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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장질녀(長姪女)의 전화 한통에 담긴 의미

작성자월산1|작성시간22.12.26|조회수132 목록 댓글 1

장질녀(長姪女)의 전화 한통에 담긴 의미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 늙어 가면 가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가족에 있어서 나의 위치, 집안사람들이 나를 보며 나에게서 바라는 기대와 역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의 포지션, 활동하는 단체에서 멤버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그 외에 사회생활에 참여하여 교분을 쌓으면서 맺는 인간관계 등등에서 나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곤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는 삶에 희열을 느끼지만 주변인에 불과하다고 생각되면 자괴감이 든다.

 

 며칠 전 우리 집안 종손이 세일사 홀기를 나에게 보내면서 검토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옛날 어른들이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해 온 홀기인데 내가 읽어 보니 예법에 어긋난 부분이 있어 내가 그것을 지적하고 참고 문헌을 첨부하여 보냈다. 그리고 그 홀기를 해석한 번역본도 같이 동봉했다.

 종손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에 내가 서포트할 역할이 그것 말고 무엇이 있겠니?  했다.

 

 오늘 기원에서 바둑을 두고 늦게 돌아왔다.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들었는데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전화를 받으니 개양에 사는 장질녀(長姪女) 전화였다. 오늘 신무림 제지 앞 남강 변 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쳤는데 내 모습과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반가워 갔더니 아니더라 하면서 전화를 했다.

 

 사실 질녀(姪女)에게 파크골프를 하라고 내가 권했다.

 질녀(姪女)는 파크골프가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이라고 했다.

 파크골프를 하고부터 몸이 가벼워지고, 아픈 무릎도 호전되었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대화를 하다 보니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권했다.

 골프채는 자기가 사서 선물하겠다고 하면서 같이 운동을 하자고 했다.

 

 내가 고맙다고 말하고 덧붙여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운동 신경이 비교적 발달한 사람이다. 그런 관계로 친구들과 후배들이 그라운드골프와 파크골프를 같이 하자고 무수히 권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나는 디스크 수술을 두 번 받았다. 허리 회전운동을 하면 무리가 온다. 그리고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한번 빠지면 몰입을 하는 습성이 있다. 대충할 것이면 아예 시작도 안한다. 내가 그라운드골프나 파크골프에 전념할 수 없는 요인이 있다. 일주일에 나흘을 향교에 가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바둑을 두어야 한다.

 향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운동보다 우선으로 생각한다. 운동은 걷는 것으로 대체해도 되기에 그렇게 할 생각이다. 그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질녀(姪女)의 제안이 나의 입장에서 볼때 무척 고마운 일이다.

 질녀(姪女)도 남편과 아들과 손자와 손녀가 있다. 사랑은 아래로 향하는 법이다.

 질녀의 나이가 되면 보통 평범한 사람의 경우 삼촌은 이웃사촌에 불가할 뿐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나를 생각해 주니 스스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끊으면서 몇 번이고 건강 조심하라고 당부를 했다.

 

 일전에 내가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했다. 심한 기침으로 호흡 곤란이 왔고, 입맛이 떨어져 보름정도 만에 몸무게가 5kg정도 줄기도 했다. 내 카페에 우리 식구가 모두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한 이야기를 올려 두었더니 함안 병원에 근무하는 질녀(姪女)가 나와 집사람 몫의 수액을 사서 보냈다. 

 격리 기간이 해제되면 의사인 아들이 우리를 보러 올테고, 그때 희찬이에게 맞으면 될 것이다 라는 메모도 덧붙였다.

 가격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 만으로도 나는 기뻤다. 누군가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때는 나 또한 자존감이 생긴다.

   

 두 질녀(姪女)들은 어릴 때 부모들이 어른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때 보고 자란  바탕이 나이가 들어도 그대로 표출되는 것을 보면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질녀(姪女)들의 따뜻한 손길과 전화 한통이 나의 삶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며칠은 입가에 미소가 흐르리라.

 

 나이가 들어 자신의 존재 가치가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비록 가족이라 하더라도 허투루 내밷는 한 마디 말이 오래토록 상처가 되어 잔상으로 남는다.

 그것은 생각이 유연하지 못하고 완고해지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이 따르지 못함은 어찌된 영문인지 나도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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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선학산 | 작성시간 23.01.02 뿌린대로 거둔다는 옛말이 생각 나는구료 부자간도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생각하면서 악행이 난무하는 세상에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란 질녀는 홀로 남은 숙부가 자랑스러운 숙부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는 숙부가 우리 가문의 해결사로 생각하고 있을거네.
    친구인 나도 마음놓고 주저없이 전화로 묻듯이 질녀도 그런 숙부가 계시니 늘 든든하지 않겠는가. 건강관리 잘하여 집안과 가문 그리고 친구들의 해결사로 오래 오래 친구,친지, 자녀곁에서 좋은 이정표가 되어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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