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하늘 한번 쳐다보기도 힘든 이웃이 있습니다.
고개숙이고 바닥이나 앞만 쳐다보고 달려가는..
그런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이 곱습니다.
평온합니다.
을지로지하차도에는 오늘도 거사님들이 줄을 서고 계십니다.
평온하게 우리를 맞아하는 거사님들속에서 푸른 가을 하늘을 봅니다.
오늘도 바나나와 떡, 그리고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지려고
소박한 기대를 안고...
그에 반해 '명동공주보살'님은 오늘도 줄을 서지않고
여운선생님과 이동훈실장에게 애교섞은 말투로
떡과 커피를 과하게 요구합니다.
이실장은 기꺼이 건네드립니다.
거사님 몇분이 눈치를 채지만
전처럼 소란스럽고 항의를 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오늘도 따끈한 백설기 100 쪽은 정호거사께서
조금은 굵고 어떤 것 좀 가는 바나나 108개는 범일이
가끔씩 그리워지는 진한 커피향을 담은 믹스커피 115잔은
저 벽안과 이동훈실장, 해룡거사의 몫이고
언제부터인가 구수하고 시원한 둥글레차 약 30잔과 패트병에 담아주는 당번은
남편거사님의 몫입니다.
정말 차한잔의 여유가 이렇게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는건지?
말수도 없고 웃음도 별로 없는 거사님들속에 흐르는 분위기는
가라앉지도 들뜨지도않은 평온 그 자체입니다.
남을 별로 참견도 안하고
내게 주어지는 것을 그저 받아 갈 뿐..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저 하는 말이라는 것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뿐...
우리 삶속에서 이런 순간이 얼마나 있는지 나를 되돌아봅니다.
내세울 것도, 비굴할 것도 없는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따비를 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수행일지를 쓰면서 명상에 잠깁니다.
오늘도 거사님들의 평온함속에서 수행의 덕목을 배웁니다.
나무석가모니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