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귀하게 키운 딸애가 어느날 갑자기 남자친구를 하나 데리고 왔는데, 도저히 맘에 안 들었습니다.
얼굴에 무슨 혹같은 게 붙어있는 것 같았는데, 정신차려 다시 보니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꿈에 아주 커다란 바퀴벌레 두 마리가 저에게 확 달려드는 꿈을 꾸고 무척 놀랬습니다.
너무너무 불안해서 이 절, 저 절 많이도 찾아 다녔고, 기도도 하고, 법화경도 읽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 스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
개꿈이다.
그러니까, 그 생각 날 때마다 '개꿈이다' 생각하세요.
개꿈이면 신경쓸 필요 있어요 없어요? 없지..
보살님, 자기 수준을 한 번 생각해 봐요?
지금 자기 수준이, 딱 맞추는 꿈 꿀 수준 돼요?
(웃음 바다)
스님이 보기엔 지금 수준 봐선 꿈 꿔봤자 개꿈밖에 안돼..
그러니 신경쓰지 마세요. 다 헛거야..
딸도 이제 머리 컸다고, 성인인데..
엄마말 들을 거 같애, 안 들을 거 같애?
(안 들을 거 같습니다)
듣지도 않을 거, 뭐 그렇게 걱정을 해? 엄마가 좀 대범해야지..
어깨 감싸주면서, '그래 난 너 믿는다, 세상 사람들이 다 걱정해도 엄만 널 믿는다'
이렇게 좀 격려해주는 맛이 있어야지.. 맨 바퀴벌레 얘기나 하고 말야.. (야단치듯이)
그렇게 헛된 생각으로 이 절, 저 절.. 이 무당, 저 무당.. 이 교회, 저 교회.. 찾아다니지 말고
딱 정신차려서 잘못된 생각 버리는 공부를 하세요. 정진하세요.
엄마가 정신차려야 자식도 정신을 차립니다. 아시겠어요?
혹 딸이 사람을 좀 잘못 봤다가도, 엄마가 차분하게 중심을 잡고 있으면,
그 걸 보고 맘이 차분해져서 제대로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생길텐데
오히려 엄마가 정신 못차리고 우왕좌왕하면, 딸도 멀쩡하다가도 엄마랑 말만 하면 같이 헷갈려 버립니다.
스님이 너무 심하게 말했나요?
보살님이 하도 정신없이 물어서, 좀 심하게 얘기했습니다.
다 헛 거예요. 꿈도 헛 것이고, 좋은 거 다 해봤다는 것도 다 헛짓이고.. 헛된 집착입니다.
그걸 뭐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자긴 잘 하는데 딸이 문제라고..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그러니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처님 우리 딸은 잘 살아갈 겁니다.
저는 하나도 각정 안 합니다'
※ 그럴 바엔 차라리 결혼하지 말아라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98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술래 작성시간 10.09.13 _()()()_ ㅎㅎ 마치 우리집 이야기 같아서 웃음이 나는군요. 딸아이가 요즘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처음엔 제가 좀 불안해 했었지요.평소 물건 하나를 사도 아주 꼼꼼히 살펴보고 사는 딸아이기에 "엄마는 너를 믿는다" 라고 말했지요. 스님의 법문을 읽고나니 제가 일찍 정신을 차려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
-
작성자초원 작성시간 10.09.15 부처님 우리 딸은 잘 살아갈 겁니다.
저는 하나도 걱정 안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햇빛엽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9.15 '무의식'에서도 그래야 합니다.. 쉽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