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도방☆

친구야, 어떻게 수녀님 될 생각을 했~어?!!!

작성자최해옥|작성시간09.08.27|조회수744 목록 댓글 10

친구야, 어떻게 수녀님 될 생각을 했어?!

 

  지난 6월 홈커밍데이 후 많은 친구들이 내게 묻는 대표적 질문이다.

“해옥이 수녀님, 어떻게 수녀님 될 생각을 했냐?”

이렇게 묻는 친구들 음성에 묻어오는 메아리는 호기심과 궁금증에 앞서

수도자로 살아온 내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삶의 의미를 찾아 그네들의 삶을 통찰해온 지혜로움이다.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에 고마움을 전하며...

“내가 있다는 놀라움, 주님 하신 일의 놀라움”을 소박하게 나누려 한다.

내 얘기가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바다’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를 적어본다.

 

 

  73년 바다는 계림국민학교 졸업을 앞두고, 중학교 배정을 위한 뺑뺑이 추첨을 했다.

그녀의 차례가 되었고 기호는 4번, 살레시오 여중이란다.

 생소한 학교 이름에 마음이 머문 바다에게 아빠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드디어 입학식 날, 운동장 교정에서 바다는 난생 처음 만나보는 수녀님,

밀타 몬딘 교장수녀님의 신입생 환영사를 듣는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으로 시작된 환영사!!

외국인 교장 수녀님은 처음 만난 신입생들을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듯

확신에 찬 자애로운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바다는 그 날, 선생님 이라는 자신의 마음 속 꿈 하나에

밀타 몬딘 교장수녀님처럼 “선생님수녀님” 이라는 꿈 하나를 더 새겨 넣었다.

 

 

  학교생활은 즐거운 나날이었다.

바다는 다른 친구들이 국영수 과목을 예습할 때, 주1회 있는 종교를 대신 예습해 갔다.

지금도 양심에 관한 종교 첫 수업을 또렷이 기억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요구성 없는, 친구들을 좋아하고 집에 돌아가면 일을 많이 해야 했던 여중생!

아무리 바쁜 날에도 문학서적을 읽고 일기를 매일 적었던 바다.

친구들이 팝송을 듣고 영화를 보러 가고 문화행사를 즐길 때 부러움에 은근히 속상해했던 바다,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을 할 때면 알고 있는 모든 노래를 불러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며 흥을 냈던 바다,

바다는 커서도 노래하는 곳 어디서든지 가사 조달가 역할을 잘도 한다.

 

 

  다시 사레지오 여고에 입학하게 된 바다는 행복했다.

성모성월이 되면 마음은 하늘이 되어 날아다녔다.

1학년 성탄 날, 뜨개질한 목도리를 양로원 할머니께 선물하기 위해 학교에 간 바다는

 세계사 과목의 이정자 수녀님을 만났다.

 “바다는 이담에 나 같은 옷을 입으면 좋겠다”

자신의 수도복을 가리키며 수녀님은 건조체로 말씀하셨다.

‘난 세례도 받지 않은걸요’.

“하느님이 원하시면 된단다.”

바다는 속내를 들켰나 보다.

하느님의 부르심이었다.

 

 

  고2가 되고 바다는 부모님 몰래 학교에서 예비자 교리를 시작했다.

살레시오 수녀회 한국관구 1호 수녀님이 바다의 교리 수녀님이다.

 목소리가 우렁찬 수녀님은 교리수업을 마친 첫 날, 교정의 성모상 앞으로 바다를 초대했다.

대뜸 말씀하신다. 오늘 교리 하면서 내가 널 주시했다.

“바다 얼굴은 수녀님이 될 관상이야. 네 얼굴에 수녀가 되고 싶다고 써 있구나”.

하느님이 바다를 부르신다는 두 번째의 초대였다.

 

 

  고3이 되고 생활은 더욱 바빠졌고, 바다의 마음 속 꿈도 더욱 영글고 있었다.

바다는 같은 반 친구 동례와 함께 수도자가 되기고 약속하고, 서로 영적 친구로 지냈다.

밝고 쾌활한 동례는 바쁜 바다를 위해 학급의 여러 일들을 솔선수범해 도와주었다.

어느 날, 둘은 효천의 밀타 몬딘 수녀님의 묘소를 찾아가 수도성소를 위해 수녀님께 도움을 청하고,

성가집의 1번에서 끝번까지 아는 노래 전부를 부르며 주님을 찬미했다.

기도를 마쳐갈 무렵 산 속에 소나기가 쏟아져 우리가 어찌할 바 모를 때 ... 하느님의 천사가 오셨다.

