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냈는데도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네요
대관령 눈속에서 더위를 식혀보세요
예전에 쓴 글을 옮겨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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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있었다.
정초의 바람이불고 있었다.
마음에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속에 숨어있는 역마살이 살아나고 있었다.
마음속의 바람과 밖의 바람이 순간 휘몰아치며
돌개바람으로 변하여
날 대관령 선자령 꼭대기로 날려 버렸다.
<선자령에서본 백두대간능선 : 멀리 황병산이 보인다>
저항할 수도 없이 순식간에 날려 선자령에 떨어져 내렸다.
선자령은 바람의 고향이었다. 모든바람이 모여 있었다.
이곳에선 모든바람이 상주하면서
불어 갈 준비를 하고 쌩~쌔~앵, 위~윙 위~윙 하며 울고 있었다.
이곳에서 바람의 발자취를 찾았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바람>
그 바람은 나무 속에 숨어 있었다.
아니 바람은 나무와 더불어 살고 있었다.
나뭇가지 위에서, 나무등걸 속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 속에서 바람은 집을 짖고 살고 있었다.
깊은 눈속에서 바람은 겨울을 나고 있었다.
나뭇가지가 사르르 떨었다.
그 떨림으로 바람을 깨우고 있었다.
조용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스쳐지나간 길에 잔 물결이 남아 있었다.
그 물결은 나뭇가지의 파르르 떠는 흔들림이었다.
길을 나선 바람은 새찬 바람으로 변하여
세상을 휘몰아치고 잇었다.
눈위에 그자욱들이 선명히 새겨지고 있었다.
눈은 제 살을 떼어내고 그속에 바람을 가두었다.
가두어진 바람은 부드러운 눈을 더욱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또다시 집을 짖고 있었다.
넘어 지나간 자리에 부드러움이 숨쉬고 있었다.
힘주어 지나간 눈 위에는
바람의 힘줄이 새겨졌다.
그위에 햇살이 비치며 바람을 재우고 있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명암이 선명하게 남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그림자를 가진 눈은 나뭇가지를 폭 얼쌓안아 버렸다.
그 부드러움은 바람의 마음이었다.
이번에는 많은 바람이 한꺼번에 눈밭을 덮어버렸다.
강렬히 지나간 자리에는 그 강렬함이 남아 있었다.
눈은 그 힘찬 발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모든 바람의 발자욱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길을 바로가지 못한 바람은
제갈길 찾느라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험한 자취를 남기며 눈위에 화풀이 하였다.
눈은 소리없이 그 성냄을 받아내며 자기 살점을 떼내면서
품속으로 바람을 잠재우려 노력하였다.
눈은 바람의 힘든 자국을 아름다운 모양으로 나따내 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얀 마음을 가진 눈은
센 바람도 부드러움으로 넘어가게 하고
그 살결위로 바람을 편히 지나게 길을 내주고
그속으로 바람을 쉬게하는 보금자리를 내주었다.
찢겨져 나간 고통 뒤에
아름다움 꽃 피우고
한편으로 우뚝 솟아 바람을 잡아주기도 하였다.
깨끗한 영혼을 가진 눈은
결국 자기의 몸을 파내어
동굴을 만들고
바람을 쉬게 하였다.
눈의 마음을 알고 바람은 부드러워지기 시작하고
눈의 등허리를 다칠새라 조심조심 넘으며
눈의 아름다운 마음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바람은 하얀 눈의 마음을 배워
한결 더 부드러움 속으로
자기 자신을 죽이며
둥글고 모나지 않은 곳에서 머물며
모나지 않음을 배우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마음의 파장이 둥글게 둥글게 퍼져나가며
하얀눈도 둥글게 둥글게
바람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마음 위로 또르르 굴러내리는 눈덩이
빛과 그림자 속에서 바람과 눈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떨어져 내리는 눈덩이는
강릉보현사 아름다운 사찰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바람의 자취를 찾아 나서서
바람과 눈의 아름다운 마음 배우고
부처님 전 삼배올렸다.
내 마음도 어느덧 바람과 눈이 한마음된
하얀마음을 배우고 있었다.
그 하얀 살결 위에 나를 뉘이며
바람을 찾아나선 길을 마무리 하였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소 담 작성시간 23.08.24 처서가 지나서인가
비가 와서인가
아침엔 기온이 서늘 한듯 합니다
봄은 늦게 오고 가을과 겨울은 빨리 오는 강원도
앞으로 단풍 을 물든 산천도 구경 하셔야죠 !!
계방산방 님의 산기행 기다림 하렵니다 ~~
태백산 주목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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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계방산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8.24 소담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모처럼 더위에서 벋어나네요
태박산은 종종 올라갔는데 역시 겨울산이 아름다웠답니다.
태백산하면 역시 주목과 상고대지요
사진이 참 멋집니다. 천년 주목의 늠늠한 자태가
당당하기도 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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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베베 김미애 작성시간 23.08.24
자연의 경이가 느껴집니다
바람을 글과 사진으로 사로잡은 사나이
계방산방님의 저력을
여기서 또 발견하게 됩니다
웅장하고 위용이 넘치는
작품에 기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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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계방산방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8.24 베베 시인님
안녕하세요
어다 아프신지요. 빨리 병에서 회복되길 빕니다.
베트남 공무원들을 한국에 초빙해서
해외 연수를 몇일간 시켰답니다.
어제 모두 베트남 돌아가고 오늘은 모처럼 시간이 나서 휴식을 취했읍니다.
그런데 눈이 침침하고 햇빛을 받으면 눈이 시고 눈꼽도 끼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갔더니 백내장이랍니다.
그래서 수줄했지요
2주간은 세수도 하지말고, 머리도 감지말고
목욕도 하지말고 술과 담배도 먹지 말라고 합니다.
이건 세상에 사는 것이 아니고 지옥이라 생각됩니다.
천당과 지옥은 현실에서도 분명히 존재함을 깨달았읍니다.
베베 시인님
건강이 최곱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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