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규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피고 싶은 놈 꽃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돠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 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초판본 오규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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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이수진*fullmoon 작성시간 14.06.21 참 멋진 시입니다...
처음 시쓰기를 하는 제 안에...
이 세상 모든 생명들, 사물들, 모든 감정들...
내 안 뜰에서 자유롭게 뛰어놀아주길..
꽃 피우고, 잎 달고, 새가 되어 날고, 반짝이는 별이 되어...
내 가슴에 그 어떤 명화보다 소중한 그림 한 폭 그려주길...
오규원 시인 시집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작성자이민숙 작성시간 14.06.22 대단한 시들이 많이 실린 시집~ [오규원 시 전집1,2]/문학과 지성/~을 추천합니다. 없는 분들 각자 구입하시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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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경숙 작성시간 14.06.23 꽃 피는 지옥이라면 얼마든지 기꺼이 즐길겁니다. 저도 봄이면 이 아름다움 모습 속에 숨겨진 치열함, 그래서 봄은 경이로운 계절이라 생각했는데 오규원 시인이 정리를 해 주었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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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재남 작성시간 14.06.24 정말 봄이라는 표현을 이렇게 멋지게 할수가! 감동이네요. 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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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란 작성시간 14.06.25 와우~~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정말 멋진 표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