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는 살짝 더운 날이 되었습니다.
신설동 사명당의집앞에도 영산홍등 봄꽃과 풀들이 제법 제색을 내고 있습니다.
돌틈사이로 피어난 민들레와 평지를 평정하는 제비꽃의 영토다툼도 재미있고요.
힘없는 식물들도 보이지않는 종족번식의 본능이 있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화창한 봄날 오후5시 사명당의집에는 범일,비호,벽안 3명이 모였습니다.
제영님이 미리 현관문쪽에 용도별 ( 종로무료급식소용 45kg / 지역아동센터용 60kg)로
표시하여 내어놓은 쌀을 차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
청계천변 밀리는 차량들을 제치고 종로 낙원상가입구를 돌아
탑골공원 담을 끼고 돌아 종로무료급식소(원각)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차를 댈 곳도 없고 차만 들어오면 '차를 빼라'는 함성이 여기저기서
무섭게 들려옵니다.
오늘도 급식소 스님차가 주차위반스티커를 받을뻔 했습니다.
급식소 실장님과 통화하고 쌀을 들여 놓으려는데
실장님은 주차단속반과 맞닥드렸습니다.
지난 번에도 제대로 인사를 못해쓴데
오늘도 범일,문현과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제가 창고열쇠를 받아 문을 열고 문현씨가 창고안에
쌀 45kg 을 내려놓고 나왔습니다.
차를 빼면서 운전석에서 열쇠를 건네받은 실장님은 그래도 웃는 모습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잊지않으시네요..
여유로운 모습에 마음이 푸근했습니다.
도저히 시내한복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낮12시면 어김없이 이곳에 노거사, 노숙거사들이 줄을서서 한끼 식사를
제공받는 그런 곳이 이곳 종로무료급식소(원각)입니다.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않고 이곳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원경스님과 심곡암신도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다음 쌀보시를 위해 종로를 떠났습니다.
----------------------------------------------------------------------------------
종로무료급식소(원각)에서 삼양동 하늘씨앗지역아동센터로 향하는 길은
아름다운 삼청동길입니다.
봄꽃들이 만발하고 파릇한 새싹으로 온통 나무는 연두빛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을 감상하며
정릉을 거쳐 삼양동으로 향했습니다.
삼양동으로 직접 갈때보다 30분이상 더 소요되었습니다.
아동센터건물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를 주차할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를 지키고 문현과 범일이 쌀을 메고 3층까지 올라갔습니다.
20kg 자루 2자루를 양어깨에 들러멘 청년 문현과
20kg 한자루와 아이들에게 줄 양말 약 50켤레를 가지고 올라간 중2(?) 범일.
두사람이 3층에 올라갔다오는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저녁식사시간이 안되어 아이들중에는 드럼치고 기타도 치며 뺀드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주차장까지 음악소리가 들렸지요.
아이들의 경쾌한 드럼소리를 뒤로하고
오늘은 서둘러 아동센터를 빠져나왔습니다.
신학기가 되어 새로들어온 아이들도 있고
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소리로 왁자지껄합니다.
생동감이 넘치지요.
길다면 긴 세월 3년을 넘게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시간에
순간순간 어린 시절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시절 도시락을 못싸왔던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걸 모르고 살았던 것을 미안해하면서..
구김없이 아이들이 지낼 수 있는 시간에
'작은손길'의 쌀 한톨 한톨이 함께 함에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여운 김광하 작성시간 15.04.24 바쁜 가운데 늘 시간을 내 쌀을 전해주는 범일거사님, 비호거사님, 벽안보살님,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
쌀을 마련해주신 우리 회원님들과 이티아이 한마음회, 그리고 봉은사 사부대중께 합장합니다.
아울러 우리 쌀을 받아주신 종로3가 원각사와 삼양동 아동센타 여러분들께도 합장합니다.
쌀 속에는 참 많은 보살님들의 원력이 숨쉬고 있습니다.
이 모두 무주상보시의 가르침을 깨우쳐주신 부처님 덕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 -
작성자제영 석명용 작성시간 15.04.26 보시해 주시고 소중한 곳에 쌀을 전달해 주신 여러 보살님들께 감사의 합장 올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