교장수녀님의 묘소를 홀로 찾으신 정태일 선생님을 만나 무사 귀가했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바다는 학교 카운슬러로 계신 정태일 선생님께 상담신청을 했다.

중학생 때 가르침을 주신 도덕선생님이시고,

지금은 건강이 좋지 않으신 임동학 선생님을 도와 부담임을 맡아 주신 선생님!

바다는 중학생 때부터 선생님을 존경해 왔다.

‘진정한 신앙인’이라고 바다는 선생님을 생각했다.

상담은 진지했다. “내가 널 지켜보마”

 “아, 하느님은 선생님을 통해 바다의 성소여정을 안심시켜 주셨다.”

30년 내내 아니 이후로도 동반해 주실 것이다.

 

 

  여고 졸업 후 바다는 부모님의 고향인 부산으로 가 직장을 잡았다.

첫 직장은 삼양식품(주) 생산부 일,

이후 살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소화영아재활원에서 보육사,

82년 광주로 돌아와 모교의 행정실에서 근무하다

바다는 84년 1월 31일 입회를 결정하고 이후 25년 세월이 흘렀다.

 

 

  난 왜 수녀가 되고 싶었을까?!

  하느님이 중학생인 나를 마음에 두시고 부르셨다.

나는 좋으신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응답하고 싶었다.

예쁜 옷, 맛좋은 음식, 인생의 향유보다는 영적인 목마름이 항상 컸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좋았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싶었다.

상한 갈대를 꺽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주님!

선한 이에게나 악한 이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비추시고 비를 내리시는 그분의 사랑을 살고 싶었다.

모교에서 근무할 때 지산동 수녀님들의 저녁기도 소리를 들으면 시샘을 했다.

하루를 살며 주님께 기도드릴 시간을 내는 수도자의 삶이 부러웠다.

기도하는 자는 왕께 나아가는 것이다.

나의 임금이신 주님께, 나의 친구이신 예수님께, 성령의 짝이신 성모 마리이께

내가 드린 응답의 완성이 더욱 진실하도록 오늘도 부르심에 감사하며 지혜를 구한다.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해서 자주 불러보는 복음성가다.

 

♪♬ 그리스도 나의 구세주, 참된 삶을 보여주셨네.

가시밭길 걸어갔던 생애. 그분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네.

죽음 앞둔 그분은 나의 발을 씻기셨다네.

내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 바로 내가 해야 할 소명!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 손길 필요한 곳에,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나를 안아 주소서♩♫

 

사랑하는 친구들!

대부분의 친구들은 결혼성소의 길을 통해 사랑에 이르고 ,

어떤 친구들은 독신으로 살며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와 이웃에 헌신하고

나처럼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기인식과 자기초월의 길을 가기도 하지.

 

오늘은 우리가 모든 친구들의 성소(거룩한 삶의 부르심)여정을 위해 기도하자.  

인간의 삶은 거룩하고 생명이 축복임을 감사드리자.

특히 어려움 중에 , 홀로 지독한 고독과의 힘든 전투를 하면서도 관계맺기를 두려워하는 친구들 위해 지향을 두며

우리가 힘이 되는 길을 찾아가자.

그리고 카페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여러 친구들에게도 감사하자.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하여 계속되는 수술,

스무번째 눈수술을 하게 되는 한 친구의 자녀를 위해 기도 부탁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최해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8.28 자랑스러운 첫눈! 우리는 서로의 지지와 사랑을 먹고 지금껏 살아온 걸, 나도 기분 업! 넌 최고, 우리 모두 최고!!!
  • 작성자정민자 | 작성시간 09.08.28 매일 법당올라가는길 오른쪽성당앞 성모님을 뵈면서 홈커밍전에는 아! 성모님이시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우리의 소중하고 친구수녀님3분의얼굴을 떠올리면서 내나름대로(?)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모양은 다를지라도 무게는 똑같을거라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최해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8.29 민자의 한결같은 자비심에 감개무량하다. 친구들의 삶에 향기롭게 다가가는 너의 정성을 느끼며 오늘도 고마운 친구를 기억할게.
  • 작성자mom*_* 스텔라 | 작성시간 09.09.11 참사랑 참행복 ~~~ 감사합니다 읽는 동안에도 그시간을 함께 하는듯한 느낌?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최해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9.27 때가 되면 ~~~ 우리 하느님 사랑에 불탔던 열정의 친구들 이야기도 쓰게 되겠지! 정화, 선희, 신자, 명희, 양순이, 너, 나^^ 지금도 문득 문득 그 시절이 떠오른다. 풋풋한 맘으로 오늘을 가꾸며 미래를 꿈꾸었던 멋진 우리~~~~~~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