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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성김안드레아 한국학교를 소개합니다 -4 편. 장학금과 할머니

작성자Kyu Yong Choi|작성시간12.09.14|조회수51 목록 댓글 4

(미국의 작은 한글학교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인것 같아 화현회 회원님들께 소개해 봅니다)

 

장학금과 할머니

성 김안드레아 한글학교에는 3세 유아부터 11학년 고등학생까지 약 100명정도의 정규 학년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한 학기 15주 등록금은 $200 입니다. 둘째 자녀는 $180, 셋째 자녀는 $100, 넷째 자녀부터는 등록금 면제입니다. 요즈음 어떤 집이 아이가 네명이나 되겠느냐 하겠지만 놀라지 마십시요. 우리 학교에는 자녀가 네명인 가정이 두집이나 있고 자녀가 셋인 집은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교사 자녀는 50% 할인이요 미국 가정에 입양된 어린이도 50% 할인, 성인반 학생중 6.25 전쟁 참전 미국 용사의 후손 (자녀, 손자, 손녀, 며느리, 사위등등 일가 친척 모두 포함)은 무료, 한국 어린이를 입양한 미국인 부모도 무료 등등 여기 저기 인심 후하게 등록금 면제 내지는 감면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학교 재정 부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등록금 감면제도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작은 사업으로 당연히 실시해야 된다고 모두들 동의하므로 계속 실행중입니다.

그런데 학생들 중에는 집이 어려운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또 자녀 여러명을 한글학교에 등록시키려면 등록금 부담도 은근히 큽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재작년 가을학기초의 일인데 교감 선생님을 통해서 유치원에 다닐 나이의 어떤 여자 어린이가 한글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데 집이 어려워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기가 힘들어 다니지 못해 집에서 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한글학교에 다니는데 자기만 못다니는 것을 알고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아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젊은 가난한 이민자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왔습니다. 한글학교에 가자면 가기 싫다고 하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가고 싶어서 우는 어린이가 있다니!

무조건 그 어린이 부모님에게 연락해서 등록금 면제 장학생으로 해줄 터이니 다음주 부터 한글학교에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이 어린이가 장학생 대우를 받는 것은 저와 교감 선생님, 재정을 맡고 있는 재정위원 이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어린이는 과연 다음 주부터 학교에 와서 얼마나 즐겁게 야무지고 열심히 공부했는지 모릅니다. 말은 별로 없지만 교실에서 열심히 한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이 더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다음주 부터 그 어린이가 나오도록 조처한 그 토요일 바로 다음날, 즉 주일, 제가 잘 아는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께서 (사실 저의 돌아가신 어머니와 연세가 비슷하십니다) 교회 복도에서 저를 만나자 잠깐 보자고 하시며 반으로 접은 작은 봉투를 전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미안해 더 많이 못 도와줘서 한글학교를 위해 써줘.. 라고 하시며. 아유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께서 안 도와주셔도 저희 잘 하고 있어요어머니도 돈 없으신데 할머니께서는 봉투를 막무가내로 제손에 쥐어 주시고는 총총히 가셨습니다. 조용히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10불 짜리, 20불 짜리로 200불이 들어있었습니다. 어제 장학금을 주기로 했던 어린이의 한 학기 등록금이 200불 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빚을 지고는 못사시나 봅니다. 하루도 안되어서 그 어린이의 등록금을 속달로 보내주신 것입니다.

지금 저희 한글학교에는 장학생이 약 4명 정도 있습니다. 모두 한글 공부를 하고 싶어 죽겠다는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이 다른 한글학교와의 글짓기, 말하기 경연대회에 나가서 상도 많이 타옵니다. 저절로 진짜 장학생이 된 값을 톡톡히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을 면제해 줄 수 있는 꿈의 한글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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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具本俊 | 작성시간 12.09.15 ㅎㅎㅎ...ㅎㅎㅎ...ㅎㅎㅎ...훈훈한 글을 쓰시느라...마음도 훈훈해지셨을 것입니다...이미 복을 다 받으셨으니...ㅎㅎㅎ...하나님의 도는 참 고결한 것인가 봅니다...ㅎㅎㅎ...
  • 작성자具本俊 | 작성시간 12.09.15 하늘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니다 라는 말의 뜻은 무엇입니까...오늘 어쩐 어머님을 뵈었습니다...<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라는 속담의 뜻에 대하여...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그 어머님은 겨우 한글을 깨치신 분입니다...남편은 겨우 국민학교를 마쳤더군요...옛날에는 학교 가는 날보다...집에서 씨뿌리고 김매고 거두는 일이 대부분이었고...학교도 다니는 둥 마는 둥 하였답니다...하지만...선생님들은 모두 올 수를 주어서...격려하였다고 합니다...그 분들은 그 성적표를 평생 간직하고 사셨는데...늘 아이들이 잘 열어보는 서랍에 넣어 두었답니다...십원짜리 동전과 함께...그 집 아이들은 과자가 먹고 싶으면...몰래 돈을 가
  • 작성자具本俊 | 작성시간 12.09.15 져가기도 하였는데...양심이 매우 찔렸던지...그 성적표를 보고...자기의 성적표와 비교하게 됩니다...흠~ 차이가 현격하군...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이지만...선생님들의 난방연료인 나무를 해다 드리고...돼지를 잡기도 하고...회초리를 한 짐씩 가져다 놓고...그렇게 보이지 않게 협력을 했다고 하더군요...ㅎㅎㅎ...결과는 모두 그 나라 최고의 대학에 갔다고 합니다...학비는 모두 장학금을 받았다고 합니다...면장님 이장님 청년회장 군수 도지사 동창회장...모두 십시일반으로...또한 도민의 세금도 몰래 빼어내어...서울에 기숙사를 짓고...밥을 해 먹이며...교육을 시켰답니다...1975년에 시작된 일입니다...그 이후 모두 시도에서 이를
  • 작성자具本俊 | 작성시간 12.09.15 따르고 배워서...지금은 서울에만도 이십여개의 지방학사가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아직 전통이 오래지 않아서...그 열매가 맺히지도 않았는데...이런 글을 쓰는 것이 시기상조이기도 하옵고...하여간...이런 이야기가 있더랍니다...글을 쓴 이는...그 중 한명인 구본준 기자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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