖어대며 환영 주던 견공 녀석.
    내가 그를 위협할 적이 아니라는 표현으로 자세를 낮추고 앉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짖어대는 견공의 기특함과 반가움에 바라보며 웃으니
    바로 순한 양?이 되어 꼬리 내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